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자유전에 너무 집착” 윤석열 발언에 놀란 농민들 “어떻게 대통령 되겠다는 건지”

농민의길 “현실도 모르고 하는 소리”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1일 서울 여의도 북카페 하우스에서 열린 청년 정책 토론회 '상상23 오픈세미나'에 참석해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1.8.1.ⓒ뉴스1

최근 국민의힘 대선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논란이 되는 발언을 연일 쏟아내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농민이 경자유전(耕者有田, 농사짓는 사람이 밭을 소유함)에 너무 집착한다” 발언을 해 농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가톨릭농민회,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 전국농민회총연맹, 한국친환경농업협회, (사)전국쌀생산자협회, (사)전국양파생산자협회, (사)전국마늘생산자협회 등으로 구성된 농민의길은 4일 성명을 내고 “윤 전 총장의 반농업적 반농민적 사고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1일 윤 전 총장은 서울 여의도 북카페 하우스에서 열린 청년 정책 토론회 ‘상상23 오픈 세미나’에 참석해 “오래전부터 농사를 지어왔던 분들이 경자유전에 너무 집착한다”라며, 이런 이유로 농업이 산업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취지로 말을 이어갔다. 그러면서 “관련 법 규정이 (산업화 등을) 전부 막고 있다. 농업을 비즈니스 산업으로 발전시키기 위한 법 체계 개정이 필요하다”라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농민의길은 먼저 윤 전 총장의 발언이 헌법에 명시된 경자유전의 원칙을 왜곡하고 있어 유감이라고 지적하고, “현실을 너무 모르고 하는 소리”라고 비판했다.

농민의길은 “경자유전의 원칙을 명시한 헌법에도 불구하고, 농지법에는 예외 규정을 둬 국민 누구나 농지를 소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면서 “그 결과, 현재 전체 농지의 70%가량은 임차농이 농사를 짓고 있으며, 15년 후에는 전체 농지의 84%를 비농민이 소유할 것으로 예측된다”라고 짚었다. 이어 “농민이 경자유전에 집착하고 싶어도 집착할 농지조차 없는 소유구 조가 만들어져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같은 실정조차 모르는 체 ‘경자유전의 원칙’을 문제 삼는 발언을 했다는 비판이다.

농민의길은 “윤 전 총장의 장모가 불법 농지 투기를 통해 아파트를 임대받았다는 의혹 때문인지는 몰라도, 이번 발언은 농민과 농업의 현재 조건은 아랑곳하지 않고 농민이 농지 소유에 집착한다는 식으로 현 상황을 왜곡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윤 전 총장은 토론회에서 “전략 농산물 비축은 뒤떨어진 사고”라고도 했는데, 이에 대해서도 농민의길은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비상 상황에 대비해 7~10% 정도를 비축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라며 “전략 농산물 비축은 식량 안보 차원에서 중요한 국가의 일”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런 정도의 인식으로 어떻게 대통령이 되려는 것인지 의아스럽다”라고 비판했다.

농민의길은 “만약 윤 전 총장이 발언한 전략 농산물 비축이 정부 수매를 이야기하는 것이라면 이 또한 반농업, 반농민적 사고”라고 짚었다.

이들은 “농업의 지속가능성은 가격 지지로부터 시작된다. 그래서 농민은 더 많은 수매를 통해 국가가 가격 지지에 대해 더 많은 역할을 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라며 “그러나 현재 국가는 필요한 양만 수매 비축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고, 농산물 가격이 폭등했을 때 비축한 물량을 시장에 풀어 가격을 안정시키는 정도의 역할만 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 정도 국가 역할마저도 뒤떨어진 사고라고 한다면, 윤 전 총장은 어떻게 농산물 가격을 지지할 것인지, 농산물 가격이 폭등했을 때 어떻게 가격을 안정시킬 것인지 밝혀보기를 바란다”라고 했다.

한편,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지난 2일 윤 전 총장의 경자유전 발언에 “헌법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것으로 매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밝힌 바 있다.

경실련은 “대한민국 헌법 제121조는 ‘국가는 농지에 관해 경자유전의 원칙이 달성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하며, 농지의 소작 제도는 금지된다’고 천명하고 있다”라며 “검찰총장이 되기까지 수사와 공소에는 능한 율사였는지 모르나, 사법시험 합격 후 헌법을 한 번이나 제대로 읽어 봤는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원칙을 규제로만 인식하는 유력 대선 후보인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예비후보의 편협한 농정인식은 매우 심각한 문제가 있다”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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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훈 기자 응원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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