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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폭염 속 다시 밝힌 1만5천 아베규탄 촛불...“NO 일본 아니라 NO 아베!”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아베 규탄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19.08.10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아베 규탄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19.08.10ⓒ김철수 기자

시민들이 경제 침략을 자행한 일본 아베 정권을 규탄하며, 폭염 속에서 4번째 평화의 촛불을 밝혔다. 아베 규탄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은 '일본의 전쟁 범죄 사죄'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지소미아) 폐기'에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한·일 시민사회단체가 함께 이날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는 일본 아베 정부의 수출규제 조치·화이트리스트 국가 배제 등 '반한정책'을 규탄했다.

10일 오후 700여 개 시민사회 단체로 구성된 '아베규탄 시민행동' 주최로 서울 종로구 옛 주한일본대사관 평화의소녀상 앞에서 '아베규탄 4차 촛불 문화제'가 열렸다. 약 1만 5천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은 "한일군사보호협정 폐기하자", "친일적폐 청산하자" 등의 구호와 함성으로 집회의 시작을 알렸다.

서울은 이날 오후 최고 36.5도까지 올라갔다. 집회가 시작하는 저녁 7시에도 아스팔트에는 폭염의 열기가 남아있었다. 이날 서울을 포함해 부산, 광주, 제주 등 4개 지역에서 1만 8천여 명(주최 측 추산)의 시민들이 아베규탄 촛불 집회에 참석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파기를 촉구하는 청와대 국민청원에 동참할 것을 국민들에게 호소했다. 또한 광복절인 오는 15일 오후 6시 서울 종로구 광화문 북측광장에서 열리는 대규모 '아베규탄 5차 촛불' 집회에서 모이자고 다짐했다.

일본 아베 정부에 분노한 청소년들
"한일군사보호협정 당장 폐기하라"

황금 같은 여름방학 마지막 주간에 아베규탄 촛불 집회에 참여한 청소년들도 있었다. 앞서 이날 청소년단체들은 '일본 아베규탄 전국 청소년 1000인의 선인'을 발표했다.

특성화고 3학년인 박지수 학생은 흰 저고리에, 검은 치마를 입고 무대 위로 등장했다. 박지수 학생은 박근혜 퇴진 촛불에 이어 아베규탄 촛불을 들었다고 말했다.

박지수 학생은 "저희 청소년들은 경제전쟁 일으키면서 지소미아를 유지하고자 하는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한다"며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분들과 강제징용 피해자분들께 진심어린 사죄하는 것을 거부하는 일본 아베 정부를 규탄한다"고 당차게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 정부는 일본 정부에 확실한 태도를 취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당장 폐기하라"며 "오늘을 끝이 아니다. 오늘을 시작으로 일본이 제대로 사죄하고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을 폐기할 때까지 청소년들은 끝까지 행동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반민특위 피해자 유족들
"친일세력 몰아내자...우리가 한목소리 내야"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아베 규탄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19.08.10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아베 규탄 손피켓을 들고 있다. 2019.08.10ⓒ김철수 기자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약칭, 반민특위) 피해자 유족들도 집회에 참석해 "친일세력을 몰아내자"고 말했다. 반민특위는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친일파들의 반민족 행위를 조사하고 처벌하기 위해 1948년 제헌 국회에 입법돼 설치됐던 특별 기구다.

반민특위법을 발의했던 김웅진 제헌 의원의 딸인 김옥자 씨는 이승만 정권 시절 반민특위가 와해되고 반민특위 설치에 앞장섰던 이들이 박해를 받았다고 말했다.

김 씨는 "반민특위 문제는 후손들 만의 문제가 아니다. 여러분이 함께 해주실 것이라고 믿는다"며 "반민특위는 부활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김 씨는 "제1야당이라는 당 원내대표가 '반민특위가 공론을 분열했다'는 망발을 하고 있다"며 "솔직히 저희들이 다시 (반민특위 피해자 후손들이) 뭉친 것은 나경원 의원 때문이었다"이라고 울먹였다.

김 씨는 "이 대낮에 일장기를 들고 무리 지어 거리를 몰려다니고 국회에서 언론에서 떠들어 대고 있기 때문에 아베가 지금도 대한민국을 자신 있게 공격할 수 있는 것"이라며 "우리가 한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도, "일본에는 극우만이 있는 것이 아니라, 양심적인 세력이 있는 것으로 안다. 그분들과 함께해서 좋은 이웃나라가 되길 희망한다"며 "우리는 아베를 규탄하는 것이지 일본을 규탄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에 동의하며 시민들도 박수로 호응했다.

아이의 손 잡고 촛불 든 부모들
"전쟁 위협 없는 평화의 역사 물려주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아베 규탄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19.08.10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아베 규탄 촛불을 밝히고 있다. 2019.08.10ⓒ김철수 기자

무더운 날씨 속 유모차를 이끌고, 보채는 아이들의 손을 잡고 온 부모들도 있었다.

