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김현미 장관 “이제는 때가 됐다”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논란 일축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19.07.12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가운데)이 12일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를 듣고 있다. 2019.07.12ⓒ정의철 기자

“이제는 때가 됐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12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회의에 나와 ‘민간택지 분양가 상한제’ 도입 의사를 재확인했다. 김 장관은 “굉장히 오래 봐 왔고, 신중하게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데, 이제는 좀 때가 되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김 장관이 때가 왔다고 말 할 정도로 최근 집값 상황은 심상치 않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이 지난 주 상승세로 돌아선 이후 꾸준히 오르고 있다. 강남을 중심으로상승세를 보이던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최근 상승세가 강북지역으로 확산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9‧11일 대책 이후 하향 안정세를 보이던 아파트 가격이 다시 들썩이고 있는 것이다.

지난 11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강남(0.05%), 서초(0.03%), 송파(0.03%) 등 서울 강남지역은 최근 3주 연속 상승했다. 강남4구 중 유일하게 하락세였던 강동구(0.00%)도 7월 2주째 들어 보합세로 돌아섰다.

상승세는 강북으로 확산하고 있다. 용산‧광진‧성동‧노원‧서대문구가 일제히 0.02% 올라 상승세를 주도했다. 서울과 붙어 있는 광명(0.38%), 과천(0.23%)도 오름세로 돌아서 강남에서 시작된 아파트값 상승세가 강북을 넘어 수도권으로 퍼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최근 아파트값 상승세를 주도하고 있는 원인을 일부 인기 재건축 단지라고 보고 있다. 시장 자체는 안정적이지만 고가 재건축 아파트 가격이 오르면서 집값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가격 상승이 이어지고 있는 강남구는 최근 대부분의 거래가 재건축 단지에서 나왔다. 일부 재건축 단지에서는 1년 전에 비해 7배 가량 늘어난 경우도 있었다. 이 과정에서 가격이 수억원 이상 오른 거래가 속출했다.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이 “9·13 대책 이후 주택시장은 34주 연속 하향 안정됐다”며 “고가 재건축에만 생긴 이상징후”라고 말한 배경이다.

때문에 정부는 민간택지(재건축단지) 분양가 상한제 적용을 강화하겠다는 방침이다. 재건축시 기대이익을 노린 투기수요에 우선 대응하기 위해 민간택지에도 분양가 상한제를 도입함으로서 집값 상승을 막겠다는 취지다.

분양가상한제는 주택을 분양할 때 택지비와 건축비에 건설업체의 적정 이윤을 보탠 분양가격을 산정해 그 가격 이하로 분양하도록 하는 제도다. 공공택지에는 의무적으로 적용되고 재건축과 같은 민간택지에는 선별적으로 적용한다. 문제는 최근 집값 상승을 주도하는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할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준이 너무 까다롭다는 점이다. 적용 장벽이 높다보니 2014년 이후 민간택지에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된 적은 없다.

아파트 단지 자료사진
아파트 단지 자료사진ⓒ김슬찬 기자

현행대로라면 분양가 상한제는 3개월간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두 배를 초과해야 한다. 기준을 충족해 검토를 시작하면 다시 3가지 조건을 만족해야 한다. 우선 해당 지역에서 분양된 가격이 △12개월 평균 분양가 상승률이 물가 상승률의 두배 초과, △직전 2개월간 청약경쟁률이 5대1 초과 또는 전용 85㎡ 이하 청약경쟁률 10대1 초과 △3개월간 아파트 거래량 전년 동기 대비 20% 이상 증가 등의 요건 중 하나에 해당돼야 한다. 적용 조건이 까다로워 사실상 무용지물이었다. 지난 2014년 이후 지금까지 이 조건을 충족한 지역이 없었기 때문에 민간택지 아파트에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적은 없었다.

정부는 지정요건을 완화해 일부 지역에서 분양가 상한제를 적용하겠다는 구상이다. 복잡한 변동률 조건들을 삭제하고 부동산 투기 규제지역으로 요건을 바꿔 버리면 규제를 효과적으로 적용할 수 있다. 재건축을 준비하는 주민들 입장에선 매우 충격적인 정책이다. 재산권 침해 문제 등을 주장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법적 위험을 면밀히 검토해야 할 이유다. 집값 상승률에 대한 기준을 완화하는 우회로도 있다. 적용 대상을 소급 적용할지 여부도 민감한 사항이다. 국토부가 어떤 선택을 할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고 있다.

국토부가 어떤식으로 제도를 마련하든 이해 관계가 얽힌 당사자들에게는 ‘부작용’으로 보일 가능성이 크다. 로또 분양 우려가 대표적이다. 주변보다 낮은 가격으로 새 아파트를 분양 받으면 개발이익이 최초 분양자에게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리다.

김현미 장관은 이날 국회에서 “일부에서 로또 분양 등 우려를 제기하며 최초 분양자에 대한 특혜를 우려 하지만 반대로 분양가 상한제를 실시하지 않았을 경우 그 특혜를 누가 가져가는 지도 생각해 봐야 한다는 지적이 있다”고 강조했다.

분양가가 낮아지면 건축비가 축소되고 품질이 낮은 아파트가 양산된다는 주장도 있다. 김 장관은 “ 분양가의 건축비 외에 가산비로 보충이 가능하기 때문에 품질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반박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은 “국토부가 아파트를 분양 받으려는 무주택 서민을 중심으로 시행령이나 규칙을 만들 것인지 아파트를 공급하는 건설업계의 이익을 중심으로 할 것인지 원칙과 철학을 확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홍민철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