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징계 정당’ 판결 받은 윤석열, 대선 도전 명분 없다

서울행정법원은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징계처분 취소청구 소송에서 “2개월 정직처분은 적법하다”고 판결했다. 법원은 판사 사찰, 검언유착 사건 감찰 방해 등 윤 전 총장에 대한 주요 혐의를 인정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다. 더 나아가 재판부는 정직 2개월 처분은 기준이 정한 하한보다 가볍고 면직 이상의 징계도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윤 전 총장이 검찰총장 재임 당시 대검찰청 수사정보정책관실은 법관 분석 문건을 작성했다. 위법하게 수집된 개인정보를 담은 문건은 말 그대로 판사 사찰 문건이었지만 윤 전 총장은 이를 시정하기는커녕 배포를 지시하고 활용했다. 국가공무원법이 정한 법령준수 의무와 검찰청 공무원 행동강령을 위반한 행위라는 재판부의 판단은 상식적이다.

윤 전 총장은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의 검언유착으로 알려진 채널A 사건에 대한 감찰을 방해했다. 감찰이 적법한 절차에 따라 개시됐지만 이를 중지시키고 대검 인권부에서 사건을 조사하게 했다. 재판부는 법무부가 비검찰 출신 감찰부장이 있는 대검 감찰부에 조사를 지시한 것은 적법했고 윤 전 총장이 자신의 영향력이 미치는 인권부로 조사주체를 변경시킨 것은 감찰 방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윤 전 총장의 최측근이 관련되어 수사 개입을 해서는 안 되는데도 불구하고 소집요건을 갖추지 못한 전문수사자문단 소집을 지시하는 등 부당한 수사 개입 혐의도 유죄 판결을 받았다.

윤 전 총장에 대한 징계는 정당했고 오히려 더 준엄한 민주적 통제가 작동했어야 했다는 점이 재판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만약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윤 전 총장의 이런 위법 행위를 보고도 아무런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면 오히려 그것이야 말로 법무부 장관으로서 책임방기였을 일이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겨울 스스로 했던 말과 행동에 책임을 져야 한다. 윤 전 총장은 지난해 12월16일 법무부 검사징계위원회가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내리자 일말의 반성도 없이 권력을 수사해 온 자신에 대한 ‘보복’이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윤 전 총장 휘하의 검사들도 일제히 집단 반발했다.

12월24일 징계 효력을 본안 재판까지 정지해달라는 집행정지 신청이 받아들여지자 집단 반발은 정권을 향한 거센 공격으로 진화했다. 재판을 통한 판단이 내려지기 전까지 집행을 정지할 뿐인 집행정지 결정을 가지고 마치 징계의 부당함이 입증되기라도 한 것처럼 호도했다. 그때의 혼란은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들게 불편과 혼란을 초래하게 된 것에 대해 사과말씀을 드린다”고 밝혀야 할 정도로 심각했다.

징계를 받게 된 검찰총장이라는 불명예는 사상 최초이지만 이번 판결의 논거 자체는 특별히 새롭지 않다. 누가 봐도 측근 보호와 자기 방어를 위해 검찰총장의 권력을 사사로이 쓴 것이 분명한 윤 전 총장의 행동이 법에 의해 확인 되었을 뿐이다. 윤 전 총장은 검찰총장으로서 권력을 남용하는 불법을 기반으로 정권과 각을 세우며 대선 도전의 명분을 쌓아온 셈이다. 자신의 정치 행보를 계속하기에 앞서서 윤 전 총장은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해명을 내놓아야 마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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