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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 야당도 이렇게까진 안 해” 자유한국당이 외면한 한국전쟁 유족의 눈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뉴스1

28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 회의가 열린 회의장 앞, 고령의 한국전쟁 유족들이 이 모여 자유한국당을 향한 울분을 토해냈다.

이날 소위 회의에서는 권위주의 정부에서 자행된 사건들의 진상 규명을 위한 과거사정리위원회 활동을 재개하는 이른바 ‘과거사법’(진실·화해를 위한 과거사정리 기본법)을 논의할 예정이었지만,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 자체를 방해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그동안 과거사법의 조속한 통과를 요구해왔던 한국전쟁 유족들은 또다시 법안 논의에 제동을 걸고 나선 자유한국당 의원들을 향해 “대체 왜 반대하는지 말이라도 해달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유족 중 한 명인 곽연자 씨는 “70년을 참았는데 더 참으라는 것이냐. 대체 얼마를 더 참아야 하느냐”라며 “이렇게 떵떵거릴 만큼 국회를 지어놓고선 국민을 괴롭히는 국회가 어디 있느냐”고 말했다.

곽 씨는 “옛날에도 야당이 하는 거 다 봤지만, 이렇게까지는 안 했다. 해도 해도 너무하다”며 끝내 복도 한편에 주저앉아 눈물을 흘렸다.

또 다른 유족 곽정례 씨도 “오늘은 가만히 있지 않겠다. 참을 만큼 참아왔다”며 “(자유한국당 의원들) 지금 이러고 있을 것이냐”고 소리쳤다.

그러나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끝내 유족들의 호소를 외면했다. 더불어민주당 소속 홍익표 소위원장과 이재정 의원만이 복도로 나와 이들의 눈물을 닦아줄 뿐이었다. 홍 위원장과 이 의원은 소위 회의 중 유족들이 울분 섞인 의견을 전할 수 있도록 시간을 마련했고, 이들은 “제발 과거사위 기간 연장이라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요구했다.

유족들의 호소에도 불구하고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완강한 태도를 고수했다. 자유한국당 윤재옥 의원은 “물론 (유족들에게는) 죄송하지만, 국회가 정상화되지 않은 상황을 이해해주셔야 한다”며 “오늘은 국회 상황도 있으니, 국회가 정상화되면 (법안 논의를) 하자”고 주장했다.

같은 당 유민봉 의원은 “당 지도부의 생각도 중요하다”며 “국회 정상화에 대한 부분이 합의가 안 되는 상황에서 지금 이 문제는 소위에 전권을 위임받아서 진행하기보다는 지도부와 의견을 나누는 게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의 반발이 계속되자, 민주당 강창일 의원은 “의결하겠다는 것도 아니고 심사하겠다는 것인데, 왜 그러느냐”라며 “(그렇게 싫다면) 나라가”고 일갈했다.

결국 홍 위원장이 다수결을 통해 회의 공식 안건으로 과거사법을 상정하자,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이에 반발하며 퇴장했다. 이 모습을 지켜보던 유족들은 박수를 치며 환호했다.

다만, 이날 과거사법은 소위 문턱을 넘지는 못했다. 홍 소위원장은 국회가 정상화되면 과거사법 등을 통과시키겠다는 자유한국당 측의 약속을 받고 이날 의결을 미뤘다고 설명했다.

홍 소위원장은 소위 회의를 마친 뒤 기자들과 만나 “법안 심사는 완료했고, 회의 속개만 하면 의결할 예정이었다”며 “다만 이후 상임위 전체회의, 법제사법위원회, 본회의까지 통과하는 과정에서 원만한 처리를 위해서는 일단 오늘은 의결을 보류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을 했다”고 말했다.

홍 소위원장은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은 오늘 통과되면 좋겠다고 했지만, 자유한국당 행안위 간사인 이채익 의원이 다음 소위에서 합의 처리해준다고 했다”며 “큰 틀에서 (여야) 이견이 없다”고 덧붙였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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