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사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은 인상돼야 한다

1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최저임금위원회 제11차 전원회의가 열렸다. 이날 회의에서 노동자위원들은 내년도 최저임금에 대해 당초 1만원안에서 430원을 낮춘 9,570원을 제출했다. 사용자들은 현행 최저임금인 8,350원에서 350원을 낮춘 8,000원을 요구하다가 8,185원을 수정 제출했다. 여전히 삭감을 주장하는 것이다. 이에 최저임금 공익위원들은 내년 최저임금에 대해 0~10% 인상 구간을 권고했다. 한마디로 사용자위원들에게는 동결 이상의 인상률을, 노동자위원들에게는 한 자릿수 인상률을 제시한 것이다. 빠르면 12차 전원회의에서 의결할 수도 있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 공익위원들이 11차 전원회의에서 제시한 안으로 내년 최저임금이 결정된다면 문재인 대통령이 국민과 약속했던 최저임금 1만원 공약은 물거품이 되는 것이고, 최저임금이 최고임금인 500만 비정규직 노동자들에겐 일방적인 희생과 양보를 강요하는 것이다. 공익위원들은 최저임금을 삭감하자는 억지를 부리고 있는 사용자위원들의 안과 노동자위원들의 안을 절충할 생각을 하지 말고 최저임금제도의 취지에 맞는 인상안을 내놓아야 한다. 헌법 제32조에 나와 있듯이 노동자의 최소한의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국가가 나서서 적정임금을 보장하겠다는 것이 최저임금제도 취지와 목적이기 때문이다.

매년 최저임금위에서 공익위원들은 노동자위원과 사용자위원 사이에서 중재안을 내며 합의점을 찾는 액션을 취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노동자 입장에서 바라본 최저임금위는 ‘기울어진 운동장’ 그 이상 이하도 아니다. 최저임금위가 노동자에게 ‘기울어진 운동장’일 수밖에 없는 이유는 사용자측이 최저임금제도의 취지에 어긋나는 주장을 펼쳐도 제지할 방법이 없으며, 노동자와 동수로 발언권을 갖기 때문이다. 올해 사용자위원들이 내민 최저임금 삭감안은 재벌이 곳간에 1,000조원에 달하는 사내유보금을 쌓아두고도 최저임금 노동자들이 월급 200만원을 가져가는 꼴은 못 보겠다는 심보가 그대로 드러난 안이다. 이런 억지도 사용자측 ‘안’이라고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공익위원들이 중재를 하고 있으니 노동자들은 답답할 수밖에 없다. 제아무리 배가 불러도 온갖 앓는 소리를 하며 어떻게든 최저임금을 삭감하려는 재벌과 사용자위원들은 국민의 지탄을 받아 마땅하다.

올해 최저임금 인상을 막기 위해 경영계는 경제가 어려운 것도, 중소상공인들이 어려운 것도 모두 최저임금 탓이라는 가짜논리를 유포해왔다. 고용률도, 취업자 수도 증가했고 최저임금 인상으로 임금불평등이 축소되고 있다는 것이 객관지표로 확인되고 있음에도 경영계의 ‘최저임금 때리기’는 계속됐다. 더욱이 우려스러운 것은 가짜 논리를 앞세운 경영계의 여론몰이에 떠밀려 최근 청와대를 비롯한 집권여당이 최저임금 속도조절론에 편승하고 있는 점이다.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 경제 정책인 ‘소득주도성장’, ‘노동중심’은 사라지고 ‘눈치 보기’와 ‘적당히’만 남는 것 같아 씁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저임금은 인상돼야 한다. 최저임금 인상은 비정규직 노동자인 여성과 청년, 청소년 등 노동취약 계층의 유일한 임금인상 기회이기 때문이다. 기만적인 최저임금 결정으로 사회양극화를 심화시키고, 비인간적 삶을 강요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민중의소리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