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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수정의 농업수다] 문재인 정권 3년, 농업은 어떻게 망가졌나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들이 서울 청와대 앞에서 밥쌀 수입 중단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회원들이 서울 청와대 앞에서 밥쌀 수입 중단 촉구 농민 결의대회를 열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2017년 5월 10일, 문재인 정권이 탄생됐다. 그로부터 3년, 농업은 어떻게 망가졌나?

2017년 5월 16일, 밥쌀이 수입됐다. 당시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성명서를 통해 ‘밥쌀 입찰 공고를 취소해달라며 청와대에 청원서를 보내고, 전농 김영호 의장이 밤샘 1인 시위를 전개하면서 절박하게 호소했지만 농민의 목소리를 귀담아듣지 않았다. 이번 밥쌀 수입 공고는 대선 하루 전에 함으로써 문재인정부가 관심 갖지 않으면 박근혜의 대표적 농업적폐가 자동적으로 시행되게 돼 있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권의 박근혜 정권 적폐농업 답습은 이때부터 시작이었다.

대폭 하향 조정한 곡물자급률 목표치

2018년 문재인 정부의 신년사엔 ‘농(農)’자가 빠져있었다. 대통령의 한국농업에 대한 고민과 관심이 한 톨도 없었다는 방증이다. 2018년, 농민들은 아스팔트에서 살다시피 했다. 문 정부는 18년 1월, 곡물자급률 목표치를 24.2%로 대폭 하향 조정해 발표했다. 당초 32%에서 그마저도 축소되었다. 2016년, 박근혜 정권 당시 목표치는 32%였다.

곡물자급률이란, 2008년부터 매 5년마다 발표하는 곡물 국내 소비량 중 생산량이 차지하는 비율이다. 쉽게 말해, 곡물자급률 축소는 곡물 생산량을 축소시키겠다는 것이다. 반면 농산물 수입량은 늘린다는 선언이다. 이때 농민들은 곡물자급률 축소는 농업회생 포기, 식량주권 포기라며 농산물 최저가격보장제를 실시해 2022년까지 곡물자급률을 최소 50% 이상으로 끌어올리길 촉구했다.

2018년은 유독 농민들이 힘들었던 해였다. 4월 밥쌀용 수입쌀 시장방출, 5월 마늘양파 값 폭락, 6월 2019년도 국가예산 대비 농업예산 4.1%삭감 발표, 22,800톤 밥쌀용 쌀 수입, 7월 스마트팜 밸리 조성사업 추진, 11월 쌀 목표가격 196,000원 발표, 정부재고미 기습 방출, 12월 쌀 변동직불제 폐지논의.

계속되는 문재인 정부의 농민 배신에 농민들은 노숙농성을 감행해야 했고 12월 3일~12월 27일까지는 ‘밥 한 공기 300원 쟁취, 직불제 밀실야합 저지 농민 릴레이 농성’을 진행했다. 눈을 맞으며 국회 앞 기자회견을 하고 거리 선전전을 했지만 정부는 외면했다. 심지어 그 와중에 37,000톤 밥쌀 수입 결정을 공고했다. 농민들은 ‘문재인 정부가 이렇게까지 악독할 줄은 몰랐다’며 분노를 터트렸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소공원에서 열린 스마트팜 사업철회 촉구 농민 결의대회에서 적폐 상징모형과 농산물에 불을 붙이고 있다.
전국농민회총연맹 소속 농민들이 서울 종로구 세종로 소공원에서 열린 스마트팜 사업철회 촉구 농민 결의대회에서 적폐 상징모형과 농산물에 불을 붙이고 있다.ⓒ민중의소리

농민들이 문재인 정부로부터 듣고 싶은 말

문재인 정부 3년, 농민들은 ‘이제 더는 기대할 것이 없다’고 말한다. 더 이상 기대할 것이 없다고 보는 이유는 첫째, 문재인 정부의 농정이 ‘농산물 가격 포기 농정’이기 때문이다. 둘째, 할 수 있는 것도 안 하는 정부이기 때문이다. 농지이용실태 전수조사, 농업인 규정을 농민규정으로 전환, 대북인도적 지원, 수입농산물 검역 강화 등 정부의 힘으로 할 수 있는 것도 외면하고 있다. 셋째, 농민과의 소통을 포기했기 때문이다. 스마트팜 밸리 사업, 직불제 개편, 종자산업법 개정 등 농민단체와의 소통을 배제한 채 밀어붙였다.

애간장 끓고 피눈물 쏟던 3년을 보낸 농민들이 9월 25일, 다시 여의도로 진출한다. 적폐농정 답습으로 농촌은 무너지고 농민에겐 절망만 남았다. 절망 위에 분노가 돋아났다. 올 초, 마늘, 양파, 배춧값이 폭락했는데도 속 시원한 수급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정부, 농업예산을 역대 정권 최초로 3% 이하로 책정한 정부, 쌀값안정 대책도 없이 변동직불제 폐지를 밀어붙이는 정부에게 향하는 농민의 분노는 2015년 민중총궐기 때를 능가한다.

농민들은 묻는다. 문재인 정부가 WTO체제를 거부하고 수입농산물 수입 제한 조치를 취할 수 있는가? 독자적으로 남북농업교류,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제재를 결정할 수 있는가? 비농민 농지소유를 제한하고 농지의 국가적 소유, 농민경작권 등을 보장 할 수 있는가? 밥쌀용 쌀 수입을 거부하고 미국의 개도국 지위 포기를 이겨낼 수 있는가? 농산물을 공공재로 인식하고 정부가 나서서 농산물 수급안정을 책임질 수 있는가? 국방예산을 줄이고 그 돈으로 농민수당을 도입할 수 있는가?

한국농업은 근본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회생 가능성이 없다. 농민들이 문재인 정부에 듣고 싶은 말은 미국에 의한, 재벌을 위한 수입개방 정책, 저농산물 값 정책을 포기하겠다는 선언이다.

홍수정 전국농민회총연맹 정책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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