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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자가 있어도 앉을 수 없죠” 서비스 노동자의 휘어진 발이 보여주는 현실
휘어지고, 물집 투성인 서비스 노동자의 발 모습
휘어지고, 물집 투성인 서비스 노동자의 발 모습ⓒ서비스연맹 제공

근무시간 내내 앉지 못하고 서서 일하는 노동자들이 있다. 바로 백화점·면세점·대형마트에서 고객을 상대로 일하는 서비스노동자들이다.

이들은 고객이 없고 주변에 의자가 있어도 앉지 못하고 서서 대기해야 한다. 그래서 발바닥에 통증이 오는 '족저근막염, 발가락이 휘는 '무지외반증' 등 질환에 흔히 걸린다. 고객을 상대하다보면 쉴틈이 없어 긴 영업시간 내내 화장실에 가지 못한다. 이 때문에 '방광염'에 시달린다.

장시간 서서 일하며 감정노동에 시달리는 서비스 노동자들이 화장실, 휴게실 등 기본적인 시설이라도 마음 편히 사용할 수는 없을까.

2018년은 고용노동부가 서서 일하는 노동자의 건강 보호를 위해 대형유통매장에 의자를 비치토록 한 지 10년차가 되는 해다. 2011년부터 '산업안전보건법' 하위 법령인 '산업안전보건기준에 관한 규칙'에도 서비스업 노동자의 건강을 위해 휴게시설과 의자를 설치하도록 하는 내용이 도입돼 현재 시행중이다.

10년에 가까운 긴 시간이 지났지만 현장에서 일하는 서비스노동자들은 변한 게 없다고 입을 모았다. 바뀌지 않는 노동현실에 분노한 이들은 "의자, 화장실, 휴게실은 노동자안전과 건강권을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며 직접 행동에 나섰다.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산하 백화점·면세점·대형마트 등에서 일하는 서비스노동자들은 지난 1일 오후 3시부터 '의자 앉기'에 돌입했다. 이는 유통서비스 노동자의 건강권을 보장받기 위한 공동행동의 일환이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유통서비스 노동자 권리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서비스 노동자들의 앉을 권리 보장 등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 조합원들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앞에서 유통서비스 노동자 권리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서비스 노동자들의 앉을 권리 보장 등을 촉구하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전국서비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서비스연맹)은 2일 오전 서울 중구 롯데백화점 본점 정문 앞에서 '유통서비스노동자 건강권 보장 촉구 기자회견'을 열었다.

서비스연맹은 "최근 노동부는 휴게시설과 의자 비치에 대해 실태점검을 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롯데백화점 면세점을 비롯한 유통재벌들은 노동조합과 어떠한 협의도 없이, 노동자들에게 어떠한 교육이나 알림도 없이 노동부에게만 보이는 형식적인 몸짓을 취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고용노동부의 실태조사와 관련해 "형식적인 실태 점검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의자 설치가 시행된 지 10년차가 된 대형마트의 경우 대표적인 유통업인데도 이번 실태점검 대상에 빠져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단순 의자비치 여부만 확인할 뿐, 의자가 비치됐어도 앉지 못하는 문제, 의자가 제공되지 못한 문제, 휴게실이 있어도 제대로 사용되지 못하는 문제 등이 조사 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한편 서비스연맹은 악성 고객 '갑질'에 대한 회사들의 방관을 지적하며 '존중받을 권리' 보장을 요구했다.

이들은 "회사들이 감정노동법 시행에 맞춰 자체 준비하고 있는 감정노동 매뉴얼 내용은 감정노동자 보호를 위한 입법 목적을 훼손할 우려가 높다"며 "산업안전보건법 제26조의2에는 분명히 악성고객 발생시 노동자가 업무를 일시적으로 중단하는 식으로 방어할 수 있는 권리가 보장돼 있는데 회사들의 매뉴얼에는 이러한 내용들이 반영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서비스연맹은 "그동안 유통서비스 노동자의 건강권을 무시하며 비정규직과 간접고용으로 자신의 배를 채워온 유통재벌은 노동자의 앉을 권리, 쉴 권리, 존중받을 권리를 보장하기 위한 진정성 있는 답변을 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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