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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도로공사 사태, 이대로 두면 문재인 정부 최악 노동사건 된다

한국도로공사 톨게이트 요금수납원 노동자 300여 명의 한국도로공사 본사 점거농성이 장기화 되고 있다. 노동자들의 요구는 단순하다. 직접고용 하라는 대법원 판결을 받아들이라는 것이며, 이를 회피하고 있는 이강래 사장을 만나 담판을 짓고 싶다는 것이다. 사측은 정규직 직원들을 앞세워 요금수납원 노동자들을 가로막고 경찰을 요청하는 등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임을 의심케 하는 행태를 보이고 있다.

지난달 29일 “한국도로공사가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을 직접 관리감독 했다고 볼 수 있고, 필수적이고 상시적인 업무를 수행한 만큼 도로공사가 직접고용 할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다. 이강래 사장은 9일 대법원 판결에 따른 입장을 발표했다. 소송에 참여한 499명에 한해 직접고용 하겠다고 밝혔다. 직접고용을 하더라도 요금수납 업무가 아니라 고속도로 환경정비에 투입할 테니 기존 업무로 돌아가고 싶다면 자회사 전환을 받아들이라고 강요했다. 게다가 전국 법원에서 같은 내용으로 재판이 진행 중인 노동자 1100여 명에 대해서는 소송이 끝날 때까지 고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노동자들은 사측의 입장에 항의해 사장면담을 요구하며 9일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본사를 항의방문 했고 그 자리에서 농성에 들어갔다. 그러자 사측은 정규직 직원들을 앞세워 노동자들의 요구를 가로막더니 경찰을 불러 강제진압하려 했다. 노동자들의 저항이 격렬하고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자 강제진압은 일단 유보됐지만 차후에도 충돌 가능성은 있다.

이강래 사장의 입장은 대법원 판결 취지를 완전히 거스르는 행태다. 판결은 2008년 이후 톨게이트 요금수납 업무를 외주화한 것이 불법 파견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판결을 존중한다면 그들이 원래 업무로 복귀시켜야 하며 같은 내용의 소송이 진행 중인 1100여 명의 노동자들도 직고용하는 것이 맞다.

이명박 박근혜 10년 동안에도 쉽게 볼 수 없었던 행태가 ’노동존중’을 국정철학의 중요한 줄기로 삼고 있는 문재인 정부의 공공기관에서 벌어지고 있다. 이 사태는 이제 도로공사 노사를 넘어선 사회문제로 커지고 있다. 공공기관에서 벌어지는 일인 만큼 정부가 개입해야 한다. 이대로 두면 문재인 정부 최악의 노동사건이 된다. 이 사장과 도로공사의 입장을 문재인 정부가 동의하는지 밝혀야 한다. 혹여 도로공사 입장과 정부의 입장이 같다면 청와대의 국정철학에서 ‘노동존중’은 없다고 여겨질 것이다. 이 사장이 정부 의지와 방향과 다른 길을 고집하는 것이라면 파면해서라도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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