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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자가로 사탄무리 물리치자”“주사파 척결”...막말 쏟아진 ‘한글날 광화문 집회’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에 참석한 전광훈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09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에 참석한 전광훈 목사가 발언을 하고 있다. 2019.10.09ⓒ김철수 기자

“할렐루야”

9일 한글날 열린 광화문 집회에서 가장 많이 들린 단어 중 하나다.

‘문재인하야범국민투쟁본부’는 이날 광화문 세종대로 부근에서 ‘10.9 국민총동원 집행대회’를 개최했다. 이날 집회의 시작은 한국 개신교식 예배 형태로 진행됐다. 한국기독교총연합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는 “이승만 대통령이 이 나라 건국할 때 자유민주주의, 기독교 입국론 등으로 나라를 세웠는데, 남로당 박헌영과 그들의 찌꺼기, 주사파 찌꺼기가 붙어서 지금 대한민국을 해체 한다”며 사도신경을 외우기 시작했다.

이어 전 목사는 “오늘 시간 중 가장 기쁜 시간, 헌금시간이 돌아왔다. 종교를 잘 모르는 언론이 특히 JTBC가 불법 모금한다고 공격하는데 제대로 공부해라”라며, 집회 참가자들에게 모금함을 돌렸다. 이때 무대 스피커에선 찬송가가 흘러나왔고, 무대 앞 집회 참가자들은 양손을 벌리고 찬양가를 따라 부르며 헌금 시간을 가졌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09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09ⓒ김철수 기자

막말과 궤변 쏟아진 사전행사

오후 2시 20분 전까지 집회는 대부분 개신교 목사들의 발언으로 채워졌다. 조나단 목사는 무대에 설치된 대형 화면으로 청와대 앞에서 지난 3일부터 노숙농성 중인 이들을 보여주며 “이들을 살려내야 한다. 이분들에게 따뜻한 이불을 드릴 수 있도록 교회 안 다니는 분들도 동참하라”며 헌금을 유도했다.

‘할렐루야’라며 등장한 이용규 목사는 “배신자 이완용의 묘는 그 가족들에게 파묘되었고 유골은 화장됐으며, 금이빨 다섯 개는 3만원에 관 뚜껑은 5만원에 팔렸다. 그리고 세세손손 매국노로 낙인 찍혔다”며 “문재인은 공산사상을 뿌리 뽑지 못하면 이완용보다 더 극악한 참극을 겪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평택에서 왔다는 강은식 목사는 “하나님의 영광된 평화가 대한민국 휴전선과 김정은 체제 무너뜨릴 것”이라며 ‘대한민국 만세’와 ‘아멘’을 번갈아가며 수차례 외쳤다.

이 외에도 무대에 선 목사들은 “전광훈 목사가 이 나라의 기둥을 세웠다”, “이 민족 모든 주도권이 교회로 넘어왔다”, “여호와의 눈이 이곳에 와 있다”, “우리가 부르짖을 때 모든 악령이 이곳을 떠나갈 것” 등의 말을 쏟아냈다.

통성기도도 이어졌다. 전광훈 목사는 “주사파가 척결되도록 해주십시오”라며 ‘주여’를 크게 외치자, 신도로 보이는 집회참석자들이 광화문 광장에서 대거 통성기도를 시작했다. 눈을 감고 양손을 하늘로 벌린 채 몸을 흔들거나 고개를 숙인 채, 큰 소리로 기도문을 외웠다. 광화문 광장은 이들의 웅성거리는 소리로 울렸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10.09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가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조국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에 참석해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2019.10.09ⓒ김철수 기자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09
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문재인하야 범국민투쟁본부 주최로 열린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촉구 집회’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19.10.09ⓒ김철수 기자

신혜식 “모든 언론 거짓 보도” 주장
김진태 “우리의 경쟁상대는 홍콩”
김문수 “십자가로 사탄 무리 물리치자”

본대회에서는 구독자 50만을 보유하고 있는 극우 유튜버 ‘신의한수’의 신혜식이 단상에 서서 문재인 정부를 ‘개만도 못한 자들’이라 비난, 조롱했다. 또 “종편, 방송, 언론이 모두 거짓말을 하니까, 유튜브 방송을 보게 되는 것”이라며, 모든 언론이 거짓을 보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신혜식은 ‘조국 법무부 장관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이 기각됐다’는 보도를 언급하며, 문재인 대통령이 시켜서 판사가 구속영장을 기각시켰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폈다. 이어 “대한민국 역사상 가장 악독한 정권이 바로 문재인 정권”이라며 “곧 무너진다”고 큰 소리쳤다. 그러면서 ‘끝장내자’, ‘복수하자’, ‘타도하자’, ‘싸우자’, ‘뭉치자’ 등을 반복해서 외쳤다.

이 자리엔 심재철 국회부의장과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 김문수 전 의원 등도 참여했다. 심 부의장은 ‘문재인 대통령 아웃’과 ‘조국 법무부 장관 파면’ 등을 외쳤다. 김진태 의원은 “우리의 경쟁상대는 서초동 촛불이 아니라 홍콩시민”이라며 홍콩의 시민처럼 정부와 싸워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세웠다. 김문수 전 의원은 “우리가 가야할 곳은 빨갱이 문재인이 있는 청와대”라며 ‘청와대로 진격하자 문재인을 끌어내자’고 선동했다. 또 김 전 의원은 조국 장관을 두고 ‘기생충’이라고 표현하며 “우린 십자가로 저 사탄의 무리를 물리치고 있다”고 말했다.

이날 집회엔 이들 외에도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 황교안 당대표 등도 참여했다.

지난 3일 청와대 진입을 시도했던 ‘순국결사대’ 조끼와 머리띠를 한 집회 참가자들도 곳곳에서 ‘문재인 하야, 조국 감옥’이라 적힌 피켓을 들고 선전활동을 펼쳤다. 집회 참가자들의 대다수는 ‘50대 이상’으로 보였으며, 그들 사이에서 20·30·40대도 드문드문 보였다. 이들 집회 참가자 중에선 ‘국대떡볶이 맛있게 먹어주자’, ‘붉은벌레 잡아내자 무궁화 꽃 시든다’ 등의 문구를 직접 적은 피켓을 들고 자신의 정치적 의견을 표출하는 이도 보였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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