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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택한 ‘정치검사’ 윤갑근 전 고검장이 덮거나 털었던 사건들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김철수 기자

문재인 정부 출범 후 검찰 인적쇄신 과정에서 검사복을 벗은 뒤 자유한국당에 입당한 윤갑근 전 대구고검장이 과거 검사 시절 처리한 사건들을 들여다보면, ‘정치검사’의 면모가 확연히 드러난다. 정치검사 출신의 정치 행보라 딱히 어색하진 않다.

충북 청주 출신인 윤 전 고검장은 지난 22일 “기본과 상식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있고 진정으로 시민을 위해 일하는 정치의 새로운 시대를 열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며 한국당 충북도당에서 입당 절차를 마쳤다고 밝혔다.

그렇다면 그는 과연 검사 시절 ‘기본과 상식이 지켜지고 정의가 살아 있는’ 수사를 했을까? 결론부터 말하면 ‘전혀’ 그렇지 않다.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과 사법연수원 19기 동기인 윤 전 고검장은 박근혜 정부 시절이던 2016년 8월부터 우 전 수석의 각종 비위 의혹을 수사하는 특별수사팀을 지휘한 끝에 결국 무혐의 처분을 내려 봐주기 수사 논란에 휩싸였다.

어찌 보면 이러한 결과는 당연한 수순이었다. 윤 전 고검장은 우 전 수석이 대검 중수부 수사기획관 시절 서울중앙지검 3차장을 맡아 각종 ‘정치사건’ 처리 과정에서 호흡을 맡추며 가깝게 지낸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윤 전 고검장은 대검 강력부장과 반부패부장을 거쳐 지난해 12월 대구고검으로 갔다. 우 전 수석이 청와대에 입성한 이후에는 청와대 민정라인의 한 축으로 분류되기도 했다.

윤 전 고검장이 검사 시절 고검장까지 승진하며 승승장구할 수 있었던 배경은 그가 맡았던 주요 사건 처리 결과들을 보면 충분히 가늠해볼 수 있다.

윤 전 고검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수원지검 2차장 시절 김상곤 당시 경기교육감을 직무유기 혐의로 기소했다. 시국선언을 주도한 전교조 전임자들에 대한 징계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아 직무유기를 했다는 혐의였는데, 결국 법원은 검찰의 공소사실을 대부분 인정하지 않으면서 무죄 판결을 내려 무리한 기소 논란이 일었다.

2011년 서울중앙지검 3차장 시절에는 한명숙 전 총리의 불법 정치자금 수수 사건 수사를 맡아 기소했다. 당시 직접적인 증거는 돈을 줬다는 사람의 진술 뿐이었음에도 검찰이 하나의 진술에만 의존해 무리하게 기소했다는 비판을 받았다.

또 지난 2012년 1월에는 2천억원대 회삿돈 횡령 혐의를 받던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불구속 기소해 ‘재벌 봐주기’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4년 대검 강력부장 시절에는 국정원과 검찰의 서울시공무원 간첩증거 조작 사건 특별수사팀 팀장을 맡았으나 석연치 않은 수사로 빈축을 샀다. 당시 검찰은 담당 검사들을 제외하고 국정원 4급 직원 1명과 협력자 1명만 기소해 ‘꼬리자르기’, ‘제식구 감싸기’ 수사라는 비판을 받았다.

이렇게 윤 전 고검장은 검사 시절 주요 수사지휘 보직에 있으면서 정치 권력이나 재벌 권력과 이해관계를 공유하는 행보를 했었다.

결국 윤 전 고검장은 문재인 정부 출범 직후 고검장·검사장급 고위직 인사에서 수사지휘·기획 라인에서 배제됐다. 그는 한직인 법무연수원 연구위원으로 좌천성 인사 발령을 받은 뒤 사의를 표명했다.

윤 전 고검장은 좌천성 발령에 따른 불명예 퇴직을 하긴 했지만, 과거 사건 처리 이력 덕분에 자유한국당에서 새로운 정치 인생에 도전해볼 수 있게 됐다.

한편 윤 전 고검장은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스폰서였던 건설업자 윤중천 씨로부터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지난 6월 김학의 사건 진상조사 결과 발표에서 “윤 전 고검장이 원주 별장에 간 적이 있고, 윤 씨와 만나 골프를 치거나 식사를 함께했다는 진술과 정황이 확인됐다”라며 검찰에 관련 수사를 의뢰했다.

강경훈 기자

법조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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