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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역사적 순간마다 ‘한반도 평화 지지’ 국회 결의안 발의한 박선숙 의원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기대하며 대표발의한 결의안이 어느덧 7개나 된다. 북한과 미국의 극한 대립이 있었던 2017년 8월에 낸 ‘한반도 긴장고조 및 전쟁위협 행위 중단 촉구 결의안’부터 올해 7월 초에 낸 ‘판문점 북미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 회동 환영 및 북미 대화의 실질적 진전 촉구 결의안’까지다. 그사이에 이뤄졌던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을 지지하거나 촉구하는 결의안을 계속 발의했던 것이다. 박 의원도 이를 다시 세면서 “많이 했네요”라고 새삼 감탄했다.

하지만 이들 결의안은 지난해 정부가 국회에 제출한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통일을 위한 판문점선언’에 대한 비준동의안과 함께 국회에 발이 묶여 있는 상태다.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에 대한 평가를 두고도 여야가 마음을 모으지 못하고 있는 탓도 있다. 20대 국회 임기가 1년도 채 남지 않은 가운데 박 의원의 속은 그만큼 타들어 가고 있다.

국회 한반도평화포럼 대표인 박 의원은 지난 9일 국회에서 가진 민중의소리와의 인터뷰에서 “이 문제는 정치적 입장이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인가 하는 지향의 문제”라며 “그 지향은 여야나 진보·보수를 떠나서 누구나 가능한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하고, 제가 이번에 발의한 결의안에 그 방향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고 있다. 2019.06.30.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 군사분계선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군사분계선을 넘어 오고 있다. 2019.06.30.ⓒ뉴시스

“판문점 회담이 보여주기 쇼? 역사적인 맥락에서 봐야”
“보수도 한반도 평화 반대하지 않을 것”

박 의원은 판문점 북미정상회담이 열리기 보름 전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정착을 위한 남북정상회담 및 북미정상회담 촉구 결의안’을 대표발의했다. 판문점 북미정상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전격적으로 열렸던 것으로,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박 의원은 당시 결의안을 낸 데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정상회담을 위해 방한하는 이 시점이 남북정상회담과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는 기회이고 지금 이 타이밍을 놓치면 다시 기회를 마련하기가 상당히 쉽지 않다고 생각해서 (이번에) 만나야 한다는 촉구였다”라며 “만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과 함께 판문점으로 향한 당일, 박 의원은 TV를 통해 그 모습을 지켜봤다. 박 의원은 “트럼프니까 하는구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

박 의원은 “클린턴 대통령 이래로 미국의 민주당 정부가 남북관계와 한반도 문제에 크게 집중하지 않았던 게 사실”이라며 “한국에서 보수정부가 10년 집권하는 동안에 한미관계 속에서 한반도 북핵 문제와 한반도 평화에 집중해달라, 이 문제에 우선적으로 관심을 가져달라고 적극적으로 요청하지 않은 것도 이유가 되겠지만, 오바마 대통령 재임 기간에는 한반도 문제가 우선 순위에서 밀렸다”라고 돌아봤다. 그러면서 “공화당 출신인 트럼프 대통령이 이 문제의 해결자로 자임하고 나선 것은 우리에게 기회”라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이번 판문점 북미정상회담과 남북미 정상 회동은 그 자체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하노이 회담 이후 교착상태였던 북한과 미국이 만난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라며 “그 만남의 장소가 판문점이고 또 군사분계선을 트럼프 대통령이 걸어서 넘어갔다. 분단의 현장에서 대화와 화해의 회동이 성사됐다는 것에 의미가 있다”라고 진단했다.

박 의원은 보수진영에서 ‘아무 성과도 없는 보여주기 쇼’라는 혹평이 나오고 있는 데 대해서는 “역사적인 맥락에서 봐야 한다”라고 반박했다.

