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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가시화된 북미 대화, 이번엔 미국의 몫이 중요하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이 미국과 9월 하순경 마주 앉아 포괄적으로 대화할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만남은 언제나 좋은 것”이라며 바로 긍정적으로 화답했다. 이로써 6월 30일 북미 정상의 판문점 회동에서 합의한 ‘비핵화 실무협상’이 가까운 이달 안에 열릴 가능성이 커졌다.

북미협상의 핵심적 역할을 담당하는 최 부상이 9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실무협상에 응할 뜻을 밝힌 것은 최근 미국 측의 협상 의사 표명에 대한 응답이라고 볼 수 있다.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얼마 전 “트럼프 대통령이 앞으로 1년간 중대한 진전을 만들어내는 데 전념할 것”이라고 말했다. 폼페이오 미 국무부장관도 “모든 나라는 스스로를 방어할 주권을 가진다”며 체제 안전 보장 의사를 밝혔다. 미국 측의 이런 태도가 북한이 갖고 있는 의구심을 해소하는 데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아직 상황을 낙관하기는 이르다. 최 부상은 담화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4월 시정연설에서 밝힌 대로 “미국이 지금의 계산법을 접고 새로운 계산법을 가지고 우리에게 다가서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 부상은 그러면서 ‘(미국이) 낡은 각본을 또다시 만지작 거린다면 조미 사이의 거래는 그것으로 막을 내리게 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미국의 태도 변화를 강력히 촉구한 것이다. 최근 나온 미국의 메시지가 눈여겨볼 만한 대목이 있기는 하지만, 북한의 이런 요구를 충족시킬 수 있다고 보기는 아직 어렵다.

하노이 회담 이후 결렬 이후 지속된 교착국면은 지난 6월 30일 남북미 세 정상이 만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열리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 뒤에서 상황은 변하지 않았다. 특히 한국과 미국이 군사훈련을 재개하면서 긴장은 다시 고조됐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상응조치’에는 답을 하지 않은 채 이런 일이 벌어졌으니, 북한 입장에서는 미국이 앞뒤가 다르다는 의구심을 가질 법하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미국이 제시하는 해법이 북한에 ‘새로운 계산법’으로 인식되리라 단정하기는 어렵다.

앞으로 열릴 실무협상에서 진전을 이뤄야 3차 북미정상회담이 열릴 수 있다. 그동안의 상황 전개를 종합하면, 이번에는 미국의 적극적인 태도 변화가 있어야 한다. 미국의 협상 의지를 입증할 근거를 제시하는 것은 미국의 몫이다. 협상 재개 의사를 밝힌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북한이 지속적으로 요구해온 ‘상응조치’의 일단이라도 들고나와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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