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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적 관광사업’ 의지 강한 김정은…금강산 남측 시설의 운명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김 위원장 옆에 부인 리설주 여사가 보인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김 위원장 옆에 부인 리설주 여사가 보인다.ⓒ뉴시스

북한은 25일 남측에 통지문을 보내 금강산관광지구에 남측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직접 철거해가라고 요구했다. 이를 위한 실무적 문제는 '문서교환' 방식을 통해 합의하자고 덧붙였다. 북측은 통지문에서 금강산관광지구에 직접 국제관광문화지구를 새로 건설하겠다는 목적을 분명히 했다.

이에 정부는 '재산권 보호'를 첫 번째 원칙으로 내세웠다. 현재 금강산관광지구에는 이산가족면회소와 소방서, 온정각 동관 면세점, 문화회관 등 정부·공공기관 소유의 자산이 있다. 현대아산 등 민간기업 자산으로는 금강산패밀리비치호텔, 금강산펜션타운, 해금강호텔, 온천빌리지, 구룡빌리지, 골프장 등이다. 남측 자산은 총 28개에 달한다.

정부는 지난 23일 금강산지구 남측 시설 철거 요구와 관련된 북측의 동향이 전해진 뒤 금강산관광 사업권을 가진 현대아산 및 관계기관과 대책을 논의해왔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정부서울청사 브리핑에서 "정부와 그리고 관련되는 사업자와 긴밀히 협의해서 대응방안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현대아산 측도 "통일부와 협의 중이고, 긴밀히 협의해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북측은 지난 2010년 4월 남측 자산을 몰수하고 민간자산을 동결한 바 있다. 2011년 8월에는 남측 재산에 대한 법적 처분을 진행했다. 정부는 북측의 이러한 조치에 대해 인정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며, 향후 북측과 협의 과정에서 대응방안을 구체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10여 년 방치된 땅이 아깝다"
전국적 관광인프라 건설 심혈 기울이는 김정은 위원장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에 실린 사진.ⓒ뉴시스

북측의 통지문 발송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찾아 남측 시설들을 남측 관계부문과 합의해 철거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조선중앙통신 보도(23일)가 나온 지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다. 김 위원장은 금강산과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마식령스키장이 하나로 연결된 문화관광지구로 꾸며야 한다고 강조했는데, 독자적인 대규모 관광사업 추진에 대한 강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은 '10여 년간 방치된 땅이 아깝다'며 관광사업의 '대남의존정책'을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면서 "금강산의 자연경관에 어울리는 현대적인 봉사시설들을 우리 식으로 새로 건설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보도된 양덕 온천관광지구 현지지도에서는 만족감을 드러낸 뒤 금강산관광지구에 대해서는 "이윤 추구를 목적으로 한 자본주의 기업들의 건축"이라고 다시 한번 쓴소리를 했다.

김 위원장은 백두산 삼지연군 관광단지와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을 3대 국책사업으로 추진하며 관광인프라 구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금강산관광지구는 마식령스키장과 원산 해안지대 등과 연계한 문화관광 벨트의 주요 거점으로 개발할 계획인 것으로 보인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주요 타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와 관련, 북측의 통지문이 '금강산국제관광국' 명의로 발송된 점이 눈에 띈다. 그동안 북측에서 금강산관광지구 업무를 맡아온 주요 조직은 금강산국제관광특구지도국이었다. 이를 통해 볼 때 김 위원장이 전국적 규모의 관광인프라 구축 과정에서 금강산관광을 독자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새로운 조직을 만든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독자사업'에 대한 북측의 강한 의지를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창의적 해법 마련할 것"
날벼락에 고심하는 정부, 최종 담판 시도하나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자료사진)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자료사진)ⓒ뉴시스

일단 정부는 금강산관광 재개를 포함한 모든 옵션을 갖고 포괄적으로 접근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상민 대변인은 "금강산 관광사업의 의미를 고려"하고, "달라진 환경을 충분히 검토하면서 금강산관광의 창의적인 해법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창의적인 해법'을 강조한 점이 눈에 띈다. 그는 이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국제환경이라든지 남북관계 진전 그리고 국민적 공감대를 고려해서 달라진 환경을 주도할 방안을 마련해나갈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정부의 구상은 시설 철거 문제를 협의하기 위해 북측과 접촉하는 기회를 최대한 활용해보겠다는 것으로 보인다. 북측은 실무협의는 '문서교환' 방식을 통해 하자고 통지문에 명시했다. 하지만 시설 철거를 위해 금강산지구에 들어오라고 요구하고 있는 만큼, 남북 당국 및 당사자들이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어떤 식으로든 만들어질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정부가 현실적인 고려사항으로 거론해온 대북제재 및 관광객 안전문제, 나아가 북측의 독자적 관광사업 지원 등을 놓고 '최종담판'을 시도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이 대변인은 "금강산관광 재개라든지, 금강산관광 활성화 차원에서 대응방안을 모색해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어쨌든 합의가 필요하고, 남북 간에 어떤 만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김정은 위원장은 최근 금강산관광지구를 둘러보며 "세계적인 관광지로 훌륭히 꾸려진 금강산에 남녘 동포들이 오겠다면 언제든 환영할 것이지만, 우리의 명산인 금강산에 관광사업을 남측을 내세워서 하는 일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데 대해 우리 사람들이 공통된 인식을 가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이 완공을 앞둔 평안남도 양덕군 온천관광지구 건설장을 현지지도했다고 노동신문이 25일 보도했다.ⓒ뉴시스

신종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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