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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美 국방부 “지금이 중거리미사일 기지·배치 논의 적기... 동맹과 대화할 것”
미 육군전술미사일(Precision Strike Missile) 발사 장면. 미국은 최근 INF 조약을 탈퇴하고 이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려 정밀타격미사일(Precision Strike Missile)을 개발하고 있다.
미 육군전술미사일(Precision Strike Missile) 발사 장면. 미국은 최근 INF 조약을 탈퇴하고 이 미사일의 사거리를 늘려 정밀타격미사일(Precision Strike Missile)을 개발하고 있다.ⓒ록히트 마틴사 공개 사진

미국 국방부가 파문이 일고 있는 중거리미사일을 개발하는 단계에 있다면서 지금이 기지 선정과 배치를 동맹과 논의할 적절한 시기라고 공식적으로 밝혔다. 즉 중거리미사일의 아시아 지역 배치 의사를 분명히 드러낸 셈이다.

이는 마크 에스퍼 미국 국방부 장관이 지난 3일(이하 현지시간) 미국 중거리미사일의 아시아 배치 문제에 관해 “그렇게 하고 싶다. 몇 개월 내에 (배치를) 선호한다”고 밝힌 이후 미 국방부가 이를 공식적으로 확인해준 것이다.

또 미 국방부의 이러한 답변은 미국이 한국에 중거리미사일의 배치 의사를 묻는 과정에서 나왔다는 점에서도 파문이 커질 전망이다. 현재 방한 중인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이를 우리 정부에 공식·비공식적으로 요구할 가능성이 그만큼 커진 셈이다.

미 국방부 공보실은 8일 기자가 ‘미국의 중거리미사일을 한국에 배치할 계획이나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성실하게 (중거리핵전력) 조약을 준수했기 때문에, 미국의 새로운 능력을 개발하기 위한 노력은 단지 이제 시작됐다”고 밝혔다.

이 답변은 미국이 그동안 러시아와 중거리핵전력(INF) 조약을 준수했기 때문에 이 조약에서 금지하고 있는 중거리미사일을 개발할 수 없었다고 밝힌 것이다. 미국은 지난 1일 INF 조약을 공식 탈퇴하면서 이 조약에 영향을 받지 않고 중거리미사일을 개발한 중국 견제 등을 탈퇴 이유로 제시한 바 있다.

미 국방부는 이어 “우리는 아직 (중거리미사일의) 비행 테스트와 개발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금이 중거리미사일의) 기지 선정과 배치를 논의할 적절한 시기”라며 “우리의 동맹과 파트너들과 이러한 형태의 대화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국방부 데이비드 이스트번 동아시아 담당 대변인도 이날 이에 관해 “우리는 우리의 인도·아시아 태평양 지역 동맹과 파트너들과 옵션(option)을 논의하고 있는 중”이라고 밝혔다. 중거리미사일의 배치를 위해 한국과 일본 그리고 호주 등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미국 동맹국들과 논의를 하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한 셈이다.

또 미 국방부의 이러한 답변은 미국이 INF 조약을 공식 탈퇴하기 이전부터 이미 중거리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해왔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이기도 하다. 미국은 그동안 과거 1987년 러시아와 체결한 INF 조약의 탈퇴를 시사해왔고 지난 2월 1일 탈퇴를 선언하고 지난 8월 1일에 공식 탈퇴했다.

하지만 미국은 INF 조약 공식 탈퇴와 동시에 중거리미사일의 아시아 지역 배치 의사를 표명해 중국의 강한 반발을 사고 있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이러한 시도는 다시 동아시아에서 ‘쿠바 미사일 위기’에 버금가는 위기를 불려올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특히, 중국 외교부는 이러한 미국의 시도에 관해 “미국이 아시아 지역에 중거리미사일을 배치하면 절대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며 “대응 조치를 할 수밖에 없다”고 강력하게 반발했다. 또 “어떤 국가가 중국의 문 앞에서 소란을 일으키는 것은 더욱이 용납할 수 없다”며 경고했다.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나 이번 미 국방부의 공식 답변에서는 아시아의 배치 예상 지역을 구체적으로 언급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일본이나 한국에 배치될 가능성을 크다고 전망한다. 이에 관해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5일, 사설에서 “한국과 일본이 미국 아시아 정책의 총알받이가 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경고하기도 했다.

한편,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관계자도 이날 기자가 ‘중거리미사일의 한국 배치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는 특정한(specific) 군사적 계획에 관해서는 언급하지 않는다”고 답변했다. 배치할 의사나 계획이 없다고 완전히 부정하지 않은 셈이다.

미국 정부의 입장을 종합하면 현재 방한 중인 에스퍼 미 국방장관이 방위비 분담금의 증액 요구와 함께 중거리미사일의 한국 배치를 강하게 요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만일 이 같은 시도가 구체화된다면, 한반도는 다시 엄청난 위기의 소용돌이에 휘말릴 전망이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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