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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시대에 뒤쳐진 신도리코의 직장갑질과 군사문화

11일 서울 성수동 신도리코 본사 앞에서는 신도리코의 구시대적 군사문화와 ‘직장갑질’을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진행됐다. 며칠 전 언론보도를 통해 밝혀진 바에 따르면 신도리코가 여성노동자들에게 외부인사및 임원들의 식사를 위한 테이블 정리와 서빙을 당번을 정해서 강제동원됐고, 수련회 등 행사에 선정적인 춤을 강요당했다고 한다.

매년 간호사들에게 선정적인 춤을 강요한 것이 폭로돼 국민들의 큰 분노를 샀고, 결국 공식 사과했던 한림대 성심병원의 모습을 다시 보는 듯하다.

신도리코는 프린터 복합기를 생산하는 유명한 국내기업으로 국민들에게 매우 친숙할 뿐 아니라 투명하고 깨끗한 이미지의 기업이었기에 이번 일이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

기자회견에서 신도리코 노동조합이 밝힌 여러 ‘직장갑질’ 사례는 여성노동자들에 대한 저열한 인식뿐 아니라 신도리코 경영진의 강압적이고 상명하복의 군사주의를 보여주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여성노동자들에게 출산계획을 물어 보직을 정하고, 자전거를 들고 산에 오르거나 보트로 한강을 건너는 등 수련회를 빙자한 극기 훈련을 일삼는 행태에 혀를 내둘렀다.

신도리코의 이런 구시대적 기업문화의 정점에는 노동조합을 인정하지 않고 노조활동을 방해하고 있는 우석형 회장이 있다. 기업설립 60년 만에 작년 노동조합이 설립되었지만, 노동조합은 1년이 넘도록 단체협약조차 체결하지 못한 채 60일간 천막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노동조합을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집단으로 보는 선민의식이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는 상황이다.

회장일가가 100% 회사지분을 소유하고 있는 대표적인 족벌기업이 평등한 직장문화의 걸림돌이기도 하다. 일감몰아주기, 불투명한 내부거래, 경영권세습의 전형적인 족벌경영의 폐해가 기업문화를 망치고 있다.

며칠 후면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본격 시행된다. 직장 내 괴롭힘의 대다수는 경영진과 사원의 관계에서 발생될 수밖에 없다. 경영진의 노동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없이는 법 시행만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사라지지 않는다.

신도리코만 보더라도 당장 ‘직장 내 괴롭힘 방지’와 관련한 취업규칙 변경을 회사가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노동자들의 의사를 대표하는 노동조합을 대화상대로 인정하지 않는 채로 변경되는 조항들이 노동자들에게 무슨 실효성이 있을지 알 수 없다.

신도리코 경영진은 지금이라도 닫힌 문을 열고 노동조합을 인정하고 허심하게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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