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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으로 치닫는 ‘먼지떨이식’ 조국 수사, 당사자 기소 이후 전환점 맞는다

조국 법무부 장관을 겨냥한 검찰의 ‘먼지떨이식’ 수사가 극으로 치닫고 있다. 검찰은 지난 23일 조 장관 자택을 무려 11시간 동안 압수수색하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구조적으로 장시간이 걸릴 수밖에 없는 디지털 포렌식 작업을 통한 압수수색이 아닌, 실물 위주의 압수수색을 가정집에서 11시간 동안 벌인 것은 매우 특이한 일이다.

검찰 관계자가 23일 서울 서초구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한 물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2019.09.23
검찰 관계자가 23일 서울 서초구 조국 법무부 장관 자택에서 압수수색을 마치고 압수한 물품을 들고 나오고 있다. 2019.09.23ⓒ정의철 기자

지난 6일 조 장관 배우자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재판에 넘겨졌음에도 불구하고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함에 따라 검찰 수사의 향방에 관심이 쏠렸었다.

검찰은 ‘강공’을 택했다. 검찰이 현재까지 조 장관을 겨냥한 수사를 벌이며 압수수색을 한 장소는 무려 70여 곳 안팎에 달한다. 자녀 입시 문제와 관련한 복수의 대학교 및 대학원들, 사모펀드 투자금 흐름과 관련한 복수의 관계사 등이 대표적이다. 수사에 동원되고 있는 검사 인력은 20명 안팎인 것으로 전해졌다.

조 장관 자녀의 입시비리 및 10억원대 사모펀드 투자 의혹 관련 수사에 대규모 권력형 비리 수사에 버금가는 수사 인력을 파견한 것이다. 심지어 약 한 달간 이어진 수사기간 동안 명확히 드러난 혐의도 없는 상태다.

수사 대상 혐의와 규모 대비 이 정도 수준의 수사팀 인력 및 수사 대상 범위는 전례를 찾아보기 어렵다.

‘박근혜 국정농단’ 사건 초기 수사 당시 검찰은 고작 1개 형사부서에 사건을 맡겼고, ‘양승태 사법농단’ 사건 초기 수사 역시 특수 1,3부, 두 개 부서에서 진행되다가 수사 중반 이후부터 세 개 부서(20여명 규모)로 규모로 확대됐다.

표적수사의 전형, 나올 때까지 캔다

의혹 제기와 함께 수사의 근거가 될만한 일정 정도의 객관적 자료가 축적된 상태에서 본격적인 수사에 착수하는 통상의 사건과 달리, 이번 조 장관을 겨냥한 수사는 일각에서 제기한 ‘의혹’에 근거해 사실상 ‘무에서 유’를 창조해내는 격으로 진행되고 있다. 과거 국가정보원이 공작한 간첩 사건 수사, 이석기 내란음모사건, 드루킹 김동원씨 일당의 일방적 주장에 근거한 김경수 경남지사 수사 등과 마찬가지로 정치적 판단에 근거한 ‘표적수사’의 전형이다.

이번 수사 역시 검찰 등 수사기관이 그동안 보여준 표적수사들과 비슷한 흐름을 보여준다. 수사 초기 혐의점이 분명하지 않은 단계에서 전방위적 압수수색 등 강제수사로 사건 당사자들을 압박함과 동시에 직접적인 ‘범죄사실’과 동떨어진 지엽적인 정보를 언론에 흘려 당사자들을 흠집내는 방식이다.

특히 공소사실이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단계에서 조 장관 딸 표창장 위조 혐의로 배우자 정경심 교수를 졸속 기소해놓고, 뒤늦게 공소장 변경 작업을 벌이는 것은 거의 ‘코미디’에 가깝다.

해당 혐의와 관련해서는 문제의 표창장을 입시원서에 첨부했다는 학교인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 압수수색에서도 ‘위조사문서 행사’ 혐의를 입증할 만한 증거를 확보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때문에 조 장관 딸이 입시에서 떨어진 학교들까지 압수수색 대상이 됐다. 그만큼 검찰이 코너에 몰려 있다는 이야기다.

딸 표창장 관련 수사에 난항을 겪자 검찰은 조 장관의 두 자녀가 받았다는 서울대 공익인권법센터 인턴십 증명서 허위 발급 의혹 쪽으로도 수사력을 기울이기 시작했다. 허위라는 것을 입증해 공문서 위조 또는, 해당 증명서로 대학교 입시에 부정 입학했다는 ‘업무방해죄’를 적용하려는 취지다.

심지어 이와 관련해 매우 간접적인 관련자인 장영표 단국대 의대 교수 아들의 “세미나에 한 번 참석했고, 사실상 허위로 수료증을 받았다”는 진술만을 근거로, ‘서울대 교수이던 조 장관이 직접 인턴십 증명서를 발급해준 것 아니냐’는 의혹 보도들이 줄줄이 나왔다.

조국 법무부 장관.
조국 법무부 장관.ⓒ정의철 기자

검찰 수사와 관련해 공개 발언을 하지 않고 있던 조 장관은 결국 “악의적 보도에 더 이상 참기 어렵다”며 법적 대응을 시사했다. 조 장관 자녀들의 인턴십 당시 공익인권법센터장이었던 한인섭 교수도 “억측으로 진실을 가리지 말아야 한다”며 부실한 근거를 기초로 한 과도한 추측을 경계했다.

조 장관의 부인 등 가족들이 투자한 사모펀드 의혹과 관련해 ‘전언의 전언’으로 조 장관의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를 단정하는 취지의 검찰발 보도까지 나오고 있다.

한 매체는 22일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범동씨와 정 교수가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의 실질적 소유주’라는 취지의 관계자의 전언을 그대로 보도했다.

또 다른 매체는 지난 18일 “검찰은 조 장관 부부가 조씨를 통해 펀드 운영에 대해 상당 부분을 알고 있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며 그 근거로 “검찰 조사를 받은 업계 관계자가 ‘조 장관과 정씨가 투자 내역을 상세히 알고 있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는 실체적 사실관계가 중요한 주요 사건 관련 보도에서 잘 쓰지 않는 보도 기법이다. 이러한 ‘전언의 전언’은 보통의 언론 보도에서도 ‘신뢰성’을 고려해 신중하게 사용된다. 또 통상적인 재판에서도 증거능력을 인정받기가 매우 어렵다.

조국 기소 이후부터 국면 전환 가능성 높아

현재까지 검찰이 보여준 수사 흐름에 비춰봤을 때 기존의 먼지떨이식 수사는 계속될 전망이다. 조 장관이 임명 전 배우자 기소에도 ‘직진’을 선태한 만큼, 향후 더 강도 높은 수사와 소환 조사가 이뤄진다 하더라도 조 장관이 자진 사퇴할 가능성은 매우 낮아 보인다.

그렇다면 조 장관 혹은 조 장관의 가족들이 재판에 넘겨진 이후 시점부터가 전환점이 될 수밖에 없다.

현재까지 조 장관 측은 부적절한 수사개입 논란을 우려해 공개적인 방어권을 거의 행사하지 않고 있다. 그러나 본격적인 재판에 들어간다면 법정에서 적극적인 방어권 행사를 할 수 있게 된다. 재판 과정에서 검찰의 부실 수사나 무리한 수사의 근거들이 공개적으로 드러나면, 법정에서도 조 장관 측이 오히려 도덕적·법적 우위를 점하는 상황이 만들어질 수 있다. 이는 현재 검찰이 비공식적으로 공개하는 정보 위주로 형성되고 있는 조 장관에 대한 여론 구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강경훈 기자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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