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톨게이트 요금 수납노동자들의 직접고용 쟁취를 필두로 하는 하반기 총력 투쟁 계획을 채택했다.
이날 오후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경북 김천 한국도로공사 앞 잔디밭에서 제69차 임시 대의원대회를 열고 이같은 '2019년 하반기 투쟁의 결의 건'을 심의해 확정했다. 이날 대회에는 민주노총 대의원 1292명 중 과반을 넘는 740명이 참석했다.
민주노총은 15일째(23일 기준) 도로공사 본사 내에서 농성중인 해고 톨게이트 요금수납 노동자들에게 연대의 마음을 전하기 위해, 이날 대회 장소를 서울 KBS 아레나홀에서 김천 도로공사 본사 앞으로 변경했다.
민주노총 측은 "실외에서 대의원 대회를 진행하는 것은 2009년 이명박 정권 시절 여의도 공원 농성장 대의원대회 이후 10년 만의 일"이라면서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투쟁에 대한 높은 연대 의지를 보여주는 사건"이라고 설명했다.
민주노총은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들의 직접고용 투쟁이, 민주노총의 하반기 '노동기본권 쟁취, 노동개악 저지, 비정규 철폐' 총파업·총력투쟁 승리의 기준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톨게이트 노동자의 직접고용 쟁취 투쟁 승리를 필두로, 올해 정부의 노동개악을 저지하고 기필코 노동기본권을 쟁취해 비정규직을 철폐하는 2019년이 되게 하겠다"며 "그 대미를 장식하는 총파업을 조직하자"고 조합원들을 독려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들의 승리를 위해 민주노총이 진행해 나갈 연대 투쟁 방향이 공개됐다.
민주노총은 경찰이 도로공사 본사에서 투쟁을 전개하고 있는 톨게이트 노동자들의 농성을 진압하기 위해 침탈할 시, 전 간부가 즉각 김천 도로공사 앞에 집결해 규탄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또 '농성장 침탈 규탄 파업'에 돌입하며, 구체적 파업 돌입 일시는 비상중앙집행위원회를 통해 결정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톨게이트 노동자 승리를 위한 투쟁기금 1억원 모금. 정부 및 여당을 대상으로 하는 전면 규탄 투쟁 등도 확정했다.
현재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들은 정부와 도로공사에 직접고용을 요구하며 2곳에서 장기 농성중이다. 경부고속도로 서울톨게이트 캐노피 위에서는 해고 요금수납노동자 6인이 85일째 고공농성을 하고 있다. 경북 김천 도로공사 본사 2층 로비에서도 해고 요금수납노동자 250여 명이 15일째 농성 중이다. 농성 중인 노동자들의 건강상태는 매우 심각(관련기사 방호 커튼으로 막힌 농성장서 피부병으로 고통받는 톨게이트 요금수납원들)한 상태다.
이들의 지난달 '근로자 지위 확인 소송' 대법원 확정 판결 취지에 따라 해고 요금수납원 1500명을 직접고용해 달라고 요구했다. 또 이를 위해 도로공사 이강래 사장이 노조들과 직접 대화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현재 도로공사 측은 대법원 판결에 승소한 노동자 중에, 자회사 전환 동의자 등을 제외하고 499명을 직접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정규직이 된 이들에겐 예전처럼 요급 수납 업무를 맡기지 않고 버스정류장이나 졸음쉼터 환경 정비 등 조무 업무를 부여한다는 입장이다. 공사 측은 요금수납업무는 자회사가 전담하고 있으므로, 도로공사 소속이 되면 해당 업무를 줄 수 없다고 설명하고 있다.
이날 오전 정규직 전환 대상자인 톨게이트 요금수납노동자 47명은 23일 한국도로공사의 일방적인 교육 소집 강행을 규탄하며 교육 불참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민주노총은 하반기 총파업·총력투쟁 4대 과제로 ▲노동기본권 쟁취, 노동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사회안전망·공공성 확대 ▲재벌체제 개혁, 고용중심 산업정책 쟁취를 제출했다.
또 이같은 과제 실현을 위해 △ 9월에는 톨게이트 노동자 직접고용 등 직접·간접·특수고용·비정규직 노동자들의 노동기본권 쟁취와 노동개악 저지 집중투쟁을, △ 10 ~11월에는 ILO 핵심협약 비준 및 쟁점법안 국회 처리 과정에서 민주노총 요구안 관철 총력투쟁을 전개한다. 11월 9일엔 10만 조합원이 참가하는 '전태일 열사 정신 계승 전국노동자대회'에서 서울에서 개최하고, 이 자리에서 노동개악 저지와 핵심과제 쟁취를 전면에 건 총파업을 결의할 예정이다.
△ 11월 말에서 12월 초 사이엔 국회의 노동법 개악을 저지하기 위해 강력한 노동기본권 쟁취/노동개악 저지, 비정규직 철폐 총파업에 돌입할 예정이다. △ 11월 30일에는 노동자, 민중, 진보진영의 역량을 모아 노동의제를 중심으로 민중 공동의 요구를 사회적으로 쟁점화하는 '노동기본권/민중생존권 쟁취·한반도 평화실현 민중대회'를 성사시킬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이같은 투쟁계획과 함께 결의문 채택 등 임시 대의원대회 안건을 대의원 만장일치로 의결했다.
이후 민주노총은 같은 장소에서 결의대회를 진행했다. 본사 내부에서 농성 중인 박순향 민주노총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 부지부장이 먼 길 마다치 않고 김천까지 찾아와 준 민주노총 대의원들을 향해 발언했다. 그는 도로공사 본사 후문을 지키고 있는 경찰 뒤에서 마이크를 잡고 조합원들을 향해 목소리를 냈다.
박 부지부장은 "도로공사는 오늘 대법원 판결 승소자들을 교육하겠다고 소집했다. 이곳 농성장에도 수십 명의 대법 판결 승소한 사람들이 있지만 나가지 않았다"며 "나머지 1100명 동지의 손을 놓고 갈 수가 없었다"고 참았던 눈물을 터트렸다.
이어 그는 "저희는 그들과 함께 싸워 같이 도로공사에 복직할 것"이라며 "끝까지 연대해주시고, 응원해달라. 끝까지 투쟁해서 직접고용 쟁취하겠다"고 발언을 마무리했다.
김명환 민주노총 위원장은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이 자리는 민주노총 대의원 700여명의 결의뿐만 아니라, 민주노총 100만의 결의가 될 것"이라면서, "톨게이트 수납노동자들과 함께 하반기 투쟁의 문을 힘껏 열어젖히고, 100만 조합원의 이름으로 하반기 투쟁 승리를 위해 힘있게 달려가자"고 다짐했다.
700여명의 민주노총 대의원들은 250여명의 요금수납노동자가 농성 중인 도로공사 본사를 향해 큰 목소리로 민중가요 '동지가'를 불렀다. 먼 거리에서나마 응원의 마음을 전하고자하는 노동자들만의 방식이었다. 이들은 승리를 다짐하는 힘찬 함성을 발사하며 결의대회를 마쳤다.
경북 김천 =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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