그는 “그 자체를 반대하거나 하지 말았어야 했다고 말하는 사람은 없다. 제가 기억하기로는 야당에서도 회동과 회담 자체에 대해서는 평가했다”라며 “문제는 이 의미를 어떻게 볼 것인가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 의미는 판문점 회동과 회담을 한 사건으로만 봐서는 제대로 평가할 수 없고, 역사적인 맥락에서 본질을 봐야 한다”며 “66년 만에 지구상에 남아있는 유일한 냉전의 현장에서 냉전을 해체하기 위한 회동이 이뤄졌다고 평가한다”라고 부연했다.

박 의원은 또 “일각에서는 이벤트가 아니냐, 이런 얘기를 하는데 하나의 장면에서 시작되어 길이 열리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의원은 문재인 대통령의 역할에 대해서도 “이번에 문 대통령이 한발 뒤로 물러선 것은 잘 했다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만나는 게 중요하기 때문에, 굳이 3자 회동이나 3자 회담을 고집할 이유가 없었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도 (문 대통령을) 상당히 배려한 것으로 보였다”라며 “그래서 3자 회동과 대화도 이어진 게 아닌가 싶다”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끝내고 나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6.30.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상회담을 끝내고 나오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6.30.ⓒ뉴시스

그러면서 박 의원은 “앞으로 어떻게 그 의미를 살려나갈 것인가 하는 고민이 이번에 낸 결의안에 다 담겨있다”라며 “실질적으로 북미 대화가 진전돼 한반도의 냉전을 해체하고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북한의 핵 문제가 해결되는 한반도 평화프로세스가 진행되길 기대하고 촉구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박 의원은 “여야를 떠나, 이걸 반대할 사람은 없다고 본다”라며 “이 결의안을 준비하면서 그런 점까지 염두에 뒀다”라고 밝혔다. 그는 “이 문제는 정치적 입장이나 이념의 문제가 아니고,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냐에 대한 지향의 문제”라며 “그 지향은 여야나 진보·보수를 떠나서 누구나 가능한 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방향이어야 하고, 제가 이번에 발의한 결의안에 그 방향이 담겨있다고 생각한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그는 “북한의 핵 문제 해결 문제에 대해 누구보다도 완고한 입장을 견지하고 있는 게 트럼프 대통령 아닌가.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 트럼프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난 것”이라며 “북한이 핵 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상태에서 북미 정상이 만나야 한다고 한다면, 앞뒤가 바뀐 얘기”라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보수도 이제는 한반도의 평화 반대하는 것이 아니라면, 어떤 대안을 만들어야 하는 때"라고 당부했다.

박 의원은 향후 전망에 대해선 “미국과 북한의 실무진이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을 충분히 대변할 수 있는가 이러한 문제에 대한 타산도 끝났다고 생각한다”라며 “대화는 생각보다 속도감 있게 진행될 수 있을 것”이라고 관측했다.

또 “하루아침에 ‘일괄타결’로 모든 문제 풀어낼 수는 없다. 단계적으로 접근할 수밖에 없다”라며 “그런 단계적 접근에 대해 트럼프 정부가 일정하게 이해하고 답을 찾고 있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사실상 종전선언을 한 것이 아니냐’고 문대통령이 해석했는데, 그것은 국내를 설득하기 위한 것보다는 북한에 들으라고 하는 소리일 수 있다고 본다”라며 “미국이 이렇게 성의 표시를 했으니 그만큼 북한도 성의를 보여야 한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선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결의안들
박선숙 의원이 대표발의한 결의안들ⓒ국회 홈페이지 캡처

“국회가 목소리를 내야 한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 정착을 위해 박 의원은 국회도 발 벗고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대표발의한 결의안이 많은 의원들의 지지로 통과되는 건, 국제사회에도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달해줄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하지만 그 과정은 순탄치만은 않다. 결의안 발의는 어렵지 않았지만, 이후 결의안이 상정돼 논의될 때까지 무한정 기다리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박 의원은 “우리는 법안이나 결의안을 10명 서명 받아서 발의하면, 그 다음에 (상임위) 회부나 논의가 이뤄질 때까지 기다려야 하는데, 미국은 결의안을 제출해놓고 동의하는 사람을 계속 늘려간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박 의원은 로 칸나 미국 민주당 하원의원의 사례를 언급했다. 박 의원은 “로 칸나 의원은 정전협정을 평화협정으로 바꾸자는 결의안을 하노이 회담 이후 제출했다”라고 밝혔다. 지난달 박 의원이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에도 로 칸나 의원은 결의안 서명 동참자를 39명까지 늘렸다고 한다. 박 의원은 “저도 그렇게 하고 싶다. 결의안을 제출하고 언제 한번 다뤄줄지 하세월 기다리는 게 아니라, 차근차근 설득하면서 동의하는 의원을 한명 한명 늘려가고 싶은데 시스템상 불가능해 기다릴 수밖에 없다”라고 토로했다.

