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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TO에 ‘일본 경제보복’ 긴급 의제로 상정한 정부 “수출규제 근거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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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교부 자료사진ⓒ뉴시스

정부는 WTO(세계무역기구) 상품무역이사회에서 한국에 대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부당하다고 역설하며 본격 국제사회 여론전에 나섰다.

백지아 주제네바대표부 대사는 9일(현지시간) 제네바에서 열린 WTO 상품무역이사회에서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는 정치적 목적으로 이뤄진 경제보복이라는 점을 설명하며 한국 정부의 입장을 밝혔다.

8~9일 이틀간 열린 상품무역이사회에는 애초에 해당 내용이 안건에 포함되지 않았다. 의제 제기 시한이 지난달 27일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난 1일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발표됨에 따라 정부는 8일 현장에서 추가 의제로 이번 건을 긴급 상정했다.

이에 따라 일본 측에서도 이하라 준이치(伊原 純一) 주제네바 일본대표부 대사가 참석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백 대사는 WTO 회원국들에게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한 개국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며, 정치적 목적으로 경제보복 조치를 취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점을 부각시켰다.

아울러 일본이 오사카 G20 정상회의 의장국으로서 자유롭고 공정한 무역을 강조해놓고 이러한 조치를 발표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명했다.

백 대사는 일본 수출규제 조치의 근거에 대한 명확한 해명 및 조치의 조속한 철회를 요청했다. 특히 일본이 '신뢰훼손'과 '부적절한 상황'을 조치의 배경으로 거론한 점은 현 WTO 규정상 조치의 근거가 될 수 없다는 점을 역설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한 뒤 행사장으로 향하고 있다.ⓒ제공 : 뉴시스

또한 백 대사는 일본의 조치가 한국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공급망 차원에서 전 세계 전자제품 시장에도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자유무역의 가치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조치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한국 정부는 일본의 조치와 관련해 WTO 제소 방침을 밝히는 등 적극 대응기조를 보이면서 일본과의 치열한 국제사회 여론전을 예고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3~24일 열리는 WTO 일반이사회에서도 이 문제를 의제로 상정할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참의원 선거를 앞둔 일본 정부는 국내 여론 단속에 심혈을 기울이면서 국제 여론전에도 대비하는 모습이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는 최근 여론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북한 문제까지 끌어들이고 있다. 한국에 수출하는 반도체 소재가 북한에 흘러 들어가 화학무기로 전용될 우려가 있다는 주장을 펼치기 시작한 것이다.

이와 관련, WTO(세계무역기구) 협정 21조가 안보를 이유로 한 무역 제재는 예외적으로 인정하는 점을 이용해 국제적인 비판을 피해가려는 일본의 속셈이 읽힌다. 한국에 대한 수출규제 품목을 확대하기 위한 사전작업의 성격이라는 시각도 있다.

세코 히로시게(世耕弘成) 일본 경제산업장관은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조치에 대해 "수출 관리를 적절하게 실시하기 위한 일본의 운용을 검토하는 것"이라며 "협의의 대상이 아니고, 철회도 전혀 생각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조치 철회'와 '성의 있는 협의'를 언급한 문재인 대통령의 요구를 단칼에 거절한 것이다.

하지만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정부서울청사 긴급브리핑에서 불화수소(에칭가스) 등 전략물자의 대북반출을 거론한 일본의 주장에 대해 "근거 없는 주장을 즉시 중단하라"고 일축했다. 그는 "제기하고 있는 의혹에 근거가 있다면 일본은 UN 안보리 결의 당사국으로서 구체적인 정보를 한국을 포함한 유관국가와 공유하고 긴밀히 공조하는 것이 책임 있는 자세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한편, 정부는 오는 12일 도쿄에서 일본과 양자협의를 여는 방안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9일 오후 서울시내 미쓰비시 그룹 계열사 사무실 앞에서 미쓰비시 강제징용 사죄, 일본 식민지배 사죄, 경제보복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이 9일 오후 서울시내 미쓰비시 그룹 계열사 사무실 앞에서 미쓰비시 강제징용 사죄, 일본 식민지배 사죄, 경제보복 중단을 촉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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