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유린’ 국정원 해체할 때까지 촛불 들겠다”

11차 광주 촛불대회, 빗속에서도 촛불과 함께 ‘활활 타오른’ 400여명 시민들



이틀째 짙은 먹구름과 함께 쉼없이 내리는 비도 촛불을 끌 수 없었다. 통합진보당과 이석기 의원을 겨냥한 국정원의 수사에도 불구하고 ‘국정원 대선개입 진상 규명’과 ‘국정원 해체’를 촉구하는 촛불은 타올랐다.

‘국정원 헌정유린 규탄 민주주의 수호 광주시국회의’는 6일 오후 7시 충장로 광주우체국 앞에서 11차 광주 촛불대회를 열었다. 처음으로 빗속에서 치러진 촛불대회였지만 시민들은 비옷을 입고 손에는 촛불을 들었다.

이날 촛불대회에는 임추섭 광주시국회의 상임대표, 정영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박봉주 민주노총 광주본부장, 장헌권 광주NCC 인권위원장,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 강은미·전주연 광주광역시의원을 비롯한 각계 인사들과 시민 400여명이 함께 했다.

박봉주 민주노총 광주본부장은 이날 여는 말을 통해 “국회의원들까지 국정원의 도청을 우려해 의원실 화분을 복도로 내놓고 있다”는 말로 국정원의 정치공작에 대한 우려를 전하며 “국정원 해체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은 더욱 더 촛불로 모아질 거라 확신한다”고 밝혔다.

이어 “해방 뒤에는 국민들이 자주적으로 만든 인민위원회, 건국준비위원회가 있었다. 누구에 의해 깨졌나? 바로 미군(국)에 의해서다”라며 “미군의 앞장이가 바로 서북청년단이었다. 그런데 지금 그 서북청년단 같은 놈들이 바로 국정원”이라며 ‘국정원 해체’를 위해 촛불을 들 것을 호소했다.



“우리가 든 건 총 아닌 촛불, 우리가 얻고자 한 건 총 아닌 시민들 마음”

윤민호 통합진보당 광주시당 위원장은 “언론에 나온 걸 보고 있으면, 통합진보당이 무시무시한 범죄집단으로 묘사되고 있다”면서도 “시민여러분들이 다 아시는 것처럼 우리는 지난 봄부터 광주에서 전쟁만은 안된다고 앞장서서 실천해 왔고, 그것이 진보당이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시민들을 만나면 조금만 참고 견뎌라, 김대중 내란음모사건도 머지않아 다 밝혀지지 않았느냐 라고 말씀해 주신다”면서 “우리가 든 건 총이 아니라 촛불이다. 우리가 얻고자 하는 건 총이 아니라 시민여러분들의 마음이다. 촛불로 힘을 모아주시라”고 호소했다.

임추섭 광주시국회의 상임대표는 “우리가 얼마나 강력한 촛불로 개혁 의지를 가지고 있는지 보여줘야 한다”면서 “모두를 취하려 하다보면 지고 만다. 그래서 이번에는 ‘국정원 개혁’만 틀어쥐고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고은 시인의 시 ‘화살’을 예로 들로 “고은 시인은 우리 모두 화살이 되어 돌아오지 말자고 노래했다. 이 말은 그만큼 한 곳에 집중해야 한다는 뜻”이라면서 “우리나라에는 새누리당, 민주당, 통합진보당, 정의당, 노동당, 녹색당이라는 여섯 개의 정당이 있다. 그 여섯 가운데 박근혜와 국정원에 맞서 가장 선명하고 뚜렷하게 활동하는 정당이 어디냐? 통합진보당”이라며 지지와 성원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날은 지정자 발언과 자유발언이 그 어느 때보다 풍성했다. 비 때문에 문화공연을 진행할 수 없는 조건이라 오히려 더 많은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자유발언에 나선 유수민(31)씨는 먼저 해군 대위로 전역한 것을 밝힌 뒤 “지금은 작은 촛불 하나 들고 있지만 정말 좋은 나라 만들고 싶다. 끝까지 싸워 승리하겠다”고 외쳤으며, 양군재 전남대학교 부총학생회장은 “대학생들도 학내에서 ‘국정원 문제 해결을 위한 전남대 시국회의 실천단’을 조직해 학우들과 열심히 만나고 있다. 더욱 더 열심히 활동하는 전남대가 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1970~80년대를 거쳐오며 광주서 운동해왔던 조봉훈(60)씨는 “5·18때 보여줬던 광주시민의 항쟁정신과 조국이 위기에 처할 때마다 보여줬던 뜨거운 애국심으로 박근혜 정권을 반드시 무너뜨리고 민주주의를 되찾자”고 시민들의 열기를 진작시켰으며, 조선대학교 간호대학 재학중인 배상범(19)군은 “국정원의 공안탄압 음모에 놀아나 이석기 의원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민주당을 규탄한다”며 정국을 주도하지 못하고 끌려다니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끝으로 최근 국정원 헌정유린에 맞서 삭발했던 장헌권 목사(광주NCC 인권위원장)은 “내란음모, 종북, 공안몰이의 근원이 어디 있나. 바로 분단에 있다”면서 “아무리 거센 광풍이 불어도 우리는 통일로 갈 것”이라며 “광주 80년 5월이 있었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있다. 박근혜가, 권력이 아무리 짖어대도 민주주의의 기차는 달린다”고 외쳐 시민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비가 내리는 궂은 날씨 탓에 문화공연을 제대로 진행할 수 없었던 이날, 촛불대회 사회자인 백금렬 선생(무등중학교 교사)은 즉석 소리 공연에다 이덕화, 고 김대중 전 대통령 등의 성대모사로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특히 백 선생은 구호를 외치자면서 주어만 불러주는 것으로 시민들의 참여를 끌어냈다. 백 선생이 “박근혜는”을 외치면 시민들은 자연스럽게 “물러나라” “퇴진하라” “하야하라” 등을 따라 외쳤으며, “국정원을”이라 선창하면 “해체하자” 등의 구호로 시민들은 요구사항을 드러냈다.

전남 , 7일 동·서부권 집중 촛불문화제…광주, 12일 시국미사·13일 12차 촛불대회

광주지역은 이날 11차 촛불대회에 이어 오는 13일 12차 촛불대회에 총집중할 것을 계획하고 있으며, 그 가운데 12일에는 천주교 광주대교구에서 시국미사와 함께 기도행진을 진행키로 했다.

전남지역에서도 이날 시군별로 곳곳에서 촛불집회가 치러졌으며, 7일에는 서부권은 목포에서, 동부권은 순천에서 집중 촛불문화제가 열려 국정원의 공안탄압 규탄과 국정원의 대선개입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을 촉구할 예정이다.

한편, 촛불대회에 앞서 민주노총 광주본부˙전남본부는 이날 오후 5시 새누리당 광주·전남 시도당 앞에서 ‘철도·공공부문 민영화저지를 위한 결의대회’를 열고 민영화 저지와 공안탄압 분쇄 등을 외쳤다. 노동자와 연대단체 등 300여명은 결의대회를 마치고 새누리당에서 출발해 금남로까지 2.3Km를 거리행진하며 촛불대회까지 참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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