“수술실 CCTV에 의사들 위축된다”는 이준석...4년째 운영 중인 경기도는?

수술실 CCTV 모습ⓒ경기도 제공

오는 23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수술실 CCTV 설치 법안이 논의될 예정인 가운데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의사들이 위축될 수 있다"며 부정적인 반응을 보이면서 찬반 논쟁에 불이 붙었다.

이 대표는 지난 14일 KBS 라디오에 출연해 "수술실 CCTV가 보급되면 의료행위에 있어 의사들이 굉장히 소극적으로 임할 수 있다"며 "전문가 의견을 좀 더 청취해보고 입장을 내겠다"고 신중론을 폈다.

이는 수술실 CCTV 설치법을 반대하고 있는 대한의사협회의 주장과 같은 입장이다. 지난달 26일 진행된 국회 공청회에서 의료계 측은 "의사들은 잠재적 범죄자로 취급받을 뿐 아니라, 감시받고 있다는 생각에 적극적인 의료활동을 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이에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15일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차량에 블랙박스가 있다고 소극 운전하느냐'는 인터넷 커뮤니티 글의 일침이 바로 국민들의 시선"이라며 "어린이집 CCTV가 소극 보육을 유발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실제로 2018년부터 선제적으로 경기도의료원에 수술실 CCTV를 설치해 운영 중인 경기도에서는 이미 의료진이 적응해 절반 넘는 수술에 CCTV 촬영이 이뤄지고 있다. 이중 영상제출 요청은 1건도 없었다. 수술실 CCTV 운영에도 환자들의 의료서비스 불만이 없었다는 방증이다.

경기도는 지난 2018년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에서 시범운영한 이후 2019년 경기도의료원 6개 병원 모두 수술실 내부에 CCTV를 설치했으며, 민간병원 최초로 경기 남양주 국민병원에 수술실 CCTV가 설치된 것을 시작으로 일부 민간병원에서도 수술실 CCTV가 설치·운영되고 있다.

경기도에 따르면 지난 2020년 1월 1일부터 12월 31일까지 경기도의료원에서는 총 918건의 수술이 진행됐으며 이 가운데 565건(62%)의 수술에 대해 보호자와 의료진이 동의해 촬영이 이뤄졌다.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가 발생하기 전인 지난 2018년 10월 1일부터 2019년 12월 31일까지는 총 4,239건의 수술 가운데 2,850건에 대한 촬영이 이뤄진 것으로 집계돼 촬영동의율 67%로 더 높았다.

수술실 CCTV로 촬영된 영상ⓒ경기도 제공

수술실CCTV 설치법, 복지위 문턱 넘을 수 있을까?

현재 국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김남국 의원이 지난해 7월 '의료기관의 장에게 수술실 내 영상정보처리기 설치 의무화' 법안을 발의한 것을 시작으로 같은 당 안규백 의원과 신현영 의원도 각각 CCTV설치 의무화법을 발의한 상태다.

오는 23일 보건복지위원회 법안소위에서 수술실 CCTV설치 의무화법이 논의될 것으로 전망되지만 소위의 문턱을 넘을지는 미지수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2월, 4월에도 해당 법안의 통과가 무산됐기 때문이다.

지난 2월 한 척추전문병원 수술실에서 의사가 아닌 행정직원들이 환자의 수술 부위를 절개하거나 봉합하는 등 불법으로 '유령수술'을 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수술실 CCTV 설치에 대한 여론의 요구가 높지만, 의료서비스 제공자인 의사와 병원 측의 반대가 거세기 때문이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CCTV를 수술실 내부가 아닌 입구 등 외부에 설치하는 방안을 절충안으로 내놓으면서 CCTV 설치 장소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환자단체 등 의료서비스 이용자 측에서는 수술실 외부 CCTV 설치는 그동안 성역처럼 공개되지 않던 수술실 내부에서 일어나는 환자 인권 침해를 방지한다는 입법취지에 어긋난다고 지적한다.

안기종 환자단체연합 대표는 16일 YTN 라디오에 출연해 "수술실 CCTV는 기본으로 대리 시술, 유령 수술, 성범죄, 의료 사고의 조직적 은폐를 막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내부에 설치되는 것이 핵심"이라며 "현재 60.8% 정도의 의료기관은 이미 입구에 자연적으로 설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환자뿐 아니라 의료진에게도 CCTV 촬영 동의를 받는 등 운영 방식도 쟁점이다. 환자단체는 환자가 요청하고 의료진이 동의해야 하는 식의 운영이라면 환자가 CCTV 촬영 요청을 쉽게 할 수 없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실제로 경기도에 따르면 2개 민간병원을 대상으로 지난 2월까지 CCTV 촬영 동의율을 확인한 결과, 의료진 전원이 동의한 A병원은 전체 수술의 80.3%에서 CCTV 촬영이 진행됐다. 반면 일부 의료진이 동의하지 않은 B병원에서는 설치 이후 단 한 건의 CCTV 촬영도 진행되지 않았다. A병원은 지난해 11월부터, B병원은 올해 1월부터 수술실 CCTV를 설치해 운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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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백겸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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