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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찰이 노리는 조국 혐의, 5년 전 대법원서 무죄 확정됐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19.09.02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가 2일 국회에서 열린 대국민 기자회견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2019.09.02ⓒ정의철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의 ‘가족 사모펀드’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 장관에게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5년 전 조 장관 의혹과 유사한 사건에서 무죄가 선고된 판례가 있어, 검찰이 조 장관을 해당 혐의로 재판에 넘길 경우 ‘무리한 기소’라는 비판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윤석열 검찰총장은 해당 판례에 대해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과거 대검 중수1과장 시절 자신이 직접 기소한 사건이기 때문이다.

이에 조 장관의 유죄는 물론 혐의 적용 가능성도 적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검찰이 ‘가족 사모펀드’ 의혹 수사 정보를 언론에 흘리는 이유는 조 장관을 ‘흠집 내기’라도 하겠다는 속셈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김종창 전 금감원장 사건과 유사
“아내가 잘못했다고 남편 공직자윤리법 위반 안 돼”

법조계에 따르면 검찰은 조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와 자녀 등이 투자한 사모펀드와 관련해 조 장관에게 공직자윤리법 위반(주식백지신탁 거부) 혐의 적용을 살피고 있다.

공직자윤리법에 따르면 공직에 취임한 자는 자신이 보유한 주식의 총 가액이 3천만 원을 초과할 경우 1개월 이내에 매각하거나 백지 신탁해야 하고, 이를 위반할 경우 1년 이하의 징역이나 1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해관계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조항이다.

핵심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 공직자 본인이 보유한 주식만 포함된다는 점이다. 가족 등 이해관계인이 보유한 주식은 포함되지 않는다. 이는 2014년 대법원 판례에 따른 것이다.

김종창 전 금융감독원장은 취임 이후 1개월 이내에 배우자 권 모 씨가 보유한 아시아신탁 주식회사 주식 4만 주를 매각하거나 백지 신탁하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사건 기소 담당 검사는 윤석열 당시 대검 중수1과장이었다. 검찰은 ‘자신이 보유한 주식’에는 공직자 외에 이해관계인이 보유한 주식도 포함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김 전 원장이 배우자의 주식 처분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이유로 사실상 김 전 원장의 소유라고 봤다.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7일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2019.08.07
윤석열 신임 검찰총장이 7일 국회에서 문희상 국회의장을 예방하고 있다. 2019.08.07ⓒ정의철 기자

그러나 법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인정할 수 없다고 보고 김 전 원장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1심은 배우자가 주식을 처분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직자를 처벌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재판부는 “공직자 본인이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지 않은 경우만을 처벌하는 규정이지, 이해관계자가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지 않은 경우까지 포함해 처벌하는 규정이라 볼 수 없다”라고 판시했다.

또 재판부는 김 전 원장이 보유한 주식이라는 명확한 입증 없이 부부관계라는 이유만으로 배우자 명의의 주식을 사실상 김 전 원장의 소유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보유의 개념을 계약관계도 없이 부부관계 등 개인적 관계로 사실상 의결권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경우 등까지 확장할 것은 아니다”라며 김 전 원장이 보유한 주식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다.

이어 “해당 주식이 김 전 원장의 소유 재산이 아닌가 하는 의심이 드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배우자가 아닌 김 전 원장이 사실상 소유한 것이라는 공소사실이 입증됐다고 보기 부족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재판부는 공직자가 배우자 등이 보유한 주식을 처분하도록 요구했으나 이를 따르지 않을 경우 배우자 등의 의무위반을 이유로 공직자를 처벌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항소심과 대법원도 1심 판단이 옳다고 봤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예방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9.17
조국 법무부 장관이 17일 국회에서 심상정 정의당 대표를 예방해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9.09.17ⓒ정의철 기자

조국 기소까지 검찰, 산 넘어 산
혐의 적용 어려운데 연일 ‘언론플레이’만

해당 판례로 비추어 봤을 때, 검찰이 조 장관을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기소해 유죄 판결까지 받아내기 위해서는 넘어야 할 산들이 많다.

먼저 정 교수 등 조 장관 가족이 사모펀드에 투자한 사실이 주식을 보유한 것으로 인정돼야 한다. 이러한 주식이 사실상 조 장관이 소유한 재산이라는 점이 명확히 입증돼야 한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소수의 투자자로부터 모은 자금을 주식 등에 운용한다는 점에서 첫 번째 입증부터 쉽지 않아 보인다. 펀드를 통한 소유는 간접적 투자라는 게 전문가 의견이다.

해당 주식이 사실상 조 장관의 재산이라는 점도 드러나지 않았다. 조 장관의 가족들이 투자한 사모펀드니 조 장관 소유라고 볼 수 있지 않겠냐는 막연한 추측뿐이다.

그렇다면 설령 정 교수가 직접 사모펀드 운용을 주도했다고 해도, 조 장관이 이를 알고 있었다고 해도 조 장관은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을 수 없다. ‘전언의 전언’까지 언론에 흘리는 검찰의 철 지난 ‘언론 플레이’가 비판받을 수밖에 없는 이유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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