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다시 국회로 넘어온 ‘검찰개혁’의 공, 패스트트랙 법안 연내 통과 가능할까
문희상 국회의장과 야당 대표들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문 의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2019.10.07
문희상 국회의장과 야당 대표들이 지난 7일 서울 여의도 국회 사랑재에서 열린 초월회 오찬 간담회에 참석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심상정 정의당 대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문 의장,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 정동영 민주평화당 대표. 2019.10.07ⓒ정의철 기자

여야가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사법개혁 법안 논의에 본격 착수하기로 하면서 관련 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을지 주목된다.

문희상 국회의장과 여야 5당 대표들은 각종 정치 현안들을 협상하는 '정치협상회의'를 신설해 검찰개혁 법안 등을 비롯한 사법개혁 법안을 먼저 논의하기로 합의했고, 여야 3당 원내대표들도 조속히 논의를 시작하기로 뜻을 모았다.

최근 서초동과 광화문에서 각각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정치가 실종됐다'는 국민적 비판이 제기되자 정치권이 뒤늦게나마 제 할 일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국회의 시간'이 다시 시작된 셈이다.

여야, 패스트트랙 탄 사법개혁안 논의 본격 시작
실제 합의까지는 상당한 진통 예상

지난 7일 국회에서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19.10.07
지난 7일 국회에서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가 회동하고 있다. 왼쪽부터 오신환 바른미래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2019.10.07ⓒ정의철 기자

현재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 법안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골자로 한 형사소송법·검찰청법 개정안 등은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돼 국회 차원의 논의를 기다리고 있다. 이들 법안은 지난 4월 패스트트랙에 올라탔지만 지금까지 논의가 진척되지 못했다.

이제라도 여야 모두 검찰개혁 법안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어떤 식으로든 관련 논의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검경 수사권 조정 법안과 관련해서는 큰 틀에서 여야가 합의점을 찾을 수 있는 내용이 일부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본회의 상정'의 키를 쥔 국회의장의 의지도 어느 때보다 강하다. 문 의장은 지난 7일 정당 대표들을 만난 자리에서 "국회법에 따라 가능한 모든 의장 권한을 행사해 사법개혁안을 본회의에 신속히 상정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패스트트랙으로 지정된 법안은 본회의 부의 후 60일 이내에 상정돼야 하는데, 문 의장은 이 60일을 기다리지 않고 곧바로 표결처리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것이다.

하지만 본격적인 협상이 시작되면 여야가 접점을 찾기 힘들 것이라는 어두운 전망도 나온다. 이미 '검찰 개혁'과 '조국 사퇴'로 대표되는 진영으로 갈라져 있어 합의점을 모색하기 어려운 데다가 패스트트랙 법안의 본회의 상정 시점을 두고 국회법 해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국회법에 따르면,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은 상임위에서 최장 180일, 법사위의 체계·자구 심사 최장 90일을 거쳐 본회의로 보내진다. 하지만 법사위 소관 법률의 경우 법사위에서 이뤄지는 체계·자구 심사를 건너뛸 수 있다.

문제는 여기서 발생한다. 국회 사법개혁특별위원회에서 논의했던 사법개혁안들의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기한을 인정하느냐, 마느냐를 두고 여야의 주장이 갈리고 있기 때문이다.

민주당은 사법개혁안은 본래 법사위 소관이기 때문에 최장 180일의 상임위 심사 기한만 보장하면 된다는 입장이다. 이러한 주장에 따르면 오는 26일까지만 법사위에서 논의한 후 올해 안에 사법개혁안들의 본회의 표결이 이뤄질 수 있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국회법에서 관련 내용에 대해 명확하게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체계·자구 심사 기한을 별도로 보장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 경우 사법개혁안은 해를 넘긴 뒤에야 본회의에 부의될 수 있다. 국회 통과 시점도 그만큼 늦어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8일 국회에서 열린 국정감사 대책회의에서 문 의장의 발언을 겨냥한 후 "틀려도 한참 틀린 말"이라고 반발했다.

나 원내대표는 "패스트트랙에 있어서 법사위 고유 법안만 90일이 보장되지 않을 뿐 사개특위 법안이 법사위 법안으로 이어받을 경우에 90일 부분에 대해서는 지금 입법 불비(법으로 정해져 있지 않은 상태)라는 것이 공식적인 해석"이라며 "이러한 부분에 대한 보완을 거쳐서 충분히 논의해서 상정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의장께서 마치 강행 상정 의지를 확고히 하는 것 같은 발언은 매우 국회의장으로서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법사위 체계·자구 심사 기한 두고 여야 이견
문희상 의장 결단에 달릴 듯

문희상 국회의장
문희상 국회의장ⓒ정의철 기자

여야의 해석이 첨예하게 엇갈리자 소관 상임위인 법사위에서도, 국회 의안과에서도 분명한 입장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을 종합해 볼 때, 최종적인 판단은 문 의장의 '결단'에 달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합의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문 의장이 결론을 내린다면 또 다시 여야가 '강대강'으로 충돌할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문 의장은 각계 전문가들에게 법적 자문을 구하면서 여야 논의 과정을 지켜볼 것으로 예상된다.

한민수 국회 대변인은 8일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물론 여야가 합의한다면 그보다 더 좋은 게 어딨겠느냐"라면서도 "(문 의장은) 지금처럼 정치가 아무것도 못 하고 있으면 국회법에 따라 자신의 권한을 가지고 사법개혁안을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밝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 대변인은 "지금까지 의장은 다양한 의견을 들으며 숙고 중"이라며 "이번 달 내에는 의장이 어떤 식으로든 마음을 굳히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문 의장과 여야 5당 대표가 합의한 정치협상회의에서 관련 논의들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첫 회의는 문 의장이 국제의원연맹회의 참석을 위해 출국하는 오는 13일 이전에 열릴 것으로 전해진다.

남소연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