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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한미 군당국, ‘유엔사 vs. 한국군’ 지위 놓고 정면충돌
주한미군사령부는 11일,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라는 제목의 공식 문서에서 “유엔사는 한국 등 19개 국가로 구성된다”면서 관련 각국의 국기와 함께 명단이 담긴 조직표를 공개했다.
주한미군사령부는 11일,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라는 제목의 공식 문서에서 “유엔사는 한국 등 19개 국가로 구성된다”면서 관련 각국의 국기와 함께 명단이 담긴 조직표를 공개했다.ⓒ주한미군 공개문서 캡처

한미 군당국이 유엔군사령부(이하 유엔사) 내에서 한국군의 지위를 놓고 정면으로 충돌했다.

이는 향후 전시군사작전권(전작권)의 한국 정부 이양을 앞두고 유엔사의 권한을 강화하려는 미국의 의도와 관련해 귀추가 주목된다.

주한미군사령부는 11일, 발간한 ‘주한미군 2019 전략 다이제스트’라는 제목의 공식 문서에서 “유엔사는 호주,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필리핀, 한국,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터키, 영국 및 미국 등 18개 국가로 구성됐다”고 밝혔다.

이어 “유엔사는 군사작전이 필요한 경우 국제적 일원들을 결집하고, 사령부로의 다국적군 통합을 위한 기반 체제를 제공하여 다자간 참여를 조율하는 중요한 수단”이라고 설명했다.

주한미군사령부 또 해당 문서에 있는 유엔사 구성 조직표에도 나라별 국기와 함께 명단이 담긴 조직표를 공개했다. 한국도 태극기와 함께 중간에 첨부했다. 또 이는 최근 유엔사가 기자간담회를 실시하면서 기자들에게 배포한 조직표에서도 똑같이 묘사했다.

유엔군사령부(UNC)가 최근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마치 대한민국이 유엔군사령부 회원국인 것처럼 조직도를 작성해 배포한 사실이 드러났다.
유엔군사령부(UNC)가 최근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에서 마치 대한민국이 유엔군사령부 회원국인 것처럼 조직도를 작성해 배포한 사실이 드러났다.ⓒ유엔사 보도자료 캡처

이에 대부분 언론들은 이날 “현재 유엔사는 한국, 미국, 호주, 벨기에, 캐나다, 콜롬비아, 덴마크, 프랑스, 그리스, 이탈리아, 네덜란드, 뉴질랜드, 노르웨이, 필리핀, 남아프리카공화국, 태국, 터키, 영국 등 18개 회원국으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도했다.

이 내용이 중요한 이유는 만일 한국군이 유엔사의 회원국 중 하나일 경우 유엔사 사령관의 통제를 받는다는 의미가 된다. 즉 그동안 유엔사와 한국군의 상호 지위와 체계에 관해 논란이 있었으나, 유엔사를 겸임하는 주한미군사령부는 한국을 유엔사 구성원의 일원으로 못을 박은 셈이다.

하지만 국방부 관계자는 12일, ‘한국군이 유엔사 회원국이냐’는 기자의 공식 질의에 “한국군은 당사국으로서 유엔사에 합참 소속의 연락단을 운영하고 있으나, 유엔사 내 연락장교를 파견한 회원국은 아니다”고 반박했다.

이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군은 회원국이 아니고 굳이 지위를 말하자면, 당사국”이라면서 “왜, 주한미군사가 마치 회원국인 것처럼 우리 태극기를 그렇게 배치한 조직도를 작성했는지 이유를 알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는 12일, ‘한국군이 유엔사 회원국이냐’는 기자의 공식 질의에 “한국군은 당사국으로서 유엔사에 합참 소속의 연락단을 운영하고 있으나, 유엔사 내 연락장교를 파견한 회원국은 아니다”고 답변했다.
국방부는 12일, ‘한국군이 유엔사 회원국이냐’는 기자의 공식 질의에 “한국군은 당사국으로서 유엔사에 합참 소속의 연락단을 운영하고 있으나, 유엔사 내 연락장교를 파견한 회원국은 아니다”고 답변했다.ⓒ국방부 답변자료 캡처

이에 관해 익명을 요구한 군 관계자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우리는 유엔사가 창설될 당시 유엔 회원국도 아니었는데, 유엔사 회원국이라는 것은 어폐가 있다”면서 “굳이 지위를 따지자면 수혜국 정도는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유엔사와 한 몸인 주한미군사가 우리군을 회원국 일원으로 포함시켜 전부 유엔사 사령관의 관할 하에 두려는 의도가 그대로 드러난 것”이라며 “이는 향후 전작권 이양과 관련해서도 여러 논란의 소지를 제공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한미군 “한국군은 정전협정 당사자 아냐”... 전문가 “유엔사 견제 수단 없다”

그러나 이에 관해 이날 주한미군 관계자는 기자와의 전화 통화에서 “한국군이 유엔사 구성국이 아닌 이유가 도대체 무엇이냐”고 반문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가 사용한 적이 없는 회원국이라는 용어는 별도로 하더라도 한국군은 명백하게 유엔사 멤버이며 구성국”이라고 못을 박았다.

이 관계자는 또 “유엔사 구성이나 운영의 전권은 전적으로 유엔사 사령관이 행사한다”면서 “한국(군)이 동의해서 유엔사 사령관이 군사정전위 수석대표를 한국군 장성으로 임명한 것이 한 예”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군)이 동의해서 구성국이나 조직도에 포함시킨 것”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또 “엄밀히 따지면 한국군은 정전협정의 당사자도 아니고 유엔군사령부가 당사자”라면서 “유엔사령부는 유엔사 사령관의 지시와 명령으로 운영된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에티오피아와 룩셈부르크가 구성국에서 빠진 이유’에 관한 질문에도 “그들 나라가 원하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한국(군)도 한국군이 원해서 유엔사 멤버에 포함된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러한 논란에 관해 그동안 ‘유엔사 문제’를 꾸준히 연구해 온 이시우 작가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유엔(UN)과 아무런 관계가 없는 한국 주둔 ‘미군통합군사령부’가 ‘유엔군사령부’라는 가면을 쓰고 있다는 것이 그대로 드러난 셈”이라고 지적했다.

이 작가는 “주한미군사령관이 겸임하는 유엔군사령부도 결국, 주한미군사령관 맘대로 구성과 운영을 할 수 있다는 것”이라며 “사실 우리 정부나 한국군은 거기에 대해 아무런 견제 수단이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향후 전작권이 이양되더라도 유엔사 문제가 정리되지 않는 한 논란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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