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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일본 참여하는 유엔사 강화 반대한다

주한미군의 올해 전략 문서에 ‘유엔군사령부가 한반도 위기 시 일본과의 지원과 전력 협력을 하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지난해까지 없던 새로운 내용이다. 논란이 벌어지자 일단 주한미군은 ‘일본을 통해 전력을 지원한다’을 번역하는 과정에서 생긴 오해라고 해명했다.

지난 5월 31일부터 6월 2일까지 싱가포르에서 열린 제18차 아시아안보회의에서 독일 측으로부터 독일군 연락장교의 유엔군사령부 파견 문제를 아무런 사전 논의도 없는 상태에서 듣게 되는 황당한 일도 있었다. 미국이 우리 정부와 사전협의 없이 독일군의 유엔사 파견을 추진했던 일이다.

유엔사의 역할은 평시 정전협정에 따른 정전유지와 한미연합사 작전을 지원하는 역할로 한정돼 있다. 유엔사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기본적으로 ‘우리의 요청’으로 파견된 형식을 취하고 있다. 만약 한반도 정전을 관리하는 유엔사가 우리 정부의 의사와 무관하게 구성되고 움직인다면 그것이 아무리 사소하더라도 국가주권의 심각한 침해일 수밖에 없다. 당사국으로서 최근 유엔사의 심상치 않은 움직임을 간과할 수 없는 이유이다.

최근 유엔사는 미군이 겸직하는 것이 관례였던 참모들을 별도로 임명하거나 참가국 장군을 부사령관에 앉히는 등 수 십 년 간 없던 일을 벌이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창설 이래 최초로 기자회견을 하기도 했다. 종전선언이 이루어지고 평화협정이 체결되더라도 유엔사는 해체되지 않는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일본의 전력 협력 논란이 단순한 번역 오류로 보이지 않는 이유는 최근 유엔사의 역할을 확대 강화하려는 맥락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유엔사 18개 회원국 중 전력 제공국은 워싱턴선언을 통해 결정된 16개국뿐이다. 참전국이 아닌 일본은 애초에 논의의 대상조차 될 수 없다. 만약 유엔사라는 명목으로 일본의 역할을 확대하려 든다면 우리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일이다.

미국이 주도하는 유엔군사령부가 나토와 같은 ‘다국적 군사기구화’를 모색하는 조짐이 보인다면 가장 직접적인 당자자인 우리로서는 적극적인 대응을 해야 한다. 무엇보다 한반도 비핵화가 적극적으로 논의되고 있고 평화체제 구축의 가능성이 열리고 있는 시점에서 자칫 주변국의 반발을 불러올 유엔사의 역할 확대는 어느 모로 봐도 바람직하지 않다.

유엔사 후방기지 7곳이 일본에 있다. 유엔사의 역할 확대는 일본의 역할 확대와 다를 바 없다. 한반도 위기를 빌미로 일본군이 전범기를 걸고 한반도에 들어오는 일을 꿈꾸는 것이 아니라면 지금의 유엔사 역할 확대 시도는 당장 멈춰져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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