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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흠결 찾으려 30년 전 ‘사노맹’ 소환한 황교안의 무리수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정의철 기자

자유한국당이 ‘조국 법무부 장관 불가론’에 연신 열을 올리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개각에서 지명한 7명의 장관(급) 후보자 중 ‘조국 후보자만큼은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인데, 조 후보자의 흠결을 찾기 위해 30년 전 남한사회주의노동자동맹(사노맹) 사건까지 소환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1993년의 사노맹 사건을 띄운 것은 ‘조국 불가론’ 선봉에 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이다. 황 대표는 12일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국가전복을 꿈꾸는 조직에 몸 담았던 사람이 법무부 장관에 앉는 것이 도대체 말이 되냐”고 따져 물었다.

그는 “조 후보자는 과거 사노맹 관련 사건으로 실형까지 선고받은 사람”이라며 사노맹을 “무장봉기에 의한 사회주의 혁명 달성을 목표로 폭발물을 만들고, 무기 탈취계획을 세우고, 자살용 독극물 캡슐까지 만들었던 반국가 조직”이라고 비난했다.

사노맹은 1989년 노태우 정권 당시 군사독재정권 타도, 민주주의 정권 수립, 사회주의 체제 개혁, 노동자정당 건설 등을 목표로 결성됐던 조직이다. 이후 발생한 이른바 ‘사노맹 사건’은 1991년 국가안전기획부(현 국가정보원)가 사노맹을 반국가단체로 규정, 조직원들을 구속 및 수배한 사건이다.

조 후보자는 1993년 울산대학교 전임강사 시절 사노맹에 연루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6개월간 구속 수감됐다. 이후 ‘헌법상 민주적 기본질서와는 서로 용납되지 않는 이적단체에서 활동했다’는 이유로 조 후보자는 대법원에서 징역 1년, 집행유예 1년 6개월을 확정 판결받았다.

이 사건이 있었던 뒤 인권단체인 국제앰네스티는 1994년 연례보고서를 통해 조 후보자를 ‘올해의 양심수’로 선정했다. 조 후보자를 불공정한 재판을 받았거나 가혹행위를 받은 양심수로 판단한 것이다. 이후 조 후보자는 사면 복권됐다.

이러한 사실에도 불구하고 공안검사 출신이자 박근혜 정부 시절 법무부 장관을 지낸 황교안 대표는 거듭 조 후보자를 비난하고 나섰다.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정의철 기자

이에 더불어민주당은 “인사 검증이 채 시작되기도 전에 구시대적인 ‘색깔론’을 제기하며 막무가내식 정치 공세를 펼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3일 원내대책회의-상임위간사단 연석회의에서 황 대표를 겨냥해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는 공안 조서를 작성하는 자리가 아니다”라며 “총칼로 집권한 군사정권에 맞서 세상을 바꾸기 위한 민주주의 열정을 폄하하지 말라”고 비판했다.

이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은 장관 후보자를 마치 척결해야 할 좌익 용공으로 몰아세우는 듯하다”며 “공안검사적인 시각, 이분법적인 시각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꼬집었다.

조정식 정책위의장도 “황 대표가 시비를 걸고 나선 사노맹 사건은 당시 재판과정을 통해서도 공안 당국의 혹독한 고문과 조작 사실이 폭로됐다”며 “특히 사노맹 사건 관련자는 이명박 정권 시절이던 지난 2008년 이미 민주화운동 관련자로 정식 인정받은 바 있다”고 강조했다.

조 정책위의장은 “황 대표는 이 같은 사실마저 부정하는 것이냐”며 “정치적 목적을 위해 국가공권력의 피해자를 빨갱이로 낙인찍고 공격하는 시대착오적 구태정치는 이제 퇴출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용공 조작이 통하는 80년대가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같은 당 홍익표 수석대변인 또한 전날 서면 브리핑에서 “군사 독재 시대 전두환 정권의 공안검사로서 민주화 운동을 억압하고 수많은 젊은 청년들을 감옥살이시켜왔던 공안검사 출신의 황 대표가 아니던가”라며 “지금은 권력에 자생해 없는 죄조차 만들어냈던 시대가 아니란 것을 (황 대표는) 분명히 명심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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