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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코나 전기차, 똑같은 패턴 화재 2건 더 있었다
2018년 5월 19일, 현대자동차 울산 제1공장에서 코나 전기차 첫번째 화재가 발생했다.
2018년 5월 19일, 현대자동차 울산 제1공장에서 코나 전기차 첫번째 화재가 발생했다.ⓒ민중의소리

최근 연이어 세 차례 발생한 현대자동차 소형SUV 코나 일렉트릭(전기차) 화재와 똑같은 패턴의 화재가 1년 전, 같은 모델을 생산하는 공장에서 두 차례 발생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로써 코나 전기차 화재는 국내에서 알려진 것만 3건에서 5건으로 늘었다. 현대차는 1년 전 발생한 화재사고 원인을 조사하고서도, 정부나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았다.

30일 <민중의소리> 취재 결과, 코나 전기차를 생산하는 현대차 울산 제1공장에서 지난해 5월과 8월, 두 차례 화재가 발생했다. 첫 번째 불은 지난해 5월 19일에 났다. 차체에 부품을 조립하는 공정이 모두 끝나고, 사실상 완성차 단계에서 이동을 위해 잠시 세워둔 코나 전기차에서 연기가 나기 시작했다. 연기는 차량 뒷바퀴 쪽에서 발생했다. 연기를 발견한 작업자들은 근처에 비치된 소화기로 급하게 불을 껐다. 당시 사진을 살펴보면 작업자들이 뒷바퀴 쪽으로 소화기를 분사하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

취재팀이 입수한 또 다른 사진에도 최초 발화지점으로 보이는 뒷바퀴 쪽에서 상당한 양의 연기가 발생하고 있다. 80일 뒤인 8월 16일에 2차 화재가 발생했는데, 2차 화재 역시 1차 화재와 같은 장소, 같은 부위에서 발생했다. 대기 중인 차량 뒷바퀴 쪽에서 연기가 났고, 작업자들이 진화에 나섰다.

코나 일렉트로닉 최근 화재 일지
코나 일렉트로닉 최근 화재 일지ⓒ민중의소리

울산 공장에서 발생한 화재 패턴은 같은 차종에서 최근 발생한 세 차례 화재와 매우 유사하다. 취재팀이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실을 통해 확보한 소방 당국의 부천 코나 전기차 화재 ‘현장조사서’를 보면, 화재 신고자이자 목격자인 김모(38)씨는 “귀갓길 중 타는 냄새가 났고 차량 하단부에서 연기가 분출되는 것을 목격했다”고 진술했다. 당시 소방당국이 촬영한 사진을 보면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발생한 화재와 같은 위치에서 화염이 뿜어져 나온다.

세종특별자치시에서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 당시 CCTV에서도 같은 장면이 목격된다. 지난 8월 13일 새벽 3시 56분께,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세워 둔 코나 전기차 뒷바퀴 쪽에서 연기가 발생하기 시작했다. 18분 뒤, 연기가 나던 위치에서 경미한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한다. 7월 28일 강릉시에서 발생한 화재 역시 소방관들이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뒷바퀴쪽에 화염이 있었다.

현재까지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 차량 후미 하단 연기와 화염.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울산 공장 화재, 강원도 강릉시 화재, 세종시 고운동 화재, 경기도 부천시 화재.
현재까지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에서 공통적으로 발견되는 현상. 차량 후미 하단 연기와 화염. 좌측 상단부터 시계방향으로 울산 공장 화재, 강원도 강릉시 화재, 세종시 고운동 화재, 경기도 부천시 화재.ⓒ민중의소리