의정부에서 온 조화명(40, 남)씨는 아내와 4살, 7살 아이들의 손을 잡고 무대 위에 올라 발언했다. 조 씨는 'NO 아베'라고 적힌 티셔츠를 가족과 함께 맞춰 입었다. 조 씨는 일본 제품 불매운동과 관련해 유일한 취미생활로 하던 건담 조립을 접었고, 아내는 친구들과의 예정된 일본 여행을 취소했다고 말했다.

조 씨는 "이 순간 진심으로 부끄러워해야 할 사람들은 피해자인 우리가 아니라, 강제징용과 성노예라는 잔혹한 범죄전쟁을 저지르고도 반성의 기미가 전혀 없는 아베 정부와 일본 군국주의자들"이라며, "어려움에 굴하지 않는 당당한 역사를 우리 아이들에게 꼭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조 씨는 "더 이상 아이들에게 전쟁이 아니라 평화를 물려주고, 일본의 재무장을 막기 위해서는 일본의 진심 어린 사과가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우리들은 박근혜를 물리친 촛불의 힘으로 아베마저 이겨내는 승리의 역사들을 꼭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정권 규탄에 함께 손잡은 한·일 시민사회
"동북아 평화 함께 만들어나가자"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아베 규탄 손피켓과 태극기를 들고  있다.   2019.08.10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주한 일본대사관 앞에서 열린 ‘아베규탄 4차 촛불문화제’에서 참석자들이 아베 규탄 손피켓과 태극기를 들고 있다. 2019.08.10ⓒ김철수 기자

시민사회단체 대표들은 일본 아베 정부의 경제침략과 평화위협에 맞선 한·일 시민사회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YMCA 김경민 사무총장은 "지난 6일 중구청에서 'NO 재팬'이라는 배너 1100개를 거리에 달자, 시민들이 'NO 재팬이 아니라 NO 아베다', '불매운동은 시민들이 할 거니까, 관은 물러서 있어라'라는 주장이 있었다"며 "이런 이야기를 하고 나서, 강제징용과 관련한 변호 활동을 하고 있는 우치다 마사토씨가 전화를 했다"고 말했다.

그는 "우치다 마사토 씨가 전화를 통해서 일부 한국의 시민사회와 시민 의식이 너무 성숙하다"며 "NO 재팬 배너를 철거하는 것이 일본에 있는 혐한과 아베정권 포위돼 있는 일본 양심적 지식인과 시민사회에 큰 힘과 위로가 됐고, 우리가 숨쉴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게 됐다라는 이야기를 전해왔다"고 말했다.

일본 시민들도 우리 국민들의 아베규탄 투쟁에 연대의 의사를 표했다.

아베규탄 시민행동 이종문 상황실장은 일본의 시민사회단체인 '일한민중연대전국네트워크'가 지난 6일 발표한 "아베 정권은 한국에 대한 보복적 수출규제를 철회하고 진지한 과거청산에 나서라"라는 제목의 연대 성명을 낭독했다.

일한민중연대전국네트워크는 "일본 언론에서는 이러한 한국 사람들의 움직임을 '반일행동'이라고 보도하고 있지만 이는 결코 '반일'이 아니라 'NO! 아베'행동"이라며 "지금 중요한 것은 일본 민중들이 스스로 목소리를 내고 일한민중교류 확대와 'NO! 아베' 연대를 강화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본 오사카에서 온 오카모토 아사히 씨는 한국어로 자신을 소개하며, "일본의 아베 정권이 계속 지지를 받고 있음에 대한 큰 슬픔으로 이 자리에 서 있다"며 "일본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베 정권의 발표대로 징용공과 일본군'위안부' 문제가 해결됐다고 믿는다. 지식인조차 한국과 일본 정부가 문제가 있다고 주장한다"고 말했다.

오카모토 아사히 씨는 "우리는 이런 상황에 대항하기 위해서 일본이 화이트국가 제외 조치를 결정한 직후인 8월 4일에 성명을 작성해 발표했다"며 일주일간 3,000명의 일본 시민이 동참한 서명을 낭독했다.

문화예술인들도 이날 공연을 통해 아베 정권을 규탄했다. 이날 문화공연시간에는 브라스밴드가 '새야 새야 파랑새', '아리랑' 두 곡을 연주했다. 노래패 '우리나라'는 '떠나라', 'NO 아베송', '다시 광화문에서' 노래를 불렀다. 시민들은 노래를 따라부르며, 집회에 참석한 의미를 되새겼다.

이날 옛 일본대사관 앞은 '촛불 파도'가 넘실댔다. 집회 참가자들은 촛불 파도타기를 하며 함성을 질렸다. 또한 시민들은 "모이자 815 광화문 청산하자! 친일적폐"라고 적힌 대형 현수막을 펼치는 퍼포먼스에 함께했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옛 일본대사관, 안국역, 종각역, 세종대로를 거쳐 조선일보로 행진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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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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