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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예산도 깎였다…한국당 반대로 삭감된 추경예산은?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9.08.01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오른쪽)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지난 1일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대화하고 있다. 2019.08.01ⓒ정의철 기자

정부가 지난 4월 25일 국회에 제출한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험난한 과정을 거쳐 지난 2일 국회 문턱을 통과된 가운데, 자유한국당의 반대로 청년 일자리와 복지 분야 관련 예산이 대폭 삭감돼 아쉬움을 남겼다.

당초 정부는 △경기 하강 △포항 지진·강원 산불 등 재해 지역 지원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 등에 대응하기 위해 6조 6천837억원 규모의 추경안을 편성했지만, 국회 심사 과정에서 원안보다 8천568억원이 삭감된 5조 8천269억원이 의결됐다.

추경 심사를 담당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 따르면, 이번 추경에서 대거 삭감된 분야는 일자리와 복지 관련 예산들이다. 여당은 경기 부양 등을 이유로 원안을 고수했지만,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이들 예산을 '총선용 예산'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반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관련 예산은 원안보다 123억 5천억원이 삭감됐고, '희망근로 지원사업' 역시 원안보다 24억원이 삭감됐다. '지역공동체 일자리'도 66억원이 깎여 나갔다.

또한 구직급여 4천500억원, 전직 실업자 등 능력개발 지원 410억원, 신중년 사회공헌활동지원 41억원, 취업성공패키지지원 34억원, 고용창출장려금 720억원 등이 삭감됐다. 특히 고용창출장려금이 큰 폭으로 깎이면서 당초 정부에서 3만 2천명을 지원하려 했던 계획이 틀어져 2만 4천명만 지원하게 됐다는 게 더불어민주당 정책위 측의 설명이다.

복지 예산도 대폭 손질됐다.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은 129억원이 깎였고, 의료급여 경상보조는 762억원이 손질됐으며, 생계 급여도 54억원이 삭감됐다.

'추경 예산 깎았다'며 기뻐한 나경원
"예산 역사상 유례없는 일, 한마디로 새 역사 쓴 것"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원안(6조7천억원)에서 8천700억원이 삭감된 5조8천3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가결되고 있다. 2019.08.02
지난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원안(6조7천억원)에서 8천700억원이 삭감된 5조8천3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가결되고 있다. 2019.08.02ⓒ정의철 기자

추경 예산이 당초 정부 원안보다 대폭 손질되자,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쾌거를 이뤘다'며 자화자찬을 늘여 놓았다.

나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예결특위에서 추경 심사가 거의 마무리된 가운데 열린 의원총회에서 "실질적으로는 저희가 1조 5천억원 가량을 삭감했다"며 "이것은 예산 역사상 유례없는 일이고, 한마디로 새역사를 썼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정치권 안팎에서는 이번 추경이 당초 편성 취지를 제대로 달성하지 못한 '누더기 추경'이라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여당인 민주당은 민생에 필요한 예산을 삭감했다며 자랑한 자유한국당을 향해 강하게 비판했고, 정의당 역시 아쉬움을 드러냈다.

민주당 홍익표 수석대변인은 지난 3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나 원내대표의 자화자찬을 거론하며 "나 원내대표가 자유한국당이 삭감한 내용을 알고 얘기했다면, 자유한국당은 앞으로 일자리 창출과 중소기업 지원을 주장할 자격이 없는 '민생 민폐 정당'임을 자임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홍 수석대변인은 "내용도 모르고 얘기했다면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자질도 자격도 논할 가치조차 없을 따름"이라며 "민생, 민생하면서 추경처리를 100일간 지연시키고, 심사지연도 모자라 일자리와 중소기업 지원 예산 삭감을 성과로 주장하는 나 원내대표와 자유한국당의 태도에 개탄을 금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정의당 박원석 정책위의장과 예결특위 위원인 여영국 의원도 같은 날 정책논평을 통해 "민생추경 중 희망근로 지원사업, 지역주도형 청년일자리사업, 고용창출장려금사업 등 미세먼지 추경 중 저소득층 미세먼지 마스크 보급 사업, 지역아동센터 공기청정기 지원 예산, 경비경찰활동 예산 등의 감액은 일자리·미세먼지 추경이라는 이번 추경안의 취지를 훼손하였다"며 "추경의 취지대로 제대로 심사가 되었는지에 대해서는 의구심을 거둘 수 없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한편, 국회는 지난 2일 밤 9시가 되어서야 추경안을 통과시켰다. 이는 추경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99일 만으로 역대최장 기록을 세운 지난 2000년에 이어 두 번째로 늦게 처리된 것이다.

이처럼 추경이 '늑장 처리'된 원인으로는 자유한국당의 발목잡기가 지목되고 있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은 추경 처리를 위한 조건을 연달아 제시하면서 추경 처리를 막아왔고, 이로 인해 추경 처리 및 집행 시기가 늦어지면서 그 효과가 반감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원안(6조7천억원)에서 8천700억원이 삭감된 5조8천3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재석 228인 중 찬성 196인, 반대 12인, 기권 20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19.08.02
2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원안(6조7천억원)에서 8천700억원이 삭감된 5조8천300억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추경)안이 재석 228인 중 찬성 196인, 반대 12인, 기권 20인으로 가결되고 있다. 2019.08.02ⓒ정의철 기자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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