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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의 청년전태일들] ‘조국 딸 입시논란’으로 보는 청년들의 계급, 교육, 노동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 자녀 입시 논란을 보고, 수많은 청년들이 자신의 감정을 이질감, 박탈감, 분노로 표현했다. 청년들의 박탈감과 분노를 담아 청년노동단체 청년전태일은 조국 법무부 장관에게 “조국 후보자의 딸과 나의 출발선은 같습니까?”라고 물으면서 대담을 요청했고, 성사됐다. 한국사회에서 조국 ‘딸’ 입시논란이 중요한 이유는 그동안 드라마 스카이캐슬, 영화 기생충 등 대중문화 속에만 있던 계급이 사회문제화 됐기 때문이다.

시민단체 청년전태일 회원들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조국 법무부장관과의 대담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은 이날 대담에서 청년들의 현실과 조 장관 자녀의 입시 논란을 바라보는 생각과 대안을 전달한다고 밝혔다.
시민단체 청년전태일 회원들이 경기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앞에서 조국 법무부장관과의 대담을 앞두고 기자회견을 진행하고 있다. 청년들은 이날 대담에서 청년들의 현실과 조 장관 자녀의 입시 논란을 바라보는 생각과 대안을 전달한다고 밝혔다.ⓒ뉴스1

머리 좋은 학생, 부잣집에서만 태어나지 않는다

조국 법무부장관과의 대담에 참가한 남양주 한 공고 출신으로 건설현장에서 일하는 청년노동자는 “제 주변에 대학생은 딱 한 명 있다”고 했다. 조국 딸의 입시논란을 보며 “자신은 주인공이 될 수 없는 재미없는 영화 한 편을 보는 느낌”이라고 했다. 사회는 조국 딸은 ‘사람’으로 키우고, 자신은 ‘소모품’으로 키운다고 했다. 이 청년노동자처럼 태어날 때부터 삶이 결정된다는 것을 확인한 수많은 청년들이 조국 장관의 ‘자녀논란’에 대해 이질감, 박탈감, 분노를 느꼈다.

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의원이 교육부로부터 받은 2년간 전국 대학별 국가장학금 신청 현황에 따르면, 국가장학금을 적게 받은 상위 7곳 대학은 모두 IN서울이었다. 국가장학금은 기초생활수급자부터 소득구간 8분위까지만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비율로 보면 서울대(23.43%), 연세대(25.93%), 고려대(26.03%)였다. SKY 대학의 75%가 소득분위 상위 20%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머리 좋은 학생이 부잣집에서만 태어날 리 없다. 결국 부모의 자산과 소득이 자녀의 학벌로 이어지는 것이다.

문제는 학벌로 그치는 것이 아니다. 한국사회에서 학벌이 가지는 의미는 다양하지만 1차적으로 양질의 일자리에 대한 자격조건이다. 이 양질의 일자리는 흔히 전문직, 공기업, 대기업, 공무원을 포함한 공공기관 일자리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스스로 88% 고용을 책임지고 있다고 하니 중견기업 정규직을 포함한 청년들이 가고 싶어 하는 위와 같은 일자리는 약 15~20%라고 보여진다.

이 15~20% 일자리는 고용안정성과 임금에서 한국사회에서 최소한 생존이 보장되지만, 여기에 떨어진 80%는 최저임금에 가까운 일자리를 평생 이직하면서 살아야 한다. 2018년 기준 대기업 퇴직률 삼성전자 2.3%, 현대자동차 3.6%이다. 2017년 기준 공기업 한국전력은 3.6%, 한국수자원공사 퇴직률 2.4%이다. 2017년 기준 지방공무원 이직률 1%이다. 이에 비교해서 2019년 잡코리아가 발표한 중소기업의 신입사원 평균 퇴사율은 37.2%로 나타났다.

한국노동사회연구소가 2016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소득분위 9~10분위(상위20%)기혼자 비율은 약 80%이지만, 소득 수준 5분위(하위50%) 미만은 기혼자 비율이 30%가 되지 못한다. 더불어민주당 금태섭 의원이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받은 가입자 소득분위별 분만 관련 급여건수를 머니투데이에서 분석한 결과 5분위(상위20%)의 출산 비중은 2008년 15.07%에서 지난해 17.38%로 2.31% 증가한 반면, 1분위(하위20%) 출산 비중은 같은 기간 10.81%에서 10.10%로 0.71%p 감소했다. 이는 학력의 대물림이 첫 직장에서 고용안전성과 소득에 영향을 미치는 것뿐만 아니라, 결혼과 출산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나타냈다. 결혼과 출산에 대해 선택권을 가진 사람도 고소득층인 것이다.

이렇듯 한국사회는 태어나자마자 부모의 자산과 소득이 자녀의 삶을 결정하는 계급적 고착화가 점점 심해지고 있다. ‘20 vs 80의 사회’ 저자 리처드리브스는 이를 두고 상위 20%의 중산층이 자신의 사회적경제적 지위를 자녀에게 물려주기 위해서 사회에 유리천장을 만들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 책은 미국의 사례이지만 한국에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여준다.

‘조국 후보에게 이질감과 박탈감을 느끼는 2030청년들과 조국 후보와의 공개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들이 불평등한 교육 정책 등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
‘조국 후보에게 이질감과 박탈감을 느끼는 2030청년들과 조국 후보와의 공개 간담회’에 참석한 청년들이 불평등한 교육 정책 등을 비판하는 피켓을 들고 있다.ⓒ뉴시스

적어도 교육에서만큼은 평등해야 한다

청년들 사이에서 ‘공정’,‘계급’이 화두이다. 필자가 생각하는 ‘공정’은 적어도 교육에서만큼은 평등해야 한다는 것이다. 태어나서부터 적어도 20대 중반까지는 부모와 자산과 소득과 상관없이 자신의 능력과 소질에 따라 교육을 평등하게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청년전태일이 조국 법무부장관을 만나서 했던 주요한 이야기는 자사고, 특목고 폐지를 포함한 특권교육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었다.

일각에서는 수능비율을 높이자는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수능이 한국사회 기득권이 더 추구하는 입시방식이다. 수능과 학종이 아니라 교과중심의 공교육으로 평가해야 한다. 그리고 학교, 교사, 학생에게 투자해서 교과 이외의 것에 대해 공교육에서 해결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한다. 논문1저자, 높은 비용의 사교육은 모두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가 있을 때만 가능하다. 이를 애초에 차단하고, 공교육에 더 많은 투자를 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이뤄져야 한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이용하여 불평등한 교육과정을 통해 들어간 일자리가 내 평생의 사회경제적 지위를 결정하는 사회에서 청년들의 박탈감과 분노는 정당하다.

상위 15~20% 일자리와 하위 80% 일자리의 고용안전성 및 소득 차이를 줄여야 한다. 노동환경 격차를 줄이고, 사회안전망을 확충해야만 SKY와 서울주요대학을 향한 입시전쟁을 완화할 수 있다. 우선 문재인 정부가 약속한 최저임금 1만원, 비정규직 정규직화가 필요하다. 더불어 사회안전망 확충을 위한 정책으로 자발적 퇴직자에 대한 실업급여 적용이 필요하다. 위에서 밝혔듯이 대기업, 공기업, 공무원을 포함한 공공기관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평균 퇴직률이 5%가 안 되는 것과 비교하여 민간 중소기업에서 일하는 청년노동자 퇴직률은 36~60%까지 나타난다. 부모의 사회경제적 대물림을 받지 못하고, 저임금과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청년들에게 최소한의 생존을 보장하는 방법을 우리사회가 고민해야 한다.

김종민 청년전태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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