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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노동운동가 ‘국보법 위반’ 1심서 무죄…위헌법률심판제청은 기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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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사진ⓒ기타

자신의 이메일 계정, 주거지 등에 북한 관련 문건, 책자 등을 보관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노동운동가가 무죄 판단을 받았다.

30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3단독 박강민 판사는 최근 현장실천노동자연대조직원 서다윗씨의 국보법 위반 찬양.고무 등 혐의에 대해 “이 사건 공소사실은 모두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경우에 해당한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다만 서씨 측이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 이적표현물 소지에 대한 국보법 조항 등이 위헌이라며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은 모두 기각했다.

서씨는 지난 2007년 자신의 이메일 계정에 ‘나에게 메일 보내기’ 기능을 통해 1991년 5월경 북한 김일성 주석이 에꽈도르 좌익 민주당 대표단과 한 담화 내용이 담긴 문서파일을 소지한 혐의를 받았다.

또 2008년에는 같은 단체 회원인 최모씨에게 ‘한국사회 성격’이라는 제목의 문건을 전송해 이적표현물을 반포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해당 문건은 한국사회의 경제상황에 대해 쇠퇴하는 신식민주의시장경제로 보고 비판하는 내용이 담겼다.

서씨는 2011년 서울 소재 자신의 거주지에서 ‘선군시대와 김정일’이라는 책자를 소지한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우선 “국보법을 해석, 적용하는 데 있어서는 국가의 안전과 국민의 생존 및 자유를 확보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며 이를 확대 해석하거나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적 인권을 부당하게 제한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이 법 규정을 언급했다.

그러면서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찬양·고무, 이적표현물 소지 등)에 대한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이적 행위를 할 목적이 인정되지 않으면 구성요건은 충족되지 않는다”며 “이적표현물임을 인식하고 이를 소지, 반포 등의 행위를 했다는 사실만으로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있었다고 추정해서는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재판부는 서씨의 경력과 지위, 이적표현물을 소지하게 된 경위, 소속 단체의 실질적인 목표 및 활동 등을 고려해 서씨의 혐의를 모두 무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현장연대는 강령, 규약, 노선, 주요활동을 홈페이지에 게시하는 등 공개적으로 활동하고 있고, 출범선언문의 내용이 민주노총, 금속노조 등 여타 합법 노동조합의 그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며 “서씨가 소속한 단체인 현장연대가 이적단체로 볼 만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밝혔다.

또한 평소 통일에 관심을 가지고 인터넷에서 관련 정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해 전부 확인하지 못한채 이메일 계정에 보관하고 있었을 뿐 이적행위를 할 목적이 없었다는 서씨 측의 주장에 대해 “주장이 명백히 허위라고 단정할 증거가 부족하다”며 받아들였다.

이어 “이 사건 책자 등 중 상당수는 인터넷 검색을 통해 접근할 수 있는 것으로 보이며 서씨는 오랫동안 일상적으로 다양한 자료수집 및 연구를 하여 온 것으로 보인다”며 “소지한 자료가 북한 문제에 국한된 것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서씨 측 변호인이 “북한을 국가보안법 제2조 제1항의 반국가단체로 해석하는 것은 헌법의 통일에 관한 규정에 위반된다”며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을 기각했다.

재판부는 “아직도 북한이 막강한 군사력으로 우리와 대치하면서 우리 사회의 자유민주주의적 기본질서를 전복할 것을 포기했다는 명백한 징후는 보이지 않고 있다”며 북한을 반국가단체로 보는 것이 헌법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봤다.

또 찬양·고무, 이적표현물 소지 등에 대한 조항인 국가보안법 제7조 제1항 및 제5항이 위헌이라는 주장에 대해 “이유없다”며 기각했다.

그러나 앞서 동일한 법조항에 대한 위헌법률심판 제청이 다른 법원에서 이뤄진 바 있다.

해당 조항은 북한 관련 자료를 소지하기만 해도 국보법으로 처벌해 표현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등의 비판이 제기돼왔다.

수원지방법원은 국가보안법 제7조 1항, 5항이 헌법상 인정되는 죄형법정주의 중 명확성의 원칙, 헌법상 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반해 표현의 자유와 양심의 자유를 침해한다는 이유 등으로 지난 2017년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했다.

당시 담당 판사였던 김도요 판사는 위헌법률심판 제청 결정문에서 “이 조항들로 인해 북한의 사상과 철학 등에 대한 정보가 대한민국 정부의 사상과 경쟁하고, 검증되거나 수용됨으로써 민주주의의 성숙과 평화통일의 기초를 쌓을 기회가 상실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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