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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노무사 상담일지] 겸직을 이유로 징계 위협을 받는다면

작년 가을, 중년의 부부가 사무실에 방문하셨습니다. 남편이 모 공공기관에서 청원경찰로 일하고 있는데 겸직금지의무 위반으로 해고의 위협을 받고 있다는 것입니다. 교대제로 근무하는 남편은 쉬는 날이면 아내가 운영하는 학원에서 일을 도와주었고, 평소 남편에 좋지 않은 감정을 가지고 있던 담당 공무원이 이를 트집잡아 해고하겠다며 엄포를 놓은 것입니다.

아내는 운영하던 학원을 폐업까지 해가면서 해고를 막기 위해 노력했지만 결국 이 기관은 남편을 해고하였습니다. 하지만 결국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해고 판정을 받았고 올해 봄에 직장으로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근무시간 외 사업운영이나 겸직이 징계사유가 될 수 있는지

많은 직장에서 취업규칙에 겸직금지의무 조항을 두고 있습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는 공무원법과 공무원복무규정의 겸직금지의무 조항을 일반 노동자들에게도 그대로 적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 헌법에는 영업의 자유와 직업선택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기에 사용자가 노동자의 겸직을 일방적, 포괄적으로 금지할 수는 없습니다. 서울행정법원도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대해서는 개인의 사생활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기업질서나 근로제공에 지장이 없는 겸직까지 전면적,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린 바 있습니다.

따라서 직장에 일반적인 겸직금지의무 규정이 있다 하더라도 직무와 연관된 부당한 이익을 취하거나 근무태만으로 이어지는 등 사용자에게 피해를 주거나 직장질서를 해치지 않은 이상 겸직을 했다는 사유만으로 징계사유가 될 수는 없습니다. 겸직금지의무 규정이 없다면 더 말할 나위가 없습니다.

물론 이것은 근무시간 외에 겸직을 하는 경우를 전제한 것으로, 사용자와 약속된 근무시간 중에 겸직을 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근무시간 외라 하더라도 지나치게 장시간 노동을 하여(예를 들어 저녁 퇴근 이후 매일 새벽까지 다른 일을 하는 경우) 실제 근무효율에 영향을 미칠 정도라면 사용자로서는 시정을 요구할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현재 사용자와 경쟁 또는 이해충돌 관계가 있는 분야에서 활동하는 것은 성실의무를 위반하는 것으로 징계는 물론 손해배상 청구의 사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서울행정법원은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대해서는 개인의 사생활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기업질서나 근로제공에 지장이 없는 겸직까지 전면적,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서울행정법원은 ‘근무시간 이외의 시간에 대해서는 개인의 사생활의 범주에 속하기 때문에 기업질서나 근로제공에 지장이 없는 겸직까지 전면적, 포괄적으로 금지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판결을 내렸다.ⓒ뉴시스

진짜 겸직을 한 것인지 따져보아야

많은 직장에서 취업규칙에 ‘회사의 승인 없이 겸직을 할 수 없다’는 등 겸직금지조항을 두고 있지만 겸직의 정의가 무엇이고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구체적이지 않은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다만 공무원법과 공무원 복무규정에는 ‘영리업무 및 겸직 금지’ 조항을 두고 비교적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공무원도 모든 영리업무의 겸직이 금지되는 것이 아니고 직무능률을 저해하거나 공무에 부당한 영향을 줄 우려가 없는 경우에는 기관의 허가를 받아 겸직을 할 수 있습니다.

여기서 영리업무란 계속적으로 재산상 이득을 취하는 행위를 말하기에 행위의 계속성이 없으면 영리업무가 아닙니다. 구체적인 경우에 있어서 영리행위에 해당하는지는 영리행위 금지규정을 둔 취지를 감안하여 판단하여야 하며, 퇴근 후에 2~3시간 가족의 영업을 돕는 등의 행위는 겸직이 금지되는 영리행위로 볼 수 없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적절한 대처로 사전에 징계를 예방하는 것이 최선

겸직은 무조건 금지되는 것이고 징계의 사유가 될 수 있다고 알고 있는 사용자나 관리자들이 많습니다. 직장에서 겸직을 이유로 징계의 위협을 받는 경우 사유서 제출, 재심청구 등을 통해 겸직 자체만으로는 징계사유가 되지 않으며 겸직을 통해 부당한 이득을 취하거나 직무에 태만히 한 적이 없음을 충분히 알리고 그 자료를 보관해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경우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겸직금지의무를 그대로 적용하여 겸직을 이유로 징계를 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사실을 주지시켜야 합니다. 물론 이러한 조치에도 불구하고 징계를 당한다면 전문가와 상담을 통해 법률적 대응이 필요할 것입니다.

김종현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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