전문가들 “배터리에서 발화” 지적
현대차도 “배터리 문제” 인정
지난해 원인 조사 하고도 신고 안해

코나 전기차 뒤쪽 바닥에는 배터리가 있다. 다수의 전문가는 이 배터리에서 불이 시작됐을 것으로 추정했다. 현장에 출동했던 소방당국 관계자는 “화염을 모두 잡아도, 3~4시간 동안 배터리에서 시작된 고열이 멈추지 않아 애를 먹었다”고 말했다. 5차례 화재 사진을 모두 살펴본 손원배 경주대학교 소방방재학과 주임교수는 “불에 타고 남은 차체의 상태, 연소 범위와 방향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단정 지을 수는 없지만 차량 후면의 하부, 배터리 설치 부위 중심으로 최초 발화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현대자동차는 지난해 공장에서 발생한 두 차례 화재 원인이 “배터리 관련 부품 체결에 있다 ”고 설명했다. 현대차는 “1, 2차 화재원인 조사 결과, 배터리 냉각수 연결호스를 완전히 체결하지 못해 발생한 조립 실수”라고 설명했다. 전기차 배터리를 적정 온도로 유지하기 위해 수냉식 냉각 시스템을 사용하는데, 냉각수가 지나는 연결호스가 제대로 체결되지 않았고, 이 틈으로 유출된 냉각수가 배터리팩에 접촉하면서 화재가 발생했다는 것이 현대차의 설명이다. 현대차는 “냉각수 연결호스가 완벽하게 체결됐는지 확인하는 자동 장비를 도입해 전수 검사를 진행하는 등 예방책을 적용했다”고 덧붙였다.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 배터리결합체((BSA_ Battery System Assembly, 좌측 상단)와 BSA 내부에 체결되는 냉각수 이동용 호스들. 현대차는 이 호스들 중 일부가 제대로 체결되지 않아 냉각수 유출이 발생했고, 지난해 2차례 공장 화재로 연결됐다고 주장했다.
현대자동차 코나 전기차 배터리결합체((BSA_ Battery System Assembly, 좌측 상단)와 BSA 내부에 체결되는 냉각수 이동용 호스들. 현대차는 이 호스들 중 일부가 제대로 체결되지 않아 냉각수 유출이 발생했고, 지난해 2차례 공장 화재로 연결됐다고 주장했다.ⓒ출처 : 현대자동차 정비 매뉴얼
2018년 8월 6일, 현대자동차 울산제1공장에서 발생한 코나 일렉트릭 배터리결합체 분해 사진.
2018년 8월 6일, 현대자동차 울산제1공장에서 발생한 코나 일렉트릭 배터리결합체 분해 사진.ⓒ민중의소리

현대차가 두 차례 화재 원인을 구체적으로 특정하고도 소비자에게 알리지 않은 것은 자동차관리법 위반에 가깝다. 현행 자동차관리법은 제작사가 ‘안전운행에 지장을 주는 등의 결함’이라고 판단한 경우, 지체 없이 소비자에게 통보하고 리콜 등 수리를 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제작사가 적극적으로 안전을 검증하고, 문제를 발견했을 경우 신속하게 대처해 추가 피해를 막자는 것이 자동차관리법 취지다.

현대차는 2차 화재가 발생한 뒤에야 개선 대책을 내놨는데, 1차 화재 이후 약 두 달 간 생산된 코나 전기차는 6천여대에 육박한다. 현대차의 설명대로 ‘냉각수 유출 가능성’을 인식했다면 관련 사실을 인지한 시점에 국토부 등에 신고하고 이미 출고된 차량에서 혹시 발생할지 모르는 ‘불량 체결’이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취재팀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윤관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확인한 결과, 국토부 산하 기관이 관리하는 ‘자동차 리콜센터’에 배터리 발화와 관련한 현대차의 리콜이나 무상수리 통보 기록은 없었다. 결국 현대차는 배터리 발화 원인을 분석하고 생산라인에 예방책을 적용하면서도 정작 소비자들에게는 알리지 않은 것이다.

현대차는 “차량 생산 과정에서 발생한 화재는 자동차관리법상 보고의무가 없다”는 답변을 내놨다. 현대차는 소방당국에도 화재 신고를 하지 않았는데, 이 때문에 코나 전기차가 매년 이뤄지는 정부의 안전검사 대상에서 빠진 것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단독] 현대차, 공장서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 ‘119 신고’ 안 해

지난해와 올해 화재 원인, 같을까?
현대차 “무관하다” 주장
국토부 “조사 결과 기다리고 있다”

관건은 지난해 두 차례 발생한 화재 원인과 최근 연이어 발생하고 있는 전기차 화재 원인이 동일한지 여부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최근 발생한 화재는, 전수 검사 시스템이 도입된 9월 이후 생산된 차량으로 지난해 발생한 화재와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현대차는 지난 8월, 경기도 부천시에서 발생한 코나 전기차 화재 원인조차 아직 정확히 파악하지 못했다. 현대차는 “부천 사고차량에 대한 조사를 진행중이지만, 화재로 인한 손상이 과다해 조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발생한 화재 원인도 특정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난해와 올해 화재는 다르다”고 주장한 것이다.

사실관계를 보다 분명하게 하기 위해 국토부가 강제조사에 나서야할 필요성도 높아지고 있다. 국토교통부 장관은 자동차관리법에 따라, 문제가 발생한 차량에 대해 ‘제작결함조사’를 하도록 지시할 수 있다. 현대차의 주장대로 최근 발생한 화재와 지난해 화재 원인이 다른 것인지, 아니면 동일한 문제가 여전히 남아 있는지 검증하기 위해서라도 제작결함조사가 필요해 보인다.

국토부는 ‘일단 지켜보자’는 입장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화재 사실을 모두 인식하고 있다. 국과수 등의 화재 감식 결과를 기다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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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민철·윤정헌·조한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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