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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대통령이 ‘DMZ의 국제 평화지대화’를 제안한 이유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 본회의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 총회 본회의장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에서 한 기조연설의 핵심은 유엔과 모든 회원국들에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라는 제안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문 대통령은 "한반도 문제를 풀기 위한 나의 원칙"이라며 전쟁불용의 원칙, 상호 간 안전보장의 원칙, 공동번영의 원칙을 제시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유엔의 가치와 전적으로 부합하는 이 세 가지 원칙을 바탕으로, 유엔과 모든 회원국들에게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라고 천명했다.

이는 작년 4.27 남북정상회담 판문점선언에 담긴 '비무장지대를 평화지대로 만든다'는 합의에 따른 것이다. 현재 남북간에는 비무장지대 내 적대행위 금지와 GP(감시초소) 철수, 유해 발굴 등이 이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DMZ를 남과 북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와 함께 평화지대로 만들어나감으로써, 북한이 요구하고 있는 안전보장을 위한 실질적인 장치를 만드는 것은 물론 한반도 평화와 번영을 견인할 수 있을 것이라는 구상이다.

그동안 북한은 미국에 체제 안전보장 등을 위한 상응조치를 요구해왔다. 하지만 실질적인 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북미 협상은 계속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상황이다. 문 대통령은 여기에 돌파구를 마련하는 차원에서 '국제 평화지대 구축'이라는 카드를 제시한 것이다. 이는 기조연설 전에 미국과 유엔 측에도 어느정도 공유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국제 평화지대 구축은 북한의 안전을 제도적이고 현실적으로 보장하게 될 것이며, 동시에 한국도 항구적인 평화를 얻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이 진정성을 가지고 비핵화를 실천해 나간다면 국제사회도 이에 상응하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라고 호소했다.

문 대통령은 국제 평화지대의 구체적인 구상에 대해 "판문점과 개성을 잇는 지역을 평화협력지구로 지정해 남과 북, 국제사회가 함께 한반도 번영을 설계할 수 있는 공간으로 바꿔내고, 비무장지대 안에 남·북에 주재 중인 유엔기구와 평화, 생태, 문화와 관련한 기구 등이 자리 잡아 평화연구, 평화유지(PKO), 군비통제, 신뢰구축 활동의 중심지가 된다면 명실공히 국제적인 평화지대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비무장지대에는 약 38만 발의 대인지뢰가 매설되어 있는데, 한국군 단독 제거에는 1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유엔지뢰행동조직' 등 국제사회와의 협력은 지뢰제거의 투명성과 안정성을 보장할 뿐 아니라 비무장지대를 단숨에 국제적 협력지대로 만들어낼 것"이라고 기대했다.

문 대통령은 비무장지대의 평화지대화가 한반도 비핵화에 따른 결과가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를 견인하는 하나의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지렛대 삼아 북미 실무협상의 동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으로 해석할 수 있다.

특히 DMZ 내에 유엔기구 등 국제기구가 들어온다는 것은 남북 간 재래식 무기로 인한 충돌 위험이 사실상 사라진다는 뜻으로도 볼 수 있다. 비핵화 시 북한이 우려할 수 있는 부분이 해소될 것이라는 기대다.

문 대통령은 "한국은 북한의 안전을 보장할 것이다. 북한도 한국의 안전을 보장하길 원한다"라며 "서로의 안전이 보장될 때,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빠르게 구축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오후 경기 파주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DMZ) 내 오울렛 초소(OP)에서 북한지역을 관망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6.30.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6월 30일 오후 경기 파주 판문점 인근 비무장지대(DMZ) 내 오울렛 초소(OP)에서 북한지역을 관망하며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06.30.ⓒ뉴시스

아울러 한반도 비핵화는 남북 간 평화를 넘어 동북아와 세계 평화에 연결되는 문제인 만큼, 국제사회의 적극적인 지지와 협력이 필요하다는 것이 문 대통령의 기본 생각이다. 이를 위해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에 적극적으로 기여를 하겠다는 의사를 동시에 내비쳤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한국은 유엔 평화유지 활동에 1만7천 명의 장병을 파견했고, 질병과 자연재해에 고통받는 세계인들과도 함께했다"라며 "한국은 구테레쉬 사무총장이 주도한 '평화유지구상'과 '공유된 책무에 대한 선언'을 지지하며, ODA(공적개발원조) 규모를 더욱 늘려 평화와 개발의 선순환을 지원하겠다"라고 천명했다.

이어 "특히 내년 20주년을 맞는 유엔 안보리 '여성·평화·안보' 결의와 2017년 밴쿠버에서 합의한 '엘시 이니셔티브'에 적극 동참하겠다"라고 밝혔다.

이 밖에도 문 대통령은 2020년 제2차 P4G(녹색성장 및 글로벌 목표 2030을 위한 연대) 정상회의, 2021년 차기 평화유지 장관회의를 모두 한국에서 개최한다고 밝히며 "파리협정과 지속가능발전목표 이행을 위해 국제사회의 결속을 강화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문 대통령은 전날 유엔총회 회의장에서 열린 '기후행동 정상회의'에 참석해 개발도상국을 독려하는 기후재원의 마련 등을 위해 녹색기후기금(GCF)에 대한 한국의 재원 공여를 2배로 증액하겠다고 약속하기도 했다.

마지막까지 문 대통령은 "앞으로도 한국은 국제사회와 연대하면서 평화, 인권, 지속가능 개발이라는 유엔의 목표를 실현하는데 책임과 역할을 다하고, 유엔의 궁극적 이상인 '국제 평화와 안보'가 한반도에서 구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하겠다"라며 "국제사회의 지지와 협력으로 '칼이 쟁기로 바뀌는' 기적이 한반도에서 일어나길 기대한다"라고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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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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