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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조국 법무부장관, 실천으로 진정성 입증해야

조국 후보자가 법무부장관에 임명되었다. 두 달 가까이 거의 모든 뉴스를 집어삼킨 조국 후보자의 법무부장관 임명 논란이 방점을 찍은 것이다. 이례적으로 생중계된 장관 임명장 수여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조 장관 임명에 대한 격렬한 찬반 대립을 의식한 듯, 임명 배경을 직접 설명했다. 문 대통령이 강조한 것은 검찰 등 권력기관에 대한 개혁의 무게였다.

촛불항쟁의 동력은 세월호 참사를 겪으며 ‘이게 나라냐’로 대표되는 국민들의 깊은 위기감과 최순실, 문고리 3인방 등으로 드러난 국정농단에 대한 분노였다. 그 내면엔 공정성과 기회의 불균등에 대한 국민들의 좌절감이 깔려있었음도 분명하다. 문 대통령이 내건 ‘기회는 균등하고 절차는 공정하며 결과는 정의로워야 한다’라는 슬로건에 국민들이 깊이 공감한 것도 그 때문이다.

조 장관을 둘러싼 논란의 핵심 역시 우리 사회의 시스템에서 균등한 기회를 갖지 못했다고 생각하는 국민들이 느낀 실망감이었다. 검찰의 정치 개입 논란에도 불구하고 조 장관 가족에 대한 수사가 진행될 수 있는 동력이 여기에 근거하고 있다는 점을 직시할 필요가 있다. 문 대통령과 여당은 조 장관의 임명 강행이 공정성ㆍ정의의 가치를 훼손했다는 비판도 겸허히 받아안아야 한다.

다만 기왕에 장관 임명 절차가 끝난 만큼, 법무장관으로서 해야 할 일도 분명하다. 군부독재 시절에는 재계는 물론 사법부를 포함한 모든 권력이 군부의 장악 아래 있었다. 그러나 민주화 이후 검찰을 비롯한 사법권력은 무한히 비대해졌다. 어떤 통제장치도 없이 권한만 부여돼 있는 현재의 수사·사법 제도로는 재벌 권력이나 정치권력과 야합, 결탁한 사법 권력을 견제할 수 없다.

김앤장 등 대형 로펌과 전·현직 검사들의 유착에 대한 의구심은 ‘유전무죄 무전유죄’라는 국민적 불신을 낳았다. ‘떡검’이니 ‘색검’이니 하는 야유와 조롱 또한 검찰이 자초한 것이나 다름없다. 정치적으로 민주화된 사회에서 특정 집단이 너무 많은 권한을 갖고, 그 권한에 대한 통제장치가 없다면 시민의 자유와 권리는 위험할 수밖에 없다. 검찰 개혁이 촛불항쟁의 가장 중요한 개혁 요구 중에 하나였던 이유다.

이제 검찰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 조 장관은 취임 일성으로 고위공직자 범죄 수사처 설치와 검·경 수사권 조정을 다짐했다. 조 장관 임명이 좋은 결과가 될지, 더 나쁜 상황을 만들어낼지 아직은 분명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조 장관이 실천으로 자신의 진정성을 입증해야 한다는 것 뿐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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