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새책]세계 육상 최강자가 북에 있었다? 우리가 모르는 북한 스포츠 이야기 ‘스포츠는 통한다’
스포츠는 통한다
스포츠는 통한다ⓒ개마고원

2018년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과 판문점 선언은 북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간 꽉 막혀 있던 남북관계는 2018년 1월 김정은이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 선수단을 파견할 뜻을 신년사를 통해 나타내면서 풀리기 시작한다. 평창 올림픽에 북한이 참가하고 공동입장을 했을 뿐 아니라, 여자아이스하키에서는 남북 단일팀까지 출전한다. 선수단과 함께 방남한 북 대표단은 문재인 대통령과 만나 김정은의 친서를 전달했고, 함께 평창 올림픽 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그렇게 이어진 대화의 결실로 4월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남북 정상의 만남이 이루어진 것이다.

한동안 스포츠는 남북 대결의 상징이었지만, 이제는 남북을 이어주는 가교의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하지만, 아직도 스포츠 대결에서 북이 지게 되면 아오지 탄광으로 선수들이 끌려가는 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공공연히 나올정도로 북에 대해서, 북의 스포츠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있다. 스포츠평론가 기영로는 ‘스포츠를 통한다’라는 책을 북 스포츠를 잘 알아야 대화와 만남의 촉매인 스포츠 교류도 더 활성화될 것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출간했다. 이 책은 북한의 엘리트 체육, 북의 대표적 스포츠 스타, 북 인민들의 생활체육, 북의 스포츠 제도, 남북한 스포츠 교류·대결사 등 북한 스포츠의 전모를 담아 잘못된 정보를 교정하고 올바른 이해를 돕는다.

이 책은 우리가 북의 스포츠와 관련해 알지 못했던 많은 정보들을 담고 있다. 올림픽 사상 최초의 메달은 북이 먼저 땄다. 남은 1948년 런던 올림픽 때부터 올림픽에 참가해왔지만, 북은 초기에는 북한의 올림픽위원회가 IOC에 인정받지 못했기에 1964년 인스부르크 동계올림픽이 첫 참가 대회다. 하지만 금메달은 북이 먼저였다. 1972년 뮌헨 올림픽(북한이 첫 출전한 하계올림픽대회)에서 리호준 선수가 소구경 소총복사 금메달을 딴 것이 남북한을 통틀어 최초의 금메달이다. 그는 금메달 수상 소감 인터뷰에서 “저는 과녁을 조선인민의 철천지 원쑤인 미국놈의 털가슴으로 보고 쏘았습니다”라는 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그의 아버지는 한국전쟁 과정에서 미군의 폭격으로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8 코리아오픈 탁구대회에 혼합복식 준결승에 출전한 남북단일팀 장우진(남측)-차효심(북측) 선수가 대만에 승리하고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
2018 코리아오픈 탁구대회에 혼합복식 준결승에 출전한 남북단일팀 장우진(남측)-차효심(북측) 선수가 대만에 승리하고 손을 들어 인사를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이 책은 세계 육상 최강자가 북한에 있었다는 놀라운 사실도 전하고 있다. 바로 1960년대 북한의 중거리 선수인 신금단이다. 신금단은 한국전쟁 때 아버지와 헤어진 이산가족으로, 1964년 도쿄 올림픽 출전을 위해 도쿄에 왔다가 자격이 박탈되어 돌아가는 길에 아버지 신문준 씨와 7분여 동안 눈물의 상봉을 한 것으로도 유명하다. 신금단은 놀랍게도 세계기록을 세울 정도로 뛰어난 선수였다고 한다. 어느 정도였을까? 신흥국가경기대회에 나가 200m, 400m, 800m에서 금메달을 땄는데 그중 400m와 800m는 세계신기록이었다. 그가 400m에서 기록한 51초4의 기록은 종전 기론이었던 53초4보다 2초가량 앞선 것이었으며, 당시 한국 기록이었던 1분03보다는 12초나 앞섰다. 이 기록은 지금도 세계 대회에서 메달권에 들어갈 수 있는 수준의 기록이고, 현재의 한국기록인 지난 2003년 이윤경 선수가 세운 한국기록인 53.67초보다 2초 이상 빠르다.

하지만 이 기록은 모두 비공인이다. 정치적 문제로 인해 신흥국가경기대회가 IOC에 인정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로 그녀는 올림픽에도 출전할 수 없었다. 비운의 스포츠 스타였다고 할 수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2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단일팀을 응원하고 있다.
2018평창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조별예선 2차전 남북단일팀과 스웨덴의 경기에서 북한 응원단이 단일팀을 응원하고 있다.ⓒ2018평창사진공동취재단

아울러 이 책은 남북의 스포츠 교류사와 이에 대한 전망도 소개하고 있다. 최근 들어 남북의 스포츠 교류는 어느 때보다 활발히 진행중이다. 단순한 스포츠의 영역을 넘어서 정치사회적으로도 큰 의미가 있는 교류도 논의되고 있다. 2020년 도쿄 하계올림픽에는 하계올림픽 사상 처음으로 남북단일팀이 출전할 예정이다. 남북은 이미 4개 종목에서 단일팀을 구성하기로 합의를 보았고, 2019년 3월 IOC총회에서도 승인되었다. 여자농구, 여자하키, 조정 그리고 유도까지 4종목이다. 여자농구와 조정은 2018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단일팀으로 출전을 했었고, 유도는 2018년 아제르바이잔 세계유도선수권대회에서 단일팀으로 혼성 단체전에 나가 동메달을 딴 경험이 있다.

만약 남북이 올림픽 공동개최까지 하게 된다면 그건 우리 역사에 큰 이정표가 될 것이라고 조자는 강조한다. 2019년 2월 15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과 북한의 김일국 체육상이 2032년 하계올림픽을 서울과 평양이 공동으로 유치하겠다는 의향서를 IOC에게 전달했다. 스포츠가 평화와 통일로 가는 징검다리가 될 수 있을지 이 책은 큰 기대를 걸게 한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