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방청기]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소송’ 재판거래 진실 밝히기의 첫발

*편집자 주 - 박근혜 정권 시절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해산으로 의원직을 잃게 된 김미희 전 의원이 사법농단 사건 중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행정소송 관련 재판거래 사건의 방청기를 몇 차례 기고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헌법이 훼손된 중대한 사건이 ‘양승태 대법원 사법농단’ 사태이다. 사람들의 관심은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박병대 고영한 전 대법관 재판과 실질적인 사법농단 사건의 실무 총괄을 한 임종헌 전 법원행정처 차장 재판에 가 있다. 함께 근무했던 법관이 전현직 고위 법관을 재판해야 하는 ‘셀프재판’ ‘봐주기 재판’이 되지 않도록 두 눈 부릅뜨고 감시해야 할 때이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행정소송에 관여해 기소되고 재판 중인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방창현 전 전주지법 판사, 이규진 양형위원회 상임위원, 심상철 서울고등법원장 재판은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 당사자로 더 관심이 갈 수밖에 없어 매주 1회 열리는 모든 재판에 방청하여 진상규명이 이뤄지는 모습을 법정에서 보려고 한다.

이민걸 피고인은 옛 통합진보당 행정소송 재판 개입, 국제인권법연구회 활동 저지 및 와해 목적 직권남용, 국민의당 국회의원 재판 청탁 관여 혐의로, 이규진 피고인은 헌법재판소 내부 기밀을 수집하고 통합진보당 관련 재판에 개입한 혐의로, 방창현 전 전주지법 부장판사는 법원행정처 요구로 담당 중인 통합진보당 비례지방의원 사건 선고 결과를 누설한 혐의로, 심상철 전 서울고법원장은 통합진보당 의원들의 행정소송 항소심 사건을 특정 재판부에 배당되도록 지시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오직 헌법과 법률, 그리고 법관의 양심에 따라 사법부가 공정하게 판단해 달라고, 억울하게 국회의원 지위를 박탈당한 나의 권리를 구제받기 위해 법원에 행정소송을 냈지만, 사법부가 권력이나 사법부 스스로의 이해관계에 따라 재판거래 배당조작으로 판결했다는 증거 문건이 세상에 드러나면서 무척 놀랐다. 드라마에 나오는 이야기가 현실이었다.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필자 제공

썰렁한 사법농단 법정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판사 윤종섭)는 11일 오전 10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로 기소된 이민걸 전 기획조정실장 등 4명에 대한 3차 공판준비기일 재판을 열었다. 이번 공판준비기일이 끝나면 실제 공판이 시작된다. 준비절차를 종결한 뒤 23일 열리는 1차 공판기일에는 준비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던 이민걸, 방창현, 이규진, 심상철 피고인들도 법정에 나와야 한다.

11일 법정에 검사 8명, 변호인 7명, 기자 13명 그리고 2명의 방청자가 기다리고 있었지만, 재판부 합의 사항 논의가 길어져 재판은 10시 20분에 시작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재판정이 북적대던 것에 비하면 썰렁했다.

검사와 변호인 책상 앞에는 공소 자료와 물 음료수가 있고, 기자들은 노트북으로 재판 상황을 실시간으로 속기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다. 중앙지법 서관 508호 소법정 안에는 달력과 벽시계가 눈에 띈다. 재판 날짜를 점검하고 재판 시간을 잘 지키기 위함이다.

4명 피고인 모두 재판거래 배당조작 관여

4명의 피고인은 헌법재판소와 중앙선관위원회에 의해 박탈당한 통합진보당 국회의원과 비례대표 지방의회의원 등의 의원직 지위확인소송에 대해 재판 대응 전략을 수립하고, 재판이 배당된 재판부를 만나 말과 문건 등으로 ‘헌법재판소와 연관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사건을 각하하지 말고 의원직 상실여부 판단 권한이 헌재가 아닌 법원에 있다는 선언을 넣어 판결해야 한다’는 취지로 압박한 혐의를 받고 있다. 피고인들은 이미 판결한 판결문도 여러 차례 수정하거나 수정하도록 종용하고, 그러한 지시를 담은 문건이 기자에게 전달되자 이를 무마하기 위해 허위 해명자료를 작성한 혐의도 받고 있다.

또한 피고인들은 국회의원 항소심 관할법원인 서울고등법원의 법원장에게 사건이 배당되기 전에 미리 특정 재판부에 배당되도록 요구하고 할당하는 식으로 배당을 조작한 혐의까지 받고 있다. 그리고 대법원 상고심을 앞두고 오직 법률에 의한 판결보다는 헌법재판소와의 관계에서 우위에 서기 위해 소의 이익이 있다고 논리를 개발하고, 전원합의체에 회부되도록 모의하고 시행하여 재판에 개입했다는 내용이다.