박 의원은 “저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이 문제를 제기하고 미국과 국제사회에 한국의 국회도 잠자고 있지 않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국회의원 300명 중 한 명이지만 헌법기관으로서 국회의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라고 밝혔다.

박 의원은 문희상 국회의장이 “남북관계에도 새로운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라며 ‘국회방북단’ 추진 계획을 발표한 데 대해서도 “국회가 그렇게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환영했다. 그는 “평양에 가서 어떤 이야기를 할 것인지는 각각 입장의 차이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아예 가지도 않고 만나지도 않고 목소리도 내지 않는 게 제일 좋지 않은 상태라고 생각한다”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박 의원은 “서로 생각을 좁히기 위해서는 많은 과정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라며 “남북관계가 개선돼서 정치·경제·사회·문화 교류가 확대된다면 이를 토대로 남북 간에 여러 가지 차이들이 극복될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특히 북미관계의 진전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한발씩 나아간다면, 그것은 남북관계에도, 국내 여야 간 의견 차이에도 상당히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이라며 “이후에는 시간문제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DJ는 좋은 선생님이자 감독관...큰 숙제 안고 있는 셈”

박 의원이 이처럼 의정 활동하는 데에는 자신의 정치 이력과도 무관하지 않다. 박 의원은 김근태 전 민주당 상임고문과 함께 민주화운동청년연합 활동을 하며 시민운동을 하다 1995년 새정치국민회의 부대변인을 시작으로 정계 입문했다. 이후 김대중 정부에서 청와대 공보수석비서관과 대변인을 지내며 ‘청와대 첫 여성 대변인’으로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참여정부에서는 환경부 차관을 역임했다. 2008년 18대 총선에서 통합민주당 비례대표 13번으로 국회에 처음으로 입성했다.

박 의원은 “김근태 선배와 오랫동안 같이 일하고, 김근태 선배에게 민주주의는 무엇인가, 민주주의는 어떻게 실천해야 하는가를 많이 배웠다”라고 밝혔다. 또 고 김대중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저에게는 좋은 선생님이기도 하고, 감독관이기도 하다”라며 “DJ를 만나서 보고 배울 기회가 있었다는 건 한편으,로는 큰 기회이고 행운이었고 다른 한편으로는 제가 그 이후에 살아가는데 큰 숙제를 안고 있는 셈”이라고 전했다.

박 의원은 특히 “김대중 대통령은 1970년 야당 대통령 후보가 되면서 처음으로 한반도 평화 구상을 밝혔다. 남북이 합의하고 미·일·중·러가 동행하는 평화적인 통일 비전을 꺼냈다”라며 “하지만 김대중 대통령은 한반도 평화통일을 주창했다는 이유로 ‘빨갱이’로 몰려 평생 고난의 시기를 보냈다”라고 밝혔다.

그는 “김 대통령은 이에 굴하지 않고 평생 소신을 지켜 2000년 평양으로 갔다. 그때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두려움을 넘어 여기까지 오신 김대중 대통령에게 경의를 표한다’고 했다”라며 “그건 북한이라는 상대에 대한 두려움보다도 30년 동안 소신을 지키기 위해 견디고 싸워야 했던 그 오랜 세월의 두려움과 고통 넘어선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 의원도 당시 6.15 남북정상회담 수행원으로 평양을 방문한 바 있다. 그는 “이는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실천하는 계기였고, 지금 다시 복원되고 있는 중”이라고 강조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선숙 바른미래당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 집무실에서 민중의소리와 인터뷰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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