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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00원대 초저가 와인의 ‘등장’... 어떻게 가능할까?
와인 자료사진
와인 자료사진ⓒ뉴시스

‘와인=비싼 술’이라는 고정관념이 깨지고 있다. 기존에 1만원대 혹은 1만원에 육박하는 저가 와인이 있었다면 이젠 3000~4000원대 초저가 와인까지 등장했다. 시중에 판매 중인 소주, 맥주 등과도 큰 차이가 없을 정도다.

지난 22일 롯데마트는 2012년 처음 선보인 매그넘(1.5L) 사이즈 와인 ‘레오 드샹부스탱 까베르네쇼비뇽’과 ‘레오 드 샹부탱 스멜롯’ 2종을 이달 19일부터 올해 말까지 7900원에 판매한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와인(750mL) 대비 2배 큰 용량과 용기가 페트(PET)라는 점이 특징이다. 대용량인 점을 고려하면 750mL 일반 와인 기준 1병당 3950원인 셈이다. 프랑스 와이너리에서 생산된 이 제품의 기존 판매가는 9900원이었다.

초저가 와인을 선보인 건 롯데마트보다 이마트가 더 빨랐다. 이마트는 지난달부터 750mL 용량의 칠레산 와인 ‘도스코파스 까베르네쇼비뇽’과 스페인산 와인 ‘도스코파스 레드블렌드’를 4900원에 판매 중이다. 두 제품의 기존 판매가는 1만2000원으로 60%가량 저렴해졌다.

특별한 날에나 찾던 와인이 이렇게 싼값에 판매될 수 있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애초 해외 와이너리(포도주 양조장)를 통해 수입되는 와인은 세금과 복잡한 유통과정 등을 이유로 수입 원가에 비해 훨씬 고가에 판매됐다.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와인은 관세와 주세(교육세+부가가치세), 유통마진(수입사+도매상+소매상) 등이 더해져 대략 2~2.5배에 달하는 금액에 판매됐다. 수입 신고가의 15%에 해당하는 관세와 30%의 주세, 그리고 업계 평균 10% 내외로 알려진 수입사, 도매상, 소매상의 유통마진 등이 더해진 결과하는 게 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예를 들어 수입원가가 1만원인 와인을 수입하게 되면 여기에 1500원(15%)의 관세와 3450원(30%)의 주세, 345원의 교육세(주세의 10%)가 붙는다. 여기에 각 유통과정에서의 마진을 10%로 가정하면 수입사 1495원, 도매상 1645원, 소매상 마진 1809원 등이 추가된다. 마지막으로 출고가격의 10%인 부가가치세 2024원을 더하면 1만원짜리 와인의 소비자 판매가격은 2만2268원까지 올라간다.

한 와인 수입사 관계자는 유통마진율에 대해 “수입되는 와인의 종류에 따라 유통업자들이 챙기는 마진율도 차이가 있다”면서 “어떤 와인은 마진 적게 남기는 대신 ‘박리다매’를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와인은 정말 마진을 많이 남기는 방식으로 판매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초저가 와인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초저가 와인ⓒ이마트 제공

수입량 300배 늘려 와인 수입단가 낮춘 이마트

현재 이마트에서 판매 중인 초저가 와인은 기존의 중저가 제품을 대량 수입해 단가를 낮추는 방식을 취하고 있다.

4900원짜리 와인인 ‘도스코파스 까베르네쇼비뇽’과 ‘도스코파스 레드블렌드’를 공급하고 있는 와인 수입사 신세계L&B 관계자는 “수입 물량을 크게 늘려 소비자들이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가격에 맞춘 것”이라며 “대부분 마찬가지일 텐데 수입하는 물량이 많으면 많을수록 단가를 낮출 수 있는 여지가 커진다”고 말했다.

4900원짜리 초저가 와인을 선보이기 위해 평소 대비 약 300배가 넘는 100만 병을 대량 구입해 와인의 수입 원가를 낮췄다는 게 신세계L&B 측의 설명이다.

신세계L&B 관계자는 “퀄리티가 뛰어나다고는 말할 수 없지만, 일상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저렴한 가격의 와인”이라며 “국내 와인 소비를 활성화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보급형 와인 정도로 봐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롯데마트가 선보인 초저가 와인
롯데마트가 선보인 초저가 와인ⓒ롯데마트 제공

유통마진 최소화한 이마트, 초저가 와인 '미끼상품'으로 활용

반면 매그넘(1.5L) 사이즈의 와인을 7900원(750mL 기준 3950원)에 선보인 롯데마트는 유통마진을 최소화하는 방식으로 가격을 낮췄다.

와인 수입사를 겸하고 있는 롯데주류 관계자는 “와인이 고급 주류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실제 해외에 나가보면 생각보다 저렴한 가격의 데일리 와인(일상 소비용으로 가격이 적당한 와인)이 많다”면서 “(롯데마트가)판매 중인 제품 역시 그런 데일리 와인”이라고 밝혔다.

이어 “초저가 와인을 선보이기 위해서는 단순히 수입사만 마진을 줄여서 될 일이 아니다”라며 “수입되는 와인도 저렴해야 하고 수입사, 도매상, 대형마트 모두 마진을 최소화해야만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정확한 마진율에 대해서는 공개하지 않았다

유통업계는 롯데마트가 초저가 와인을 ‘미끼상품’으로 활용해 고객을 늘리려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통주를 제외한 술은 온라인 판매가 허용되지 않는 거의 유일한 상품인 만큼 초저가 와인을 사기 위해서라도 일단 고객들의 발길을 마트로 향하게 하려 한다는 설명이다.

롯데주류 관계자도 “요즘 대형마트의 경우 술에서 마진을 잘 남기지 않는 편”이라며 “술을 미끼상품으로 쓰고, 마트를 찾은 손님이 다른 제품도 사도록하는 전략을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정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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