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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FTA가 '글로발 스땐다드'라고?

이동권 기자 su@vop.co.kr

입력 2012-03-30 12:04:55 l 수정 2012-03-30 12:17:42

쾌도난마 조선정치

쾌도난마 조선정치



2011년 11월 22일, 100여 년 만에 또다시 '국가적 창씨개명'을 요구하는 한미FTA 매국조약이 체결됐다. 한미FTA반대 이유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의외로 많은 분들이'강화도조약'이'한일 FTA'였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음을 알았다. 조선 시대는 지금과 무관하다고 생각하는 분들이 많았다. 일제가 조선에'일본식 토지조사령과회사령'을 이식한 것은'식민지 수탈'이라 가르치고, 미국이 우리에게'미국식 통상법'을 이식한 한미 FTA는'글로발 스땐다드'라고 가르친다.

한미 FTA는 단순한 통상 문제가 아니다. 한국의 근본 틀(헌법), 법률, 제도, 문화, 관습, 사고방식을 미국식으로 개조시키는 총체적 매국 조약이다. 나는 이 책의 하권 부분에서 한미 FTA는 단순한 통상 조건에 관한 문제가 아님을 역설하고자 했다. 요컨대, 조선시대 정치가 오늘날 정치와 다르지 않음을 널리 알리기 위해 그리고 우리(민주개혁 세력)가 왜 실패했는지 역사 속에서 진지하게 반추하길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썼다.


500년 조선의 역사를 정치와 외교 측면에서 살피면서 한미FTA를 진단하는 책, '쾌도난마 조선정치'가 발간됐다. 이 책은 지난 3년간 '조선정치사'라는 제목으로 저자의 블로그에 연재돼 많은 블로거들로부터 열렬한 지지를 받았던 글에다가 한미 FTA 관련 부분을 보강해 묶은 것이다.

이 책은 지금까지의 역사서에서 볼 수 없었던 방식으로 교양과 재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저자가 인터넷 특유의 구어체 문장으로, 잘 알려지지 않았거나 굳이 알리지 않았던 흥미로운 조선의 역사적 사실들을 현대정치의 행태와 비교 언급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이 책이 다룬 내용 또한 폭넓다. 이 책은 역사서이자 동시에 정치서라고도 할 수 있을 만큼 조선 역사와 현대정치의 경계를 넘나들지만, 진영논리나 이념에 매몰되지 않는 객관적인 시각으로 정치권을 향한 고언도 아끼지 않는다. 이 책은 을사조약이래 친일, 친미, 친재벌 등으로 변신을 거듭하며 소위 우리사회의 주류를 형성하고 있는 그들에게 가감 없는 비판을 던지고, DJ정부와 참여정부 10년 동안 민주세력이 겪었던 시행착오들에 대해서도 비판의 칼날을 세우고 있다.

난 학창 시절 매우 지루한 역사 교육을 받았다. 국사는 무색무취한, 생명력 없는 글자의 나열 같았다. 대학 진학 이후 각종 관련 서적을 읽으면서, 주류사학의 실증주의 관점이 역사를'재미없고, 나와는 관계 없는 것'으로 만든 중대한 원인 중 하나라는 걸 알게 됐다. 그래서 나는 팩트(fact)만 나열하고 평가는 주저하는 실증주의에 문제를 제기하고 싶었다. 세상에 가치판단이 배제된 순도 100% 팩트라는 것이 존재할 수 있을까?

실증주의 사학에 대한 평가는 학자의 몫으로 돌려주고, 나는 일반인의처지에선, 하나의 역사적 사실에 대한 평가는 다양하면 다양할수록 역사발전에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좋은 놈과 나쁜 놈을 나름의 기준으로 구분하고 평가하고 논쟁해줘야지, 덜렁 사건만, 팩트만 늘어놓은 것만이 역사인가? 가치평가가 있으면 좀 어떤가? 주관적이면 좀 어떤가?
- 저자 서문 중에서


그러면서 저자는 역사라는 것이 얼마나 판박이처럼 되풀이되고 있는지, 그리고 그 역사에서 교훈을 얻지 못하는 지도자들로 인해 백성들은 얼마나 비참한 운명에 처해지는지를 말한다. 특히 강화도조약이후 30년 만에 을사늑약이 체결되는 비극을 맞았듯이 한미FTA는 미국의 식민지로 전락하는 급행열차가 될 것을 엄중히 경고한다.

이 책은 상하권으로 구성돼 있다. 이중에서 우리가 더욱 눈여겨 볼만한 부분은 하권이다.

저자는 시점을 넘나들며 조선 시대 정치와 오늘날 정치를 비교한다. 상하권을 일관하며 '조선정치'와 오늘날 '현실정치'를 비교하는 것은 이 책의 백미다. 정치와 역사가 분리되지 않는다는 것이 강조하려는 저자의 의도겠다.

저자는 하권에서 한미 FTA의 치명적 위험성을 줄곧 강조한다. '국가적 창씨개명'을 요구하는 매국조약이기 때문이다. 저자는 한미 FTA를 단순한 '통상 문제'로 협애화하는 것을 단호히 반대한다. 한미 FTA는 대한민국의 주권과 직결되는 문제이자 한미 간 포괄적 경제통합을 넘어 정치통합의 첫 단추라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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