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일 칼럼] ‘코드인사’가 아니라 ‘비상식적 인사’가 문제

국정감사가 끝났다. 크게 기대한 것도 아니지만 어김없이 아이들이 듣기에도 유치찬란하고 저질스런 여당의 국정농단과 큰 소리 치며 결기를 세우던 야당의 무기력하고 무능한 모습에 새삼 실망이다. 야당의 자화자찬을 보고 있노라면 가증스러움을 넘어 가엾어 보이기까지 하다.

특히 그동안 끊임없이 논란이 되고 비난의 화살이 되어왔던 인사적폐가 박근혜 정부 내내 발목을 잡을 모양이다. 현 정부가 들어선 이후 국제적 ‘망신살’이 뻗쳤던 엽기적인 추태와 스캔들, 무식함과 뻔뻔함, 국민 조롱 등 막장드라마의 주인공을 찾으라면 정부 주요 인사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된다. 한편의 코미디를 보는 것 같아 씁쓸하다.

선서하는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의 대한적십자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증인 선서를 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일일이 세기도 힘든 인사 참사

윤진숙 전 해수부장관 임명에서부터 윤창중 전 청와대 대변인의 엽기적인 국제망신, 송광용 전 교육문화수석의 느닷없는 사임, 집권여당 상임고문의 골프장 성추문 그리고 최근 백범 김구 선생은 대한민국 공로자가 아니라는 궤변을 당당하게 내놓은 친일파 후손 이인호 KBS 이사장의 뻔뻔스런 시국관, 거기에 곽성문 코바코 사장, 자니윤 한국관광공사 상임감사, 김성주 대한적십자사 총재 등에 이르기까지 열거하기조차 힘들 정도다. 오히려 제정신을 가진 인사를 꼽아야 할 정도가 되어버렸다.

“인사가 만사“라는 진부한 원칙을 이야기하고 싶지는 않지만 현 정부는 결국 자신의 입맛에 맞는 정실인사로 인사적폐의 막장을 향해가는 것 같아 심히 걱정스럽다. 이러한 인사적폐는 우리사회가 고스란히 그 불행한 결과를 떠안아야 하고 그 고통과 피해는 결국 애꿎은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국정감사 마지막 날 김기춘 비서실장의 ‘낙하산인사는 결코 한 적이 없으면 적법한 인사원칙과 절차에 따라 이루어지고 있다’는 뻔뻔한 답변을 들으면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마저 든다.

‘코드인사’나 자기사람 심기식의 인사를 굳이 비난하고 싶지는 않다. 개인적인 견해로는 국정수행을 효율적으로 하기 위해서는 일정 부분 코드인사가 필요하다고 본다. 그러나 거기에도 원칙이 있어야 한다. 업무에 적임자인지, 소관업무에 대한 철학과 투철한 책임감과 능력을 가졌는지를 검토하고 검증해서 이루어 져야 한다. 아무런 철학이나 소신도 없는 인사를 단지 인사권자와 친하다고 논공행상식으로 임명하면, 세월호 참사처럼 국가의 대재앙을 초래하고 망국적인 사회로 치닫게 된다.

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선임과 관련해서도 이런저런 잡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상식적으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인물이 단지 인사권자와 친하다는 이유 하나만으로 ‘낙하산 임명’ 될 거라는 우려가 많다. 건강보험공단과 대척점에 서있어야 할 의료계의 인사를 그 자리에 임명한다는 것은 고양이에게 생선을 맡기는 것과 다를 바 없다. 이런 우려가 단지 기우로 끝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인사 책임은 대통령에게 있다. 지금이라도 대통령은 인사 관점을 국민의 눈높이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하는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를 온 국민은 바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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