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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전’ 내걸고 파업 돌입한 부산지하철 노조
부산지하철노조가 2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가 파업 첫날인 10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파업출정식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
부산지하철노조가 2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다. 노조가 파업 첫날인 10일 부산시청 광장에서 파업출정식에 앞서 입장을 밝히고 있다.ⓒ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10일 부산지하철노조가 2년 만에 파업에 들어갔다. 9일 최종 교섭에서 임금과 안전인력 확보 등 핵심 쟁점사안에 대한 노조의 양보안이 제시됐지만, 적자 문제를 부각해온 부산교통공사는 수용을 거부했다. 이 과정에서 부산시의 중재는 보이지 않았다.

노조 수정안에도 최종 교섭 끝내 결렬

부산지방노동위원회 조정절차 결렬 이후 부산도시철도 노사는 9일 마지막 담판에 나섰다. 이날 오후 3시 부산 노포동 차량기지창에서 최종협상이 진행됐지만, 임금인상률과 통상임금 재원을 통한 ‘인력확보’ 등 협상 타결에 최종 실패했다.

노조는 막판 교섭에서 기존 4.3% 임금인상률을 1.8%로 낮추고, 742명이었던 안전인력 확보 규모를 550명으로 수정 제안했다. 그러나 공사는 규모 등에 대한 추가 논의가 가능하나 임금인상은 받아들일 수 없다고 끝까지 맞섰다. 정회를 거쳐 저녁까지 이어진 추가 교섭도 결국 성과 없이 끝났다. 지난달 쟁의행위 투표를 통해 합법적 쟁의권을 확보한 노조 측은 곧바로 예고한 대로 파업 돌입을 선언했고, 공사 측은 즉각 파업 대비에 나섰다.

부산시는 양 측의 협상이 최종 결렬로 끝나자 시는 지난 버스 파업 당시 오 시장의 극적인 중재 노력과 달리 이번엔 다른 선택을 했다. 이날 밤 시는 오거돈 시장 명의의 입장문을 내고 비상수송대책 등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밝혔지만, 파국의 책임을 사실상 노조에게 물었다.

시는 발표문에서 “노동자에게 법으로 보장된 권리를 존중하지만, 시민의 일상적 삶도 보호받을 권리가 있다”며 “임금 수준이 전국 어디보다 높은 것이 현실인 상황에서 파업에 대해 시민이 얼마나 납득할 수 있겠느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러면서 “파업을 시작하는 것도 용기이나 단호하게 끝내는 것은 더 큰 용기다”라고 결단을 촉구했다. 사실상 파업 철회를 압박한 셈이다. 공사 측엔 “시민의 교통공사가 될 수 있도록 뼈를 깎는 혁신의 노력을 해달라”는 요구를 전달했다.

이에 부산지하철노조는 “대폭적인 양보안 제시에도 부산시가 중재는커녕 기다렸다는 듯 노조를 맹비난하고 있다”고 발끈했다. 파업 돌입 첫날 부산시청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연 노조는 “1000억 원에 이르는 통상임금 소송을 제기하지 않고, 내년부터 지급할 연간 70억 원대 휴일수당도 포기하겠다 했다”며 “그런데 오 시장의 발언은 보고체계와 언로가 이토록 꽉 막힐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지하철노조 파업 첫날인 10일 오전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시청역 스크린도어에 부산교통공사 측의 파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
부산지하철노조 파업 첫날인 10일 오전 부산도시철도 1호선 부산시청역 스크린도어에 부산교통공사 측의 파업 안내문이 붙어 있다.ⓒ민중의소리 김보성기자

부산시 사실상 파업 중단 촉구
오 시장 ‘고임금’ 제기에 노조 발끈
“핵심은 안전 인력확보”

이번 사태의 핵심쟁점이 ‘고임금’이 아니라 ‘안전인력 확보’라는 점도 강조했다. 노조는 “임금이 높은 것은 맞지만, 그래서 매년 370억 원대의 통상임금 재원 등을 좋은 일자리로 바꾸자고 한 것”이라며 “공사의 만성적자 원인은 ‘꼼수 연임’으로 대표되는 부산시 낙하산 경영진의 무소신, 무능”이라고 맞받아쳤다.

수정해 제시한 1.8% 임금인상 제안에 대해선 “올해 공무원과 동일한 인상률 적용인데 이는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임단협에서 명분이자 권리”라고 지적했다. 최무덕 부산지하철노조 위원장은 “올해 1억 원을 훌쩍 넘긴 연봉을 받는 오 시장께서도 이 인상률을 자동 적용받았다. 그걸 똑같이 적용해달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최 위원장은 부산시민을 향해 “잠시 불편이 있더라도 뜨거운 응원을 주신다면 안전한 지하철과 좋은 일자리 만들기에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호소했다.

이번 파업은 정규직과 비정규직이 함께한다. 노조는 필수유지업무자 1016명을 제외한 전체 조합원 2400여 명 외에 서비스 지부 1·2호선 4개 용역업체 240여 명의 청소노동자가 동참한다고 밝혔다. 이들은 이날 오전 10시 파업출정식과 부산교통공사 앞 행진을 거쳐 오후부터는 지부별로 동시다발 파업 결의대회를 연다.

부산지역 노동계와 진보정당들은 부산지하철노조의 파업에 지지입장을 보내고 있다. 녹색당 부산시당은 이날 “우리 모두를 위한 파업” 제목의 논평에서 “지난 서병수 시장은 일자리를 줄이고 비정규직만 늘리려 했는데 이 이름을 오거돈으로 바꿔도 달라진 것이 없다”고 지적했다.

노동당 부산시당은 9일 “파업은 재난이 아니”라고 꼬집었다. 부산 노동당은 부산시가 지하철 파업을 두고 시민들에게 재난 문자를 보낸 점을 언급하며 “파업을 한다고 불이 나는 것도, 도시가 파괴되는 것도 아니다. 은연중에 노조의 파업권을 재난으로 보는 시의 시각이 반영되어 있다”고 비판했다. 부산 노동당은 “이번 파업은 안전과 일자리를 위한 것”이라며 “시는 지하철의 공공성을 위해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압박했다.

김재하 민주노총 부산본부장 역시 “오거돈 시장이 이번 사태에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김 본부장은 “안전 문제 해결보다 노동자를 공격하고 고임금을 운운하는데, 자기들 임금부터 먼저 깎고 그런 이야기를 하라”며 “이번 투쟁은 부산시 모든 공기업의 시금석이 되는 만큼 모든 힘을 다해 투쟁하겠다”고 전했다.

김보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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