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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솔의 사람살려] ‘손O우’들이 살기 좋은 나라
문제의 다크웹 사이트 현재 상황<br
문제의 다크웹 사이트 현재 상황ⓒ기타

지난 16일 미국 법무부는 ‘비트코인으로 운영된 최대 다크웹 아동음란물 사이트가 폐쇄됐다’고 보도했다. 아동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영상을 촬영하고 유포하는 회원 수만 128만명인 세계 최대의 사이트 ‘웰컴투비디오’ 폐쇄를 발표한 것이다. 한국·미국·영국 등 32개국의 수사 공조로 밝혀진 것은 이 사이트의 운영자가 23세 한국인 남성 손O우였으며, 이용자로 체포된 337명 중 223명이 한국인이라는 것이다.(*편집자 주 - 외신을 통해 해당 사건 피의자들의 실명은 이미 공개되었으나 우리 법원에서는 신상공개 대상은 아니라고 판결했습니다.)

세계 최대 규모의 불법아동성착취 사이트에 한국인 다수가 검거되었다는 사실은 낯부끄러움과 동시에 분노를 자아냈다. 체포된 사람들은 각국에서 조사 및 처벌 등이 이루어지고 있는데, 해당 사건에서 한국에서의 처벌만 ‘솜방망이’ 수준이어서 논란이다. 10월 2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동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모씨와 사이트 이용자들의 합당한 처벌을 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게시된 지 하루만에 10만명이 동의했고, 3일만에 20만명을 넘었다.(*편집자 주 - 26일 오전 현재 서명자는 25만명을 넘었다.)

미국과 영국에서는 해당 사건으로 피의자들에게 중형이 선고되었다. 미국의 피의자는 영상을 입수하고 소지한 혐의로 징역 5년 이상을 선고받았다. 영국에서 한 피의자는 영상 공유 등의 혐의로 징역 22년형을 선고받기도 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1심 집행유예, 2심 징역 1년 6개월형이 사이트 운영자에게 내려졌다. 이용자보다 운영자가 국적이 다르다는 이유로 더 낮은 처벌을 받은 것이다. 같은 범죄에 다른 나라와 한국의 처벌 차이가 이렇게 심하니, 성범죄자들이 한국으로 이민 올 생각을 하겠다는 공포감마저 든다.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 불법사이트의 존재, 운영자가 한국인, 이용자 다수도 한국인, 한국의 처벌은 솜방망이. 며칠 동안 해당 사건에 대해 알려진 것은 상식이하이며 아동과 여성에 대한 폭력에 무감각한 사회, 성폭력이 무엇인지도 모르는 세상, 가해자들만 살기 좋은 나라를 다시 한번 상기시켜주는 것 같아 마음을 싸늘히 식게 한다. 피의자들이 한국에선 제대로 처벌되지도 않으니 미국에 인도하여 처벌을 받게 하자는 것이 해당 사건에 정의를 세우는 유일한 길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 수밖에 없다.

피해자보다 가해자 생각하고 두둔하는 법원과 수사기관
‘손O우’의 출현은 우연이 아닌 필연

이 사건에서 짚어야 할 문제가 한두 개가 아니다. 일단 법원이 해당 성범죄에 지나치게 관대했으며 피해자보다 가해자의 미래를 걱정하는 편에 섰다는 것이다. 아동∙청소년 성보호에 관한 법률 제11조 제2항에 따르면 영리를 목적으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을 판매∙대여∙배포∙제공하거나 이를 목적으로 소지∙운반하거나 공연히 전시 또는 상영한 자는 10년 이하의 징역에 처한다. 최대 징역 10년이 가능함에도 징역 1년 6개월형 선고에 그친 것이다.

1심 재판부는 “이 사건 범행은 아동·청소년에 대한 인식을 성적으로 왜곡하는 것으로 사회에 미치는 해악이 크다. 피고인은 약 2년 8개월 동안 사이트를 운영했고 이를 통해 유포된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의 수가 상당하며, 피고인이 얻은 경제적 이득이 4억 원 상당”이라는 점을 짚으면서도, 피고인의 나이가 어리고, 범행을 시인하고 있으며, 취업을 제한해서는 안 될 사정이 있다며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2심은 원심의 형이 너무 가벼워 부당하면서도 고작 징역 1년 6개월을 선고했을 뿐이다. 피해자의 관점에서 사건을 바라보지 않고 언제나 가해자의 미래를 걱정하는 법원의 해석은 성폭력을 조장하는 결과만 낳을 뿐이다.

이미 다크웹을 이용한 사람들 간의 ‘처벌 피하기’ 계획은 이루어지고 있다. 한 인터넷 카페에서 ‘아청법’에 걸리면 어떻게 되는지, 어떻게 감형을 시도해야하는지를 정보와 경험을 나누는 글들이 공유되고 있다. 충격적인 것은 이들은 ‘재수 없게 걸렸다’ 식의 글을 쓰고, 수사과정에서 ‘대한민국 남성이라면 다 야동 본다’는 말을 수사관에게 들었다는 경험을 나누고 있다는 점이다. 이들이 얼마나 본인의 범죄행위를 얼마나 간단히 생각하고 있으며, 수사체계에서도 이들을 처벌하는 것보다 운이 없었다며 감싸고 있는지 알 수 있다. 가해자를 위한 나라는 이렇게 운영되고 있었던 것이니 ‘손O우’의 출현, 세계 최대 아동성착취 불법사이트의 이용자 다수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은 우연이 아닌 필연이라 해야 한다.

10월 2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동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모씨와 사이트 이용자들의 합당한 처벌을 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10월 21일 청와대 국민청원에 ‘아동포르노 사이트를 운영한 손모씨와 사이트 이용자들의 합당한 처벌을 원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아동·청소년을 향하고 있는 상업적 성착취

마지막으로 상업적 성착취가 아동·청소년을 향하고 있다는 점을 짚어야 한다. 손O우는 아동 성범죄 영상이 수익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알고 사이트를 샀으며, 과정에서 ‘아청법’을 검색하거나 여성가족부의 ‘성범죄 알림e’ 앱을 내려받는 등 위법성을 알고 있었다. 그렇기에 해당사이트 대문에는 ‘성인 포르노는 올리지 말라(Do not upload adultporn)’는 공지가 있었고, 조사망에 걸리지 않기 위해 비트코인으로 거래했던 것이다. 해당 사이트에서만 발견된 영상이 전체 영상 중 40%라고 하니 아동성착취 영상 제작 범죄도 있었으리라 예상된다.

아동·청소년 이용 음란물 더 잘 팔리는 현실, 학대나 그루밍을 통한 폭력을 소비하는 행태는 그 자체로 파렴치한 범죄이다.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성폭행, 성매매 등이 더 악질적으로 취급되어야 하는 것은 가해자들은 아동·청소년의 경험적·경제적 취약함을 이용한 폭력이기 때문이다, 이 파렴치한 범죄자에게 합당한 처벌을 해야 한다. 법원은 지금까지처럼 대충 해석하는 것을 멈추고 해석을 완전히 뒤집어야 한다. 성폭력을 무시하는 걸 넘어서 조장하는 수사체계와 가해자들은 반성 없이 작당모의를 끊임없이 시도하고 아동·청소년을 성착취 최대 피해자로 두는 구조는 없어져야 한다. ‘손O우’들이 살기 좋은 나라는 이제 끝내야 한다.

손솔 민중당 인권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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