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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피의사실공표 금지, 반대세력 눈치 보지 말고 당장 해내야

법무부와 여당이 피의사실공표를 막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법무부는 기존 법무부 훈령인 수사공보준칙을 가칭 ‘형사사건 공개금지 등에 관한 규정’으로 개정하겠다고 밝혔다. 현행 형법 126조에선 수사과정에서 알게 된 피의사실을 기소 이전에 공표하면 3년 이하의 징역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1953년 형법 제정 이후 지금까지 이 법으로 처벌받은 검사와 공무원은 단 한명도 없다. 피해자들이 이 법을 근거로 국가를 상대로 한 손해배상소송이나 언론사를 상대로 벌인 명예훼손소송도 대체로 패소했다.

법이 사문화된 상황에서 검찰은 입맛대로 수사정보를 언론에 흘렸다. 재판은커녕 기소도 되기 전에 마녀사냥식 여론재판을 받고 사회적 비난을 감수해야하는 일들이 반복됐다. 1억짜리 시계를 논두렁에 버렸다는 확인 안 된 사실로 모욕을 당한 고 노무현 대통령부터 평범한 시민까지 누구도 자유롭지 못했다. 검찰개혁을 시대적 소임으로 삼고 출범한 조국 법무부 장관 재임 초기에 이 추악한 관행을 끝내야한다.

법무부 규정의 법리적 근거는 탄탄하다. ‘수사기관은 헌법상 무죄추정의 원칙에 따라 공정한 재판을 받을 피의자의 권리를 존중하며 공판청구 전에는 피의자의 명예에 치명적인 손상을 가하는 피의사실을 공표하지 않아야 한다’는 헌법과 형법을 따르고 있다. 하지만 반대도 만만치 않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조국 가족 수사를 방해할 목적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단정했고 황교안 대표는 “명백한 수사외압”이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는 법과 인권에 대한 논쟁이라기보다 조국 장관과 여당을 공격하기 위한 정쟁에 불과한 것이어서 귀담아 들을 것이 없다.

검찰과 일부 언론, 학계에서는 ‘국민의 알권리를 위해 피의자 인권침해는 감수할 수 있다’고 반박한다. 하지만 피의사실공표 금지가 단지 피의자의 인권침해를 방지하기 위한 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정확한 논점도 아니다. 검사가 의뭉스런 정치적 의도를 가지고 수사과정에서 얻은 정보를 언론에 흘린다면 이는 헌법상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에도 반하고 수사기관의 수사권 행사의 공정성에 대한 국민적 신뢰도 약화된다. 검찰 입맛대로 특정인을 악마화하여 정치에 개입하고 검사가 흘려준 대로 받아쓰기하며 ‘단독기사’를 내던 검언유착도 끝낼 때다. 조 장관 재임 초기 지금이 적기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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