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노동자 퇴직금, 출국 후에야 받는다? 법 철회해야”
이주노동자 집회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은 27일 오후 서울 보신각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등과 함께 노동절 집회를 열고 "한국에서 일한 대가는 한국에서 받아야 한다"며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민중의소리

이주노동자들은 27일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다. 이 제도는 이주노동자가 한국회사에서 일한 뒤 퇴직금을 출국한 다음에 받도록 규정한 것으로 올해 7월 29일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이주노동자 차별 철폐와 인권·노동권 실현을 위한 공동행동'(이하 이주공동행동)은 이날 오후 서울 보신각에서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 등과 함께 노동절(5월 1일) 집회를 열고 "한국에서 일한 대가는 한국에서 받아야 한다"며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국 후 퇴직금 수령제도'는 지난해 12월 30일 개정안이 통과되고 올해 1월 28일 공포된 '외국인 고용 등에 관한 법률'에 따라 이주노동자의 퇴직금을 대신하는 '출국만기보험'의 지급 시기를 '피보험자 등이 출국한 때부터 14일 이내로 한다'고 규정한 내용이다. 이 개정안은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 등이 지난해 9월 '불법체류자 급증'을 이유로 발의했다.

참고로 출국만기보험은 이주노동자들이 한국인 고용주로부터 퇴직금을 제대로 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아 고용주가 의무적으로 이주노동자를 피보험자로 하는 보험에 가입해 퇴직금을 신탁하도록 하는 제도이다. 매월 적립금은 사업주가 이주노동자 기본급(대개 최저임금) 기준으로 납입을 하기 때문에 초과근로 수당 등이 포함되지 않아 그 총액이 실제 퇴직금 액수보다 적다.

이주공동행동 등은 "퇴직금 계산법을 잘 모르는 이주노동자는 차액을 청구해야 하는지 모르고 그냥 보험금만 받고 말기도 한다. 그러니 현재도 이주노동자가 퇴직금을 전액 지급받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출국 후에야 보험금을 받는다면 차액을 청구하는 것은 거의 어렵고, 퇴직금조차 받기 어려워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주노동자가 공항에서 보험금을 수령하는 것을 잘 모를 수 있고, 본국의 금융시스템이 미비해 계좌로 수령하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퇴직금 수령 비율이 낮아질 가능성이 크고, 본국에서 받으려면 수수료도 많이 든다"고 주장했다.

더불어 "퇴직금 지급 시기를 내국인과 달리 이주노동자에 대해서만 조건을 달아 정한 것은 평등권, 재산권 및 근로의 권리에 대한 침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개정 법률은 '미등록 체류를 예방'하겠다는 목적인데, 미등록 체류가 늘어나는 것은 고용허가제의 짧은 고용기간, 사업장의 영세하고 열악한 노동조건, 임금체불, 욕설과 폭력 및 인권침해 등에 기인한다"며 "기본적 노동권과 인권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출국하지 않으면 퇴직금을 안 준다는 협박으로 미등록 체류자를 줄이겠다는 것은 말도 안 된다. 이런 협박을 하는 한국 정부야말로 퇴직금 도둑"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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