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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브 잡스 연상시키는 황교안의 민부론 발표? “이명박 747, 박근혜 줄푸세 재탕”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민부론’ 발간 국민보고대회에서 프리젠테이션 발표를 하고 있다. 2019.09.22.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민부론’ 발간 국민보고대회에서 프리젠테이션 발표를 하고 있다. 2019.09.22.ⓒ뉴시스

자유한국당은 22일 자신들이 중심이 되는 경제정책, 일명 민부론(民富論)을 발표했다. 노동·경제·복지 등 분야에서 자유한국당이 진단한 현실을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의 핵심 국정과제인 ‘소득주도성장’과 겨루겠다는 구상인데, 사실상 그동안 당이 거론해온 강령을 반복하는 수준에 그쳤다.

자유한국당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원과 지지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민부론 발간 국민보고대회를 가졌다. 이날 행사에서 이목을 끈 사람은 단연 ‘민부론 소개자’로 나선 황교안 대표였다.

황 대표는 하늘색 스트라이프 셔츠에 운동화 차림으로 등장했다. 넥타이를 매지 않고, 셔츠 소매를 접어 올려 평소보다 가벼운 모습을 연출했다. 한 손에는 대본을 연상케 하는 두꺼운 종이도 쥐었다.

황 대표는 앞서 발언자로 나선 나경원 원내대표, 김종석 의원이 검은색 무선마이크를 손에 쥔 것과 달리 베이지색 무선 헤드 마이크를 착용했다. 그는 내용에 따라 뒤바뀌는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배경 삼아 약 40분간 발표를 이어갔다. 필요에 따라 주먹을 불끈 쥐는 등 손동작도 적극적으로 활용했는데, 이날 황 대표의 발표 모습을 두고 애플 창업자 스티브 잡스의 신제품 소개 행사를 모티브로 한 것이라는 말도 나왔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민부론’ 발간 국민보고대회에서 프리젠테이션 발표를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2020 경제대전환:민부론’ 발간 국민보고대회에서 프리젠테이션 발표를 하고 있다.ⓒ뉴시스

발표 중 ‘곡성’ 대사 활용해 정부 비난,
“뭣이 중헌지도 모르면서 뭘 자꾸 캐묻고 XX이야”
알맹이 없는 ‘장밋빛 희망’ 정책 나열
민주당 “‘사람들 관심만 끌면 된다’는 이명박과 판박이”

‘삐삐 삐용’ 구급차 사이렌 소리와, ‘대한민국 경제 병동 코드블루 발생’ 멘트에 맞춰 단상에 오른 황 대표는 “우리 경제가 응급 상태에 빠졌다”고 운을 뗐다.

황 대표는 “대한민국 경제, 급성 심근경색에 걸렸다”며 “경제의 심장이 멎어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대한민국이 중병에 걸렸다”며 “심각한 천민 사회주의가 대한민국을 중독시키고 있다”고 거론했다.

그는 “신(新)한국 병에서 깨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민간과 시장의 경쟁력을 일으킬 심폐소생술이 시급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는 새 길을 민부론에서 찾았다”며 “민부론은 대한민국 경제의 중병을 치료할 특효약이 될 것”이라고 내세웠다.

특히, 황 대표는 5가지 정책 프레임의 대전환을 이뤄내겠다고 공언했다. ‘비전 대전환’을 내세우며 “지능 자본이 사방으로 흘러넘치는 유수경제, 협력, 공유, 개방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대한민국을 대전환하겠다”고 했다.

‘경제 대전환’을 거론하며 “고용시장이 안정될 때까지, 최저임금을 동결하거나 인상 폭을 최소화하겠다”, “규제혁신을 전담할 청와대 수석비서관 신설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경쟁력 대전환’ 구간에서는 “원전 건설을 조속히 재개하고 원자력 발전 비중을 확대하겠다”, “탄력근무제 등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확대하겠다”고 약속했다.

