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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여전한 문화계 성폭력, 근본적 대책 마련 시급하다

방송계 종사자 10명 가운데 3명꼴로 성폭력 피해 경험이 있으며 공연예술분야 종사자 가운데 절반은 주변 예술인의 성추행을 목격하거나 전해 들었고 4명 가운데 한 명은 강간미수나 강간을 목격하거나 전해 들은 경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같은 조사 결과는 지난 9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바른미래당 김수민 의원이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국감자료인 ‘대중문화예술분야 성폭력 실태조사’와 ‘공연예술분야 성인지 인권환경 실태조사’에 나오는 내용이다. ‘대중문화예술분야 성폭력 실태조사’에 따르면 방송분야 종사 응답자 468명 가운데 30.3%(142명)가 성폭력 피해를 당했다고 답했다. 응답자 가운데 여성은 111명, 남성은 31명으로 나타났다.

‘공연예술분야 성인지 인권환경 실태조사’보고서에 따르면 응답자 3,663명 가운데 절반에 육박하는 49%가 성추행을 목격하거나 전해 들은 것으로 밝혀졌다. 피해장소는 ‘회식장소’가 60.7%로 가장 많았으며 사적 만남 중(40.9%), 개인 작업실(38.1%), 공동 예술활동 공간(34.4%) 순으로 나타났다. 가해자는 ‘선배 예술가’가 71.3%로 가장 많았고 ‘교수, 강사’가 50.9%로 뒤를 이었다.

이러한 문화예술계의 현실은 어제오늘의 문제가 아니다. 지난 2016년부터 문화예술계에 만연한 성폭력 문제에 대한 폭로가 이어지면서 이 문제는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다. 웹툰, 문단, 미술, 사진, 영화계 등 분야는 달랐지만, 그 속에서 벌어진 폭력의 양상은 비슷했다. 이름있는 작가, 유명 미술관의 큐레이터, 권위 있는 평론가 등 문화예술계에서 나름의 권력을 가진 사람들이 가해자였다. 때문에, 피해자들은 피해 사실을 알리기조차 어려웠다. 좁은 분야 내에서 고립되거나 자칫 다시는 업계에서 일하지 못할 수도 있다는 생각에 피해자들의 고통은 더욱 커졌다.

이번 실태조사 결과는 문화계 성폭력이 사회적 문제가 된 지 3년이나 흘렀지만, 현실이 바뀌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성폭력은 수직적 권력 관계에서 비롯된다. 때문에 쉽게 은폐되고 쉽게 되풀이된다. 문화계 성폭력을 끊어 내기 위해선 끊임없이 감시하고 끊임없이 견제해야 한다. 문화예술계와 문화체육관광부가 나서 성폭력을 근절하기 위한 보다 근본적인 대책마련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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