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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복잡해진 여야 협상, 제2의 패스트트랙 공조 가능할까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과 대표 의원들이 2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3+3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 2019.10.23
여야 교섭단체 3당 원내대표들과 대표 의원들이 23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3+3 회동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왼쪽부터 유의동 바른미래당 의원, 오신환 바른미래당 원내대표,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재원 자유한국당 의원. 2019.10.23ⓒ정의철 기자

여야 교섭단체 3당이 23일 신속처리안건으로 지정된 개혁법안의 처리를 위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지만 협상의 실타래가 풀리지 않고 있다. 이날을 '협상의 분수령'으로 제시하며 자유한국당을 압박해 온 더불어민주당은 이제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과의 '패스트트랙 공조'를 복원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입장이 첨예하게 엇갈리면서 이마저도 쉽지 않은 상황이다.

민주당과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 등 여야 3당은 선거법 개정안을 다루는 '3+3 회동(원내대표+대표 의원)'과 사법개혁 법안을 다루는 대표 의원들 간의 '실무 협상'을 잇따라 열었다.

우선 선거법 개정안 논의는 각 당의 의견을 듣는 데에 그쳤다. 1시간 30여분 간의 비공개 회동 후 어두운 표정으로 등장한 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는 "굉장히 짧은 말을 드릴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선거법 관련한 각 당의 의견을 개진하고 서로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고, 그런 과정에서 선거법을 합의할 수 있는 지점이 있는지를 모색해 보는 자리로서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짧게 말했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금이 접점을 이야기할 때는 아니다"라며 "합의 처리 가능성에 대해 서로 진솔하게 얘기하는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 역시 "각 당의 입장을 허심탄회하게 얘기했다"며 "상대방의 입장을 반박하거나 그러지 않고 굉장히 의미 있는 대화를 나눴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더불어민주당 송기현 의원(오른쪽부터),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23일 국회 법사위원회 소회의실에서 검찰개혁 법안 실무회의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10.23
더불어민주당 송기현 의원(오른쪽부터), 자유한국당 권성동 의원,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23일 국회 법사위원회 소회의실에서 검찰개혁 법안 실무회의에 앞서 기념촬영하고 있다. 2019.10.23ⓒ정의철 기자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설치법과 검경 수사권 조정을 위한 법안 등 사법개혁 법안의 논의 역시 '도돌이표' 수준이었다. 민주당 송기헌, 자유한국당 권성동, 바른미래당 권은희 의원이 각 당의 대표 의원으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지만 가장 이견이 큰 '공수처 설치법'에 대해서는 여야가 평행선을 달렸다.

송기헌 의원은 "공수처에 대해 자유한국당이 처음부터 반대해 실질적인 협의를 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권성동 의원도 "우리는 기본적으로 공수처 설치는 반대라는 의사를 표했다"고 말했고, 권은희 의원은 "(양 당에) 유연한 자세를 가져달라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이처럼 여야 교섭단체 3당의 협상이 난항을 거듭한 만큼, 이제 민주당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과의 패스트트랙 공조 복원 논의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이인영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저로서는 최선을 다해서 합의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한다"면서도 "다른 한편에서는 지난번 패스트트랙에 공조했던 다른 정당들, 정치 그룹들, 이런 분들도 이제 만나보기 시작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앞서 이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도 "교섭단체 협상에 참여하지 않는 정당들의 의견도 청취해야 한다. 오늘 선거법과 검찰개혁 법안 관련 여야 협상이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며 "자유한국당이 오늘도 똑같은 주장만 반복한다면 우리는 불가피하게 다른 선택도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고 경고한 바 있다.

문제는 지난 4월 민주당과 함께 패스트트랙 공조를 형성했던 바른미래당·정의당·민주평화당·대안신당(가칭)의 상황이 이전과 달라졌다는 점이다.

우선 민주당은 지난 4월 여야 합의와 달리 패스트트랙에 오른 법안 중 공수처 설치법안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야당은 이에 강하게 반발하며, 패스트트랙 합의 정신대로 선거법 개정안을 우선 처리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공수처 설치법안의 처리를 위해 야당의 협조가 절실한 민주당으로서는 고심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게다가 '캐스팅보트' 역할을 해왔던 바른미래당이 사실상 둘로 갈라진 상황이라 표 계산도 쉽지 않다.

야7당(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 미래당)과 정치개혁공동행동 등 시민단체가 23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 성사 및 연동형 선거제도 개혁안 통과 결의’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0.23
야7당(바른미래당, 정의당, 민주평화당, 민중당, 노동당, 녹색당, 미래당)과 정치개혁공동행동 등 시민단체가 23일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패스트트랙 성사 및 연동형 선거제도 개혁안 통과 결의’ 공동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2019.10.23ⓒ정의철 기자

이 가운데 이들 야당은 시민단체와 함께 선거법 개정안의 우선 처리를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며 여론전에 나섰다.

이들은 "민주당의 책임 있는 태도를 촉구한다"며 "공수처법부터 먼저 처리하는 것이 아니라 당초의 합의대로 선거제도 개혁안이 처리되고 검찰개혁안이 처리되는 것이어야 한다. 그것이 개혁 법안의 통과 가능성을 높이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야당 대표들은 자유한국당과 협상을 이어가는 민주당을 향해 강하게 규탄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민주당은 공수처법부터 하자고 하면서 선거제도 개혁을 슬그머니 뒤로 미루는데 결국 안 하겠다는 것 아니냐"라며 민주당을 향해 강한 불신을 드러냈다.

정의당 심상정 대표는 "사법개혁과 선거제도 개혁, 두 가지의 개혁 과제가 패스트트랙에 태워지게 된 것은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의 공조에 의해서다. 여야 4당이 합의하고 자유한국당의 온갖 저항을 꿇고 여기까지 올 수 있었던 것"이라며 "공수처법 선처리 문제를 가지고 자유한국당과 자리하는 것 자체가 저는 난센스(이치에 맞지 않는 말)다. 지금 민주당이 할 일은 패스트트랙 연대를 더욱 공고히 하는 것"이라고 요구했다.

한편, 민주당은 오는 25일 의원총회를 열고 선거법 개정안과 사법개혁 법안의 처리를 위한 당의 총의를 모을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는 그동안의 협상 상황을 보고하고,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의 패스트트랙 공조에 대한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남소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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