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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미야의 사람과 현장] 노사관계 망쳐먹는 ‘제2의 심종두’들
지난 2012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심종두 전 창조컨설팅  대표
지난 2012년 10월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정감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심종두 전 창조컨설팅 대표ⓒ민중의소리

크게 알려지지 않고 지나갔지만, 지난 3월 21일, ’창조컨설팅‘ 심종두가 항소심에서 실형을 받은 일이 있었다. 이 재판은 “노사분규가 일어난 회사에 ‘노조를 파괴하는 법’을 알려주고 거액을 챙긴” 이유로 유죄 판결 후 법정 구속되었던 심종두가 항소한 사건이었는데, 서울남부지방법원 형사항소1부(이대연 부장판사)는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으로 구속집행 정지 중인 심종두 노무법인 창조컨설팅 전 대표에게 1심과 같은 1년 2개월의 실형을 유지하는 판결을 내렸다.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심종두는 168개 기업의 노무관리를 맡으면서 민주노총 소속 14개 노조를 파괴했고, 특히 유성기업, 발레오전장 등에 ‘쟁의행위 대응전략’ 등 문건을 작성하여 제공하고 거액을 챙긴 협의로 노무사 자격을 박탈당하기도 했다. ‘공인노무사로서 일반인보다 법을 잘 지켜야 하는데도 노동조합법과 헌법에 규정된 단결권을 침해하는 행위를 주도했다’는 것이 그 이유였다.

이야기를 이제 와 새삼스럽게 다시 꺼내는 이유는 아직도 도처에 ‘노무사’라는 이름으로 노조파괴 장사를 하며 제2의 심종두를 꿈꾸는 자들이 있어 보이기 때문이다. 이들이 하는 일이라는 게 교섭 또는 노사관계 전반을 컨설팅하면서 노조의 행위를 트집 잡아 회사 측에 법적으로 대응하게끔 알려주고, 교섭에 있어 현행법을 절대 상회하지 못하도록 마지노선을 잡아주는 일 같은 것인데, 이런 행위가 노사관계에 도움이 될 리 만무하다. 이들은 노사관계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악영향만 끼치기 일쑤인데, 기억을 되짚어보면 내가 처음 교섭에서 노무사를 만났던 것은 10여년 전 한 신규 노동조합의 교섭에서였다. 당시만 해도 노사교섭에 노무사를 입회시켰다는 것은 사실 “너희(노동조합)와 성실하게 교섭할 생각이 없다”는 선포와도 같은 일이었다. 실제로 그들이 하는 일이라곤 “노동법이 이러쿵저러쿵” 하면서 교섭을 해태하는 방패막이 역할이었다.

2011년 6월 방패와 헬맷으로 부장한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이 유성기업 노조원들과 대치하고 있다.
2011년 6월 방패와 헬맷으로 부장한 용역경비업체 직원들이 유성기업 노조원들과 대치하고 있다.ⓒ자료사진

그 후 10년이 지난 지금은 노사교섭에 사측교섭위원으로 노무사가 나오는 일이 너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안타까운 일이다.

2016년 긴 파업 끝에 단체협약을 체결한 경기도의 A사 역시 그런 경우인데, 교섭위원을 자임하며 사사건건 노조활동을 방해하는 노무사가 교섭의 주도권을 쥐고 노사관계를 계속 파행으로 내몰고 있어 노동자들이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이들은 노사관계의 안정화와 회사의 발전을 바라지 않는다. 아니, 그러 한 것에는 관심이 없다. 노동조합의 힘을 약화시키고, 그것으로 자신의 이력을 쌓으면 그만인 자들이다. 실제로 이렇게 ‘몸값’을 높인 노무사들이 노동조합이 있는 이 사업장, 저 사업장을 옮겨 다니며 이전 경험을 토대로 노조를 와해시키거나 탄압하는 경우는 우리는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이들에게 노무사의 이름에 걸맞은 직업윤리를 기대하는 것은 사치다.

이미 노무사 자격을 빼앗기고, (창조컨설팅을) 폐업 당한 심종두에게 법원에서 말했듯이 노무사는 “일반인보다 법을 잘 지켜야 하는 직업‘을 가진 자이다. 특히 노동법을 전문적으로 다루는 이들이므로 노동자들이 노동법의 기본인 노동 3권을 보장받을 수 있도록 노와 사, 모두를 조력해야하는 것이 이들의 일이다. 그런데 조력은 고사하고 노동법에 대한 지식을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해 노조파괴에 앞장서는 노무사들이 넘쳐난다.

욕심이 과하면 체하는 법이다. 제2의 심종두를 꿈꾸는 이들이 알아야 하는 것이 있다. 사측에게 이런저런 컨설팅을 하면서 지금은 재미를 볼지 모르겠으나 언젠가는 정말로 제2의 심종두가 되어 몰락을 자초하게 될 것이라는 사실이다. 심종두의 전성기는 단 2년이었다. 그들에게 그 사실을 알려줄 수가 없어 안타까울 따름이다. 회사가 아껴야 할 비용이 있다면 바로 이들에게 지출되는 ’노무관리비‘라는 사실 또한 그들이 깨닫길 바라지만 글쎄. 학습비용이 필요하다면 말릴 수 없으니 그 또한 안타깝다. 노사관계 망쳐먹는 ’제2의 심종두‘들이 심종두의 2심 판결을 보며 느끼는 것이 있길 바란다.

엄미야 금속노조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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