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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일 칼럼] 전두환 만나겠다는 야당과 단식농성하는 518단체

더불어민주당의 추미애 대표가 전두환을 방문하려다 당내 반대와 비난으로 방문이 좌절된 날 빛고을에서는 5월사적지 원상복구를 외치며 민주광장에서 무기한 단식농성에 돌입했다. 제 1야당의 대표가 광주 5월학살의 원흉 전두환에게 머리를 조아리러 가겠다고 하는 그날 광주에서는 5월의 흔적을 깡그리 지워버리고 역사의 현장을 깔아뭉갠 정권을 규탄하기 위해 거리에 나선 셈이다.

광주 시민사회 대표들이 사드배치 반대를 더민주 당론으로 채택하라며 전세버스를 타고 여의도 국회를 항의 방문하러 갔던 날도 우연이겠으나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에게 당선축하 인사를 가고 당사는 텅 비어 있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이곳 광주에서는 야당에 대한 분노와 배신감이 다른 어느 때보다도 높아지고 있다. 아무리 정권에 눈이 멀었기로서니 기본적인 상식과 야당의 정체성마저도 부정하는 행위를 서슴지 않는 더민주를 바라보는 광주시민의 눈길이 고울 리 없다.

지난 4.13총선 이전만 해도 세월호특조위와 백남기 농민 문제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기 위해 야당 의원들을 방문했을 때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았다. 야당의 의석수를 이유로 무기력할 수밖에 없다는 핑계를 댔다. 그렇게 시민사회의 힘을 빼더니 여소야대를 만들어주었더니 정권을 잡아야 무엇이라도 할 수 있는데 정권을 잡지 못해서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단다. 물론 전혀 일리가 없는 바는 아니지만 이렇게 무능한 야당이 정체성마저 흔들리는 것을 보며 실망을 넘어 한심하기 까지 하다. 지금보다 훨씬 적은 의석으로도 과거 평민당은 치열하게 국민 편에서 싸우고 대변해주는 의정 역할을 충분히 수행했던 것으로 지역민들은 기억하고 있다.

제 1야당 대표의 갈지자 행보를 보면서 국민들은 내년 대선에서 과연 누구를 선택해야 할지 벌써부터 우려가 크다. 누구를 믿고, 누구를 선택해야 진정한 민주개혁과 민생살리기를 이룰 수 있을지 답답하기만 하다. 그럼에도 야당에 대한 일말의 희망을 걸면서 지역민과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몇 가지를 제시해본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물 마시고 있다.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9일 국회 당대표실에서 열린 확대간부회의에서 물 마시고 있다.ⓒ정의철 기자

첫째는 무엇보다도 야당이 주장하는 민생경제살리기를 위해 본질적으로 싸우는 모습을 보여달라는 것이다. 주지하다시피 세계에서 빈부의 격차가 가장 빠르게 심화되는 한국의 근본원인은 임금을 착취하고 정규직을 비정규직으로 내모는 살인적인 노동환경이다. 삶의 질을 향상시켜주는 분배정책과 노동자들의 권익을 보장해주는 것이야말로 가장 시급한 과제라고 본다.

둘째는 304명의 귀중한 생명을 희생시키고도 아직도 누구 하나 책임지는 자가 없는 세월호 참사 희생자들의 넋을 위로하고 국민의 안전과 생명을 책임지는 국가의 의무를 다하기 위해 적극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청와대와 여당에 의해 9월말에 특조위가 강제종료될 운명 앞에 놓여있어 더욱 화급하다.

셋째는 20년 전의 가격과 비슷한 쌀 수매가로 인해 고통받는 농민들의 일방적인 희생에 분노하여 투쟁하다 의식불명 상태에 있는 백남기 농민의 문제를 해결하는 것이 중요하다. 어제 끝난 청문회에서도 아무런 진전이 이뤄지지 않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

넷째는 최근 어떤 것도 논의된 것도, 결정된 것도 없다고 기만하다 기습적으로 밀어붙이고 있는 사드배치 문제에 당론을 세워 확실히 대응하는 것이다. 우리사회가 사드 문제로 온통 뜨겁게 달궈져 있음에도 당론 하나 정하지 못하고 미국의 눈치나 보고 있는 야당이 과연 누구의 야당인지 묻고 싶다. 안보는커녕 국내외 갈등을 불러올 사드가 한반도에 배치되는 것을 앞장서서 막을 야당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

다섯째는 사학비리 척결을 포함한 다양한 현안에 대해 지난 총선에서 국민에게 공약했던 대로 책임있게 실행해야 한다.

선거 때만 되면 철새처럼 내려와서 온갖 수사와 언어유희로 지역사회를 기만하고 호남을 볼모로 삼는 야당에 이제는 넌더리가 난다. 바로 그런 실망과 분노의 결과가 이번 총선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고 앞으로도 그러한 후보는 여야를 불문하고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분명 호남은 국민을 기만하는 화려한 입을 가진 후보가 아니라 국민의 아픔을 함께 나누는 따뜻한 가슴과 열정을 가진 지도자를 열망하고 선택할 것이다.

정영일 광주시민단체협의회 상임대표, 동강대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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