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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진정성 없는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의 사퇴

11일 한국콜마 윤동한 회장이 스스로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지난 7일 700여 명이 모인 직원조회에서 극우 성향 유튜버의 동영상을 틀어 보여준 것이 사회적 물의를 빚자 이를 책임지겠다는 차원에서다. 일본의 경제보복에 대응하는 문재인 정부의 태도를 비난하는 이 동영상에는  "아베는 문재인 면상을 주먹으로 치지 않은 것만 해도 너무나 대단한 지도자"라거나 "베네수엘라 여자들은 단돈 7달러에 몸을 팔고 있고, 곧 우리나라도 그 꼴이 날 것"이라는 여성폄훼 발언도 들어가 있다.

윤동한 회장의 사퇴는 당연하다. 과거사에 대한 반성 없이 적반하장의 경제보복을 일삼는 아베 정권을 향한 전 국민적 분노가 확산되는 이때, 사실상 일본 우익의 논리를 끌어다 우리 국민에게 수치심을 안겨주는 내용을 직원들이 강제 시청하게 한 것은 CEO로서 대단히 부적절한 것이었다. 이런 행위가 어떤 파장을 불러일으킬지 알면서도 행여 제왕적 오너 리더십으로 직원의 생각까지 통제하려고 했다면 더욱 심각하게 비판받아야 마땅하다.

결국 우리 국민은 즉각적으로 한국콜마 제품을 불매하겠다고 나섰고 회사 홈페이지도 윤 회장에 항의하려는 접속자의 폭주로 마비되었다. 주가 폭락도 이어지면서 회사의 이익에 큰 손해를 끼쳤고 협력업체와 고객사에게 끼친 유무형의 피해도 걷잡을 수 없게 되었다. 한국콜마는 공식 사과문을 통해 이를 진정시키려 했지만 올바른 역사인식 교육의 일환이었다는 논리를 앞세우면서 오히려 찬물을 끼얹고 말았다.

결국 사태가 일어난 지 나흘 만에 윤 회장이 직접 사퇴하겠다고 발표했는데, 과연 이것으로 모든 책임을 질 수 있는 일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우선 사과 발표의 진정성부터 논란이다. 윤 회장은 2분짜리 사과문만 읽고 나서 기자들의 질의도 받지 않고 퇴장했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고 하지만 뒤를 이을 사람은 한국콜마의 총괄사장인 그의 아들이다. 윤상현 사장은 수년 전부터 부친 윤동한 회장 체제에서 한국콜마의 경영권 승계 작업을 벌여온 인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주주인 국민연금도 지난 5년간 무려 4번을 한국콜마·한국콜마홀딩스 주주총회에서 윤 회장 일가의 이사 선임 행태에 반대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분노한 국민의 원성을 일단 퍼붓는 소나기로 보고 사퇴를 내세워 잠시 피하고 보자는 심산이라면 매우 곤란한 일이다. 세금포탈 같은 범죄를 저지르거나 갑질로 사회적 물의를 빚은 오너들이 물러나겠다고 발표한 자리가 결국에는 자식이나 일가로 채워진 것을 우리 국민들은 너무나 많이 목격해왔기 때문이다. 윤 회장의 사임에 진정성이 없다는 것도 이 때문이다.

따라서 사과와 사퇴로 끝내서는 안 된다고 본다. 오너리스크로 국민연금 기금과 소액 주주들에게 큰 피해를 준 윤동한 회장에게 피해 배상을 요구해야 한다는 민중당 김종훈 의원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는 이유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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