그동안 준비기일 재판에서 변호인들은 검찰이 주장하는 공소장 변경 사실 대부분을 인정했다. 다만 공소장 일본주의 위배에 대해서는 이의를 제기했다. ‘공소장 일본주의’란 검사가 기소할 때 원칙적으로 공소장 하나만을 법원에 제출해야 한다는 원칙이다. 법원이 예단을 갖게 할 서류나 기타 물건을 첨부·인용해서는 안 된다는 것으로 증거능력이 없는 미검증된 증거를 제출해 재판부에 예단을 주어서는 안 된다는 취지다.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에 대한 내용이 피의자 혐의와 다르게 많이 적시되었다는 문제제기다.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
이민걸 전 법원행정처 기획조정실장ⓒ김슬찬 기자

임종헌 등 새로운 증인 채택, 재판절차 진행

임지봉, 조승연, 조석제, 이현숙 4명의 증인 신청이 철회되고 이종석, 임종헌, 김영현이 새로운 증인으로 채택되었다. 전주지법 2명의 현직 판사 증인 채택은 검찰이 신문 필요성을 상세하게 의견서로 제출하면 추후 판단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현직 판사 증인 채택에 고심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수차례 소환했으나 불응하고 진술서도 형식적으로 작성하여 제출했기에 증인 신문이 불가피하다는 검찰의 주장은 추후 판단하기로 했다.

재판부는 추후 재판절차에 대해 공소사실과 비교적 관련이 적은 심상철 피고인과 방창현 피고인에 대한 증거조사를 먼저 진행하자고 제안했으나, 검찰과 심상철 피고인측 변호인이 이의를 제기했다. 검찰은 “공소사실은 시간 순서대로 적시돼 있다”며 “심상철 피고인이 재판부 배당에 개입하게 된 이유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과 관련이 있다”고 부연 설명했다.

심상철 피고인측 변호인도 재판부 배당은 공소사실과 관련이 없는 것으로 아는데 재판 시작부터 피고인에 대한 사건을 먼저 진행하면 부담이 된다며 이의를 제기해, 재판부는 재판진행과 관련해서는 다시 검토하기로 했다.

1차 공판기일 시작, 재판 속도 낼 듯

재판부는 1차 공판기일인 23일 오후 2시에 당시 전산국 직원이었던 박모 씨를 증인으로 불러 법원의 재판부 자동 배당 시스템이 어떤 원리로 이뤄지는지와 배당시뮬레이션을 검증할 예정이다. 검찰은 법원행정처로부터 임의제출을 받아 분석 데이터 결과를 내고 CD 저장 작업을 했다며 증인신문을 통해 검증하겠다고 했다. 재판장은 검찰이 자체 분석한 내용이 들어가 있어 수사 기관이 작성하지 않은 자료를 제출해 달라고 요구했다. 변호인이 부동의한 상태에서 증거물로 가능한지 재판부가 판단하겠다고 했으나 23일 증인신문 과정에서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재판 배당과 관련한 현직 판사 통화 녹취 파일도 법정에서 향후 공개될 예정이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재판 배당조작 진상이 밝혀질 지 주목된다.

공판기일에 검찰은 증거관련 요지를 1시간 정도 PPT로 표목을 언급하는 선에서 설명할 예정이고 피고인 모두진술은 이민걸 40분, 이규진 30분, 방창현 15분 심상철 10분 정도 할 예정이다.

재판부는 4명의 피고인들에게 재판 쟁점이 되는 구체적인 석명을 요구하는 방대한 내용을 밝혔다. 재판 속도를 내려는 재판부의 의지가 돋보였다. 피고인측 변호인은 직권남용 공소제기가 자의적이라면서 위법성 인식이 없었고 행정적 사법적 행위였고 관행적이었다는 주장을 되풀이했다. 10시 20분에 시작한 재판은 점심시간 없이 오후 1시 30분에 끝났다.

4명의 피고인 변호인들은 양승태, 박병대, 고영한의 변호인들처럼 재판 지연 전략을 쓰지는 않았다.

첫 공판기일 이후에는 매주 목요일 1회 재판이 진행될 예정이다. 통합진보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해 매주 두 눈 부릅뜨고 방청할 예정이다. 사법농단 재판은 역사에 기록될 재판이 아닌가?

7월 10일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 소송의 조속한 판결을 요구하는 탄원서명에 참여한 시민 1만6,410명의 서명을 대법원에 전달했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지위확인소송의 재판거래 배당조작의 실체규명이 되고 명예회복이 되길 바란다.

다음 재판(제1회 공판기일)은 7월 23일 화요일 오전 10시 311호 법정에서 열린다.

김미희 전 통합진보당 국회의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