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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노무사 상담일지] 내 삶에 노동조합이 필요할 때

노동조합, 어렵지 않아요

가끔 사무실로 노동조합 결성이나 가입 방법에 대해 문의하는 전화가 걸려 옵니다. 제 지인들 중에서도 노동조합 가입을 고민하는 분들이 많이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용기를 내어 노동조합 가입을 하려 하다가도 불이익이 두려워서 망설이는 경우도 있고, 노동조합 가입을 ‘마지막 수단’으로 생각하는 경향도 존재합니다.

우리 헌법은 ‘노동3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노동3권이란 단결권, 단체교섭권, 단체행동권을 의미하는데 쉽게 말해 노동조합을 만들 권리, 노동조합을 통해 사용자와 교섭할 권리, 교섭이 뜻대로 되지 않을 경우 파업을 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합니다.

하지만 노동조합 가입과 활동이 헌법으로 보장된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노동자는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한국의 노동조합 조직률은 아직 10% 언저리에 머물고 있고 노동자들에게 노동조합이란 어딘가 부담스러운 존재로 남아있습니다. 그러나 막상 접해보면 노동조합은 그리 멀고 어려운 존재가 아닙니다. 우리 생활과 밀접한 관련이 있고 결성과 가입 절차도 생각보다 복잡하지 않습니다.

고용노동부가 2018년 12월 발표한 노조 조직률 및 조압원수 추이
고용노동부가 2018년 12월 발표한 노조 조직률 및 조압원수 추이ⓒ고용노동부

늘어나고 있는 노동조합 가입률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노동조합 가입률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습니다. 민주노총은 작년 4월 기자회견을 열어 1년 사이에 무려 76,447명의 조합원이 증가했다며 노동조합 조직률 10% 시대를 넘어 20% 시대로 가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한국노총 역시 작년 2월 기준 조합원 100만명을 넘겼다며 조합원 200만명 시대로 나아가겠다는 계획을 발표했습니다.

촛불혁명으로 정권을 교체했다는 자신감과 성장한 권리의식, 그리고 더 이상 노동조합을 한다고 해서 정권의 탄압을 받지는 않을 것이라는 안도감이 노동조합의 양적 성장을 가져오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내 삶을 바꾸는 노동조합

최근 노동조합 가입률이 증가하고 있는 가장 큰 이유는 노동조합을 통해 노동조건 향상과 고용안정을 가져올 수 있다는 사회적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노동조합이 있는 사업장에서는 함부로 조합원인 노동자를 해고할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는 전반적으로 임금수준이 높으며 회사가 함부로 임금을 저하시키거나 근로시간을 회사 마음대로 변경할 수 없습니다. 노동조합이 있는 회사에서는 회사가 산업안전 관련 기준을 더 철저히 준수하기 때문에 노동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이 없던 사업장에서 새로 노동조합을 만든 노동자들이 많이 하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노동조합을 만든 것만으로도 ‘사람대접을 받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관리자들이 노동자들을 부르는 호칭부터 ‘아줌마’에서 ‘여사님’으로 바뀌고 번듯한 휴게공간이 생기는가 하면 잔심부름을 시키거나 인격모독을 하는 잘못된 관행이 현저히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주최로 개최된 ‘비정규직 철폐, 공정임금제 쟁취! 2019 총파업 투쟁승리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노동자 총파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7.03
3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전국학교비정규직연대회의 주최로 개최된 ‘비정규직 철폐, 공정임금제 쟁취! 2019 총파업 투쟁승리 학교비정규직(교육공무직) 노동자 총파업대회’에서 참가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07.03ⓒ김철수 기자

노동조합 가입하기와 설립하기

노동조합에 가입하면 좋다는 공감대는 늘어가고 있지만 막상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고, 낯설게 느껴지는 경우도 많을 겁니다. 하지만 노동조합 가입은 어렵지 않습니다.

금속노조, 학교비정규직노조와 같은 노동조합 이름을 들어보셨을 겁니다. 이런 노동조합들은 사업장별로 결성이 되어 있는 것이 아니라 각 산업별로 노동자들을 조직하고 있기 때문에 ‘산별노조’라고 불립니다. 이 산별노조에 가입하기 위해서는 별도의 노동조합 결성 절차가 필요 없고, 자기와 맞는 노동조합에 노동조합가입서를 제출하고 소정의 조합비를 납부하기만 하면 됩니다. 그리고 자기 사업장에 같은 노조에 가입되어 있는 노동자들이 민주적으로 의논하여 산별노동조합의 지회나 지부를 결성할 수 있습니다.

기업별 노동조합은 조금 다릅니다. 기업별 노동조합은 각 사업장별로 결성되어 있는 노동조합으로서 일반적으로 산별노조에 비해 교섭력과 연대성이 약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고, 각 사업장의 특성을 잘 반영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자기 사업장에 결성되어 있는 기업별 노동조합에 가입할 수도 있고, 만약 없다면 기업별 노조를 결성할 수 있습니다. 노동조합을 결성하고자 하는 노동자들이 모여 발기인 모임이나 설립위원회를 구성하고, 규약을 작성 후 창립 총회를 개최하여 규약의 제정 및 임원의 선출을 통해 노동조합을 설립하게 됩니다. 노동조합을 새로 결성할 경우 관할 행정관청에 설립신고서, 규약, 총회 회의록을 첨부하여 설립신고를 하고 신고증을 교부받아야 합니다.

그동안 노동조합에 대해 접하거나 교육받아 본 적이 없기 때문에 이런 절차조차 어렵게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노동조합에 가입하려 하건 새로 만들려고 하건 정당한 권리를 지키고자 하는 마음만 있다면 분명 도와줄 사람이 있다는 것입니다. 내 삶에 노동조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드신다면 작은 용기를 내어 노동조합이나 노동법 전문가에게 상담과 도움을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김종현 노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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