‘노동 대전환’은 “노동이 신나는 시대”를 위해 “산업화 시대에 머물러있는 근로기준법을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맞는 근로계약법으로 전환하겠다”, “강성 귀족노조들로부터 기업의 정상적 활동을 보호하는 방안 추진하겠다”고 했다. 아울러 “선 노동법 정비, 후 ILO 협약으로 노동시장의 충격을 막을 것”이라고 예고했다.

끝으로 ‘복지 대전환’은 “긴급복지 지원 제도를 대폭 확충해 하겠다”며 “‘복지 구조조정 TF’를 만들어서 복지 전달체계를 대폭 정비하고 슬림화하겠다”고 했다.

이날 황 대표의 발표 중에는 정부를 비난하는 대목에서 영화 ‘곡성’의 대사 “뭣이 중헌디, 뭣이 중허냐고, 뭣이 중헌지도 모르면서 뭘 자꾸 캐묻고 XX이야, XX이” 음성 파일이 활용됐다. 프레젠테이션 화면을 통해 중간중간 태극기가 휘날렸고, 민요 ‘아리랑’도 흘러나왔다.

황 대표는 지지자들에게 “정상으로 가자”고 했다. “목표는 G5 정상 국가”라며 “산에 올라가면 야호를 외치지 않나. 이제 ‘야호 코리아’를 외쳐보자”고 독려했다.

그는 “YAHO(Young Active Happy One) Korea의 꿈으로, 대한민국 G5 시대를 힘차게 열어가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이에 지지자들은 “가자”, “할 수 있다”며 환호했다. 발표가 끝난 뒤에는 자영업자, 청년 신입사원, 대학생 알바노동자 3명이 대표로 황 대표에게 민부론 책자를 받아 갔다.

이후 황 대표를 중심으로 ‘자유한국당 2020 경제대전환위원회’ 위원장인 김광림 의원과 각 분과 위원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다. ‘구체적 정책 진행 방안’, ‘실현 가능성’ 등을 묻는 대부분의 질문에는 황 대표 대신 옆에 앉은 위원들이 답변했다.

황 대표는 ‘민부론이 결국 당의 기존 슬로건을 나열하는 것에 그친 것 아니냐’는 취지의 질문에서 “어떤 정책에 대한 발표를 하면 항상 나오는 지적”이라며 “이 중에 뺄 거 없다”고 말했다.

황 대표는 “자유한국당이 (정책 전환을) 못 하면 정말 할 곳이 없다. 정부는 못 하고, 다른 당들이 하기는 쉽지 않다”며 “이 정부가 터치도 못 한 부분을 우리 정책위원회가 중심으로 챙겨나가고 보완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더불어민주당은 이날 자유한국당의 ‘민부론’ 발표에 “민부론이라는 말은 ‘국부론’에서 따왔다고 하는데, 애덤 스미스가 무덤에서 콧방귀를 뀔 일”이라며 “이 작업에 수십 명의 경제학자가 동원됐다니 믿기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에서 자유한국당을 겨냥 “작금의 경제 상황은 언급하지 않은 채 문재인 정부의 정책만을 비난하기에 바빴다”며 “현재 당면하고 있는 글로벌 경기 둔화, 미중 무역 갈등과 보호무역주의 강화, 일본의 수출규제, 영국의 브렉시트 등 대외 여건의 변화에 대해서는 한마디 언급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 대변인은 자유한국당이 민부론을 발간하며 내세운 ‘2030년 1인당 국민소득 5만 달러, 가구당 연간 소득 1억 원, 중산층 비중 70% 달성’이라는 경제 정책 전환 목표를 거론하며 “민부론은 마침내 장밋빛 공약으로 귀결됐다. ‘실현 가능성은 알 바 아니고, 그냥 사람들 관심만 끌면 된다’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747 공약과 판박이”라고 지적했다.

또 “정부의 과보호에서 벗어나 자유경쟁으로 기업과 개인의 활력을 높인다는 것은 박근혜 전 대통령의 줄푸세의 환생”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대변인은 “결국 과거 이명박, 박근혜 정부의 정책을 재탕한 수준에 머물고 말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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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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