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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과 정면대결 피하나”, 자유한국당 ‘가족 증인 채택’ 집착에 청문회 결국 ‘불발’

여야가 9월 2일과 3일 이틀간 진행하기로 합의했던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자유한국당의 무리한 ‘가족 증인’ 채택 요구 속에 사실상 무산됐다.

더불어민주당은 내일 오전까지 국회가 조 후보자 인사청문회 실시 계획서를 채택하면 예정대로 청문회를 진행할 수 있는 점을 설명하며 ‘야권의 입장변화’를 촉구했지만, 자유한국당은 여전히 ‘가족 빼면 맹탕·가짜 청문회’라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TF 회의에서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01.
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TF 회의에서 여상규 법사위원장이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9.01.ⓒ뉴시스

진실 밝히는 청문회 주장하지만, 쟁점은 ‘가족 출석’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1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조 후보자 청문회에 부인, 모친, 동생, 동생의 전처 등의 출석을 집요하게 요구하는 자유한국당을 겨냥 “‘가족 청문회’ 주장은 법률 정신을 위반하는 인권침해 주장”이라며 “그렇게까지 비인간적, 비인권적, 비인도적으로 해야 하는 이유가 뭐냐”고 지적했다.

이 원내대표는 “후보자와 정면 대결하는 것이 두려워 이러고 있는 것이냐”며 “본질·원리에도 맞지 않는 무리한 주장을 하는 이유가 가족을 압박·심문해서 후보자를 압박하고, 진실을 둘러싼 정면 대결을 피하려는 비겁한 행위가 아니냐”고 꼬집었다.

그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80%가 넘게 증인을 채택하지 않고 했는데, 그럼 그 청문회는 다 맹탕이냐”며 “자유한국당에서 증인 문제를 철회하면 날짜는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는다. 지극히 이성적, 상식적으로 판단해 달라”고 촉구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는 같은 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 후보자의 동생과 부인만 증인으로 요구하겠다”며 이전보다 축소된 증인 중재안을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에 제시했다.

이에 민주당은 동생의 출석 여부는 협의해볼 여지가 있다고 밝혔지만, 자유한국당은 이마저도 거부했다. 자유한국당은 “가족이 핵심 증인”이라며 앞서 한 차례 딸을 증인 요구 명단에서 제외했기 때문에 그 이상은 물러설 수 없다는 의사만 되풀이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30일 부산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文(문)정권 규탄집회’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당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30일 부산에서 열린 ‘살리자 대한민국 文(문)정권 규탄집회’에 참가해 구호를 외치고 있다.ⓒ뉴시스

여야 합의 상관 않는 자유한국당
나경원 “‘5~6일’, ‘9~10일’에도 청문회 가능”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당 차원의 ‘조국 인사청문회 대책 TF 회의’를 열고 “사실상 핵심 증인이지만 딸은 이미 양보했다”며 “핵심 증인도 없는 가짜 청문회를 한다는 것이 뭔가, 결국 청문회 쇼밖에 더 되냐”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청문회가 무산되는 것에 대한 모든 책임을 민주당에 돌렸다. 그는 “2~3일 청문회를 하려고 했으면 지난 목요일 무조건 증인 채택을 했어야 했는데, 그때 누가 안건조정위를 신청했나. 바로 민주당이다”라고 몰아붙였다.

하지만, 민주당은 지난달 2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인 자유한국당 여상규 의원이 여당과 상의 없이 자유한국당이 주장하는 ‘가족 포함 증인 명단’을 일방적으로 표결에 부치려 해 이를 막고자 ‘적어도 증인 관련 건에 대해서는 조금 더 논의하자’는 취지에서 안건조정위 구성을 신청한 바 있다.

민주당은 이날 과거의 사례들에 비춰 볼 때 “증인 때문에 청문회를 안 한 적이 한 번도 없다”며 늦어도 내일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고 우선적으로 청문회 계획서와 자료 제출 요구 건을 채택해 예정대로 청문회 절차를 진행하자고 피력했다.

그러면서 이인영 원내대표는 “법으로 정한 법무부 장관 청문회 기간은 하루밖에 남지 않았다”며 “3일이 지나면 청문회와 관련해서는 전적으로 대통령의 시간”이라고 분명히 했다.

그러나 나경원 원내대표는 “청문회를 2~3일에서 순연할 수 없다는 이런 억지가 어디 있냐”며 “민주당은 청문회가 하기 싫은 것이다. 어떻게든지 청문회를 보이콧하고 무산 시켜 조 후보자 임명을 강행하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 원내대표는 “핵심 증인에 대해 협의해서 오늘이라도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어 증인 채택 요구서를 의결하면 5~6일 청문회가 가능하다. 오늘 협의가 마무리되지 않아 내일 하게 되면 9~10일 청문회가 가능하다”고 내세웠다.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이 남아 발언하고 있다. 2019.08.30
30일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가 자유한국당 의원들의 불참 속에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만이 남아 발언하고 있다. 2019.08.30ⓒ정의철 기자

“조국과 정면 대결 피하나” vs “10일 전에 후보자 사퇴했어야”

민주당은 내일 오전 10시 법사위 전체회의를 열도록 요구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민주당은 청문 계획서를 채택한 당일에도 청문회를 열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이튿날 청문회 계획서를 채택해 여야 합의대로 청문회가 열리도록 전력을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이날 이러한 민주당의 계획에 ‘불참’ 의사를 통보했다.

자유한국당 법사위 간사 김도읍 의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우리가 무엇을 위해 지금 전체회의를 열어야 하냐”며 “전례를 자꾸 찾는데 전례에 비춰보면 후보자는 10일 전에 사퇴했어야 한다”고 못마땅해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맹탕 청문회’ 안 받아줄 것을 뻔히 알면서 이렇게 하는 건 뭐냐”고 날을 세웠다.

결국 민주당이 최대 마지노선으로 제안한 내일 오전 법사위 전체회의 마저 자유한국당에 거절됨에 따라 조 후보자 청문회가 예정대로 진행되기는 사실상 불가능해졌다.

한편, 조 후보자는 이날 오후 출근길에 이러한 국회 상황과 관련 “원래대로라면 법률이 정하고 국회가 합의한 대로 내일과 모레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리고 저는 출석해 답변해야 한다”며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국민 여러분께 소명할 기회를 기다려왔는데 답답한 심경”이라고